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조선의 유물론철학유산에 대한 과학적해명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 박사 부교수 정광수
 2023.9.4.

조선의 민족고전문화유산가운데는 사상적유산, 철학유산들도 포함되여있다. 그러므로 조선의 철학유산을 주체적립장에서 옳게 평가하고 정리체계화하는것은 민족문화유산연구분야에서 제기되는 중요한 문제의 하나로 된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김일성종합대학에서 혁명활동을 벌리시던 시기 비상한 탐구력으로 동서고금의 철학유산들을 폭넓게 터득하시고 중세 조선의 철학유산평가의 근본지침, 근본방향을 명시해주시였다.

주체51(1962)년 9월 17일이였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조선철학사를 전공하는 한 학생과 담화하시면서 중세조선의 유물론철학의 높은 발전면모를 중세유럽과의 대비속에서 명철하게 밝혀주시였다.

중세기 유럽에서는 종교가 지배적이였으며 유물론은 사상조류로서 존재할수 없었다. 말그대로 유럽의 중세기는 교회의 권위가 모든것을 지배한 암흑의 시기였다. 당시 진보적계층의 리해관계를 대변한 사상가들도 종교교리를 시인하고 종교의 테두리안에서 자기의 견해를 제기하였다. 이러한 유럽철학사를 기준으로 하여 세계철학사를 개괄해보게 되면 고대에 발생했던 소박한 유물론적세계관이 중세기에는 소멸된것으로 되며 따라서 철학의 상승적발전과정을 제대로 설명할수 없게 된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중세기에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동방에서는 유물론과 변증법적사상이 발전하였습니다.

우리 나라 중세기에 활동한 김시습이나 서경덕과 같은 사상가들은 중세기 구라파에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유물론자들이였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중세기에 유물론과 변증법적사상이 고대의 소박한 유물변증법적사상보다 더 발전하였습니다.》 (김정일전집》 제5권 242페지)

유물론사상이 내리막길을 걷고있던 중세기의 유럽과는 달리 조선에서는 중세기에 유물론과 변증법사상이 고대시기보다 더 높이 발전하였으며 그 과정에 김시습이나 서경덕과 같은 중세유럽에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유물론자들이 나오게 되였다는 가르치심이였다.

위대한 장군님의 이 가르치심에 의하여 조선의 중세유물론철학이 세계철학사에서 차지하는 력사적지위가 새롭게 밝혀지게 되였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그후 주체52(1963)년 6월 7일 서경덕의 기일원론적철학의 내용을 전면적으로 밝혀주시였다.

이날 강의가 끝나자 몇몇 학생들이 《조선철학사》교재를 펴놓고 토론을 하고있었다. 그런데 여러명의 학생들이 더 끼여들어 판은 점점 커지고 토론은 열기띤 론쟁으로 번져갔다. 이날 론쟁의 기본초점은 서경덕의 철학사상을 어떻게 평가할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저마다 자기식의 주장을 내세웠으나 서경덕의 철학유산자체에 대한 파악이 부족하였던 학생들은 누구도 상대방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갑론을박할뿐이였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시던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학과목으로 배우지 않는 조선철학사를 자체로 학습하면서 제기된 문제를 가지고 토론하는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고 하시면서 서경덕의 철학에 대한 심원한 가르치심을 주시였다.

중세기 유럽에서는 유물론이 철학조류로서 존재하지 못하였지만 조선에서는 유물론이 철학조류로서 매우 발전하였다. 이것은 서경덕의 유물론철학사상만 놓고보아도 잘 알수 있다. 중세기의 유물론철학자 서경덕은 16세기 철학의 중심문제를 유물론적으로 해결하고 우주자연에 대한 진보적견해를 내놓았다.

