수필 《천백배의 복수를 담아》

김일성종합대학 조선어문학부 박사 부교수 안철권
 2020.8.7.

어느날 내가 영화문학통신원인 홍동무의 집에 갔을 때였다.

집에 들어가니 홍동무는 가족들과 함께 텔레비죤으로 방영하는 조선예술영화 《평양날파람》을 보고있었다.

마침 영화가 끝날 때였는데 홍동무와 가족들의 얼굴마다에는 간악한 일제에 대한 치솟는 증오로 활활 불타고있었다.

력사유물보존관리사업에 종사하고있는 홍동무는 해마다 전국영화문학현상응모에서 련속 순위권에 들었던 동무였다.

나에게는 요즘 홍동무가 자기의 소재주머니가 바닥나기 시작했다던 말이 생각났다.

《아직도 신통한 영화소재를 잡지 못했는가?》

나의 물음에 그는 손을 내저으며 얼굴을 붉히였다.

《아닙니다. 영화소재가 너무도 많은것 같습니다. 방금전에 본 영화를 보십시오. 섬나라오랑캐들이 <무예도보통지>를 훔치는 이야기를 가지고 만든 이 영화를 보면서 전 이렇게 생각됩니다. 일제의 그 모든 략탈행위를 다 고발하는 영화를 만들면 천편이면 다 만들가요, 아니면 만편이면 다 폭로단죄할수 있을가요?》

천편, 아니면 만편…

과연 천만편의 영화를 만든다 해도 과거 일제가 저지른 치떨리는 그 모든 죄악의 갈피갈피를 다 고발할수 있을가?

오랜 기간 우리 나라를 강점하고 우리 인민에게 이루 헤아릴수없이 많은 불행과 고통을 강요한 불구대천의 원쑤 일제.

일제가 우리 나라에서 저지른 치떨리는 살인, 방화, 랍치 등 전대미문의 특대형범죄들중에서 략탈행위 하나만 가지고 그 죄악을 계산하자고 해도 이루 다 헤아릴수 없다.

우리 나라의 산과 들, 도시와 마을, 바다와 땅속을 찰거마리들이 피 빨아먹듯 악착스럽게 략탈해간 천인공노할 도적의 무리들.

당시 우리 나라에 떼를 지어 쓸어든 왜놈쪽발이 무리치고 도적이 아닌 놈이 한놈도 없었다.

총독놈을 비롯한 관료배들, 자본가, 장사군, 학자, 사무원, 군대, 경찰 어느놈 할것없이…

이 떼도적들은 송충이떼가 소나무숲을 거덜내듯이 우리 조국강산을 말그대로 송두리채 털어 훔쳐갔다. 그 많은 죄목을 다 렬거하자면 끝이 없다. 그 중에서 조선침략의 원흉인 이또 히로부미놈의 고려자기략탈행위 한가지만 파헤쳐봐도 치떨리기 그지없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물중의 하나인 고려자기에 환장한 이또 히로부미놈은 조선에 발을 들여놓은 첫날부터 도적놈들을 고려자기략탈에로 내몰았다.

승냥이무리마냥 개성지구에 달려든 이 뻔뻔스러운 도적무리들은 수백년동안 정적속에 잠겨있던 왕릉들과 무덤들을 닥치는데로 폭파하고 도굴하여 수만여점의 귀중한 문화유물들을 깡그리 털어내였다.

이또놈은 그렇게 훔쳐낸 수만여점의 유물과 고려자기들중에서 가장 진귀하고 값진 고려자기들을 골라내여 수많이 일본으로 날라갔다.

그리고는 훔쳐간 고려자기들을 팔아서 제 배를 불리웠다.

침략의 괴수 이또놈부터 세상을 들었다놓은 파렴치한 도적놈이였으니 굶주린 이리떼처럼 달려들어 우리 나라 산과 들, 땅과 바다속을 깡그리 털어내고 도적질해간 이나라의 재부는 과연 얼마이겠는가.

그런데 격분스러운것은 백배천배 배상한다고 해도 성차지 않을 흉악한 왜놈들이 사죄와 배상은커녕 재침의 칼만 벼르고있는것이다.

며칠전에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보도내용이 귀전을 친다.

그것은 일본 방위상 고노가 자기의 사무실에 조선지도와 그 옆에 일제의 침략의 상징인 《욱일기》를 같이 걸어둔 사진이 공개된것이다.

방위상이라는자가 자기 사무실에 조선지도와 함께 피묻은 전범기를 왜 나란히 붙여놓았겠는가?

그것은 우리 조선민족에게 헤아릴수 없는 불행과 고통을 들씌운 구일본군의 군기를 또다시 조선반도 곳곳에 꽂아보겠다는 피비린 야망때문이다.

보라.

일본반동들의 대조선재침야망이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가?

정녕 일본반동들이야 말로 침략과 도적질을 못하고서는 한시도 살수없는 간악한 무리, 우리 인민들에게 불행과 고통만을 들씌우는 천년숙적이다.

대를 물려가며 조선의 국토를 노리고 또다시 이 땅우에 전범기를 날리려는 천년숙적의 침략광증은 우리 인민들의 대일결산의지를 더욱 굳세게 해줄뿐이다.

불타는 복수의 일념으로 끓어넘치는 우리 인민은 반드시 독사처럼 대가리를 쳐들고 기회만 엿보는 사무라이후예들을 태평양 깊은 바다속에 통채로 영원히 수장해버릴것이다.

이런 나의 심정을 읽었는지 홍동무는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결코 일제의 죄행을 단죄고발하는 영화만 만들수 없지요.

우리 나라에 대한 재침야망에 미쳐날뛰는 일본반동들을 징벌하는 작품들을 계속 쓰겠습니다.》

나와 홍동무는 서로 굳게 손을 맞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