이 시기 조선의 철학에서 중심문제인 리와 기의 호상관계문제를 둘러싸고 기일원론적견해와 성리학적견해가 대두하였다. 기일원론적견해는 세계의 본질과 시원을 물질적기로 보고 리는 기와 떨어져서 존재할수 없는 기의 속성,법칙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성리학적견해는 사물의 속성,법칙으로서의 리를 물질적실체인 기와 분리시켜보면서 기가 있기 전에 리가 먼저 존재하였다고 하였다. 리와 기의 문제에 대한 기일원론적견해는 유물론적이였으나 성리학적견해는 관념론적이였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서경덕의 기일원론적철학의 원리에 대하여 서경덕은 리기문제를 기일원론적으로 해결하고 조선에서 기일원론철학을 체계화하였다고 하시면서 기일원론철학의 원리는 세계의 본질, 시원이 기이며 세계의 모든것이 기로부터 발생하고 그것이 자체로 끊임없이 운동한다는것이라고 과학적으로 밝혀주시였다.

계속하시여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서경덕은 자신이 제기한 원리에 기초하여 다양한 천지만물로 이루어진 물질세계의 객관적실재성과 끊임없는 운동변화를 인정하였을뿐 아니라 물질세계와 그 운동변화가 영원하다고 보았다고 하시면서 서경덕은 물질세계의 다양한 천지만물이 기로부터 발생하였으며 기의 각이한 존재형태라고 인정하였다, 기가 먼지와 같은 미세한 물질적실체이며 색갈, 소리, 냄새,맛과 같은 성질과 구체적인 형체를 가지지 않는다고 하였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였다. 그러시면서 그는 이러한 기가 무한한 우주공간에 가득차있다고 하면서 개별적인 사물은 끊임없이 발생소멸하지만 사물을 이룬 기자체는 발생하지도 소멸하지도 않으며 시초와 종말도 없다고 하였다, 이것은 서경덕이 물질세계의 무한성과 영원성을 인정하였다는것을 말하여준다고 하시였다. 서경덕은 기는 스스로 운동변화한다고 보면서 그것은 기자체에 스스로 그렇게 할수 있는 법칙성, 성질이 있기때문이며 기안에 있는 대립물의 호상작용으로 하여 기가 스스로 운동변화한다고 인정하였다, 이것은 이 시기 철학에서 중요하게 론의되고있었던 물질운동의 원인과 동력에 대한 소박한 유물변증법적견해이며 리일원론자들의 견해와 대립된것이였다고 과학적인 해명을 주시였다.

그리고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서경덕의 기일원론적견해는 세계철학사적으로 보아도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하시면서 그것은 물질세계가 초자연적인 《신》이나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기 원인에 의해 운동한다는 견해를 명백히 제기한 17세기 네데를란드의 유물론철학자 스피노자보다 한세기이상이나 앞선것이라는데 대하여 일깨워주시였다.

철학사를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모든것이 새로왔고 그럴수록 그들의 가슴은 동서방의 중세철학유산에 대해 그토록 정통하신 위대한 장군님의 탁월한 식견과 비범성에 대한 감탄과 경모의 정으로 세차게 끓어번지였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이날 우주자연에 대한 서경덕의 견해는 중세기의 조건에서 제기되였기때문에 자연발생적인 성격을 띠였다고 하시면서 그가 제기한 견해의 제한성에 대해서도 밝혀주시였다.

끝으로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우리는 서경덕의 철학적견해의 진보성과 제한성을 당대의 력사적위치에서 정확히 평가하여야 한다, 중세기에 서경덕과 같은 유물론철학자가 있었다는것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자랑으로 된다, 서경덕의 철학사상을 옳게 평가하고 널리 소개하는것은 우리 인민들에게 민족적자부심을 높여주는데도 좋을것이라고 중요하게 강조해주시였다.

이날 서경덕의 기일원론적철학사상과 관련된 위대한 장군님의 심원하고 강령적인 교시를 받아안은 학생들은 민족의 력사와 더불어 끊임없이 발전하여온 조선의 철학사상이 중세기에 이르러 유럽과 대비할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것을 똑똑히 깨닫게 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