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비슷한 표현가운데서 그 대상에 가장 적중한 하나의 표현을 찾아내는데 작가의 재능이 있다.》 (
시대의 요구에 맞게 조선어를 더욱 세련되게 발전풍부화시키기 위하여서는 토들이 나타내는 서로 비슷한 의미들에 대한 정확한 리해를 가지고 언어실천에서 그것을 잘 가려써야 한다.
조선어 이음토가운데서 《며》와 《면서》는 문법적의미에서 일련의 공통성을 가지고있어 엇갈리기 쉬운 토들이다. 하지만 언어실천에서의 쓰임이 완전히 같다고는 볼수 없다.
우리 말에는 동의적의미를 나타내면서 교체가능성을 가지고 문장에서 서로 넘나들며 쓰이는 토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부류의 토들은 대체로 기본의미와 부차적의미가운데서 어느 하나의 의미가 같은 경우이다.
그러나 토《며》와 《면서》는 이러한 부류의 토들과는 달리 기본의미는 물론 부차적의미도 일부 같은것으로 하여 상대적으로 다른 토들에 비해 많은 동의적측면을 가지고있는 토들이다.
먼저 토《며》와 《면서》의 의미를 《조선말대사전》에서 서술한 내용을 통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토《며》
① 같은 자격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례: 다닥치며 뒤치며 부서지며
바위돌이 골짜기를 쳐부신다 (장편서사시 《백두산》)
② 동사에서 쓰이여 토《면서》와 같은 뜻을 가지고 해당 행동이 《동시》에 일어남을 나타낸다.
례: 끝없는 이 행복을 노래부르며
사람들 화목하게 살아간다네
(가사 《
③ 체언의 용언형에서 쓰이여 풀이토로서의 풀이함은 없이 나란히 렬거함을 나타낸다.
례: 마당안이 환해지도록 머리며 수염발이 하얗게 센 점득할
④ 동사에서《며… 며》형식으로 쓰이여 두가지이상의 행동을 엇바뀌여 잇달아 실현함을 나타낸다.
례: 발에 신을 꿰며 말며 아래방으로 쫓아내려와서 사람들이 앞산우에 나타났다고 알리였다. (장편소설《림꺽정》)
―토《면서》
① 주로 동사에서 쓰이여 해당 행동이 지속되면서 뒤의 행동과 《동시》에 일어남을 나타낸다.
례: 오늘의 이 행복을 생각하면서
(가사 《
② 형용사와 체언의 용언형에서 쓰이여 어떤 상태가 《동시》적으로 있음을 서술하는데 쓰인다.
례: 붉으면서 누른 색갈
학생이면서 음악가인 윤희
여기서 보는것처럼 토《며》와 《면서》의 의미는 공통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있다.
공통점은 두 토가 일정한 행동들이 동시에 일어나는 《동시성》의 의미를 나타낸다는것이다.
그러므로 문장에서 두 토는 서로 교체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차이점은 첫째로, 기본의미가 《동시》의 의미이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일정한 성질을 내포한 《동시》성이라는데 있다.
①
②
례 ①에서 쓰인 토《면서》는 현지지도하는 행동과 돌아보는 행동이 동시에 진행된것을 나타냈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동사《현지지도하다》가 나타내는 행동이 일정하게 지속되는 과정에 동사《돌아보다》의 행동이 진행된것으로 하여 앞행동이 일정한 지속성을 띠고있다. 그러나 례②에서 토《며》는 동사《못하다》와 결합하여 동사《흘리다》와의 행동이 《동시》에 진행된 뜻을 나타내고있다.
즉 두 토의 기본의미가 《동시》의 의미이지만 문장에서 꼭 같은 《동시》의 의미라고 단정하기 어려운데로부터 토《면서》는 지속적인 동시성을, 토《며》는 병렬적인 동시성을 나타내는 토로 갈라보아야 할것이다.
차이점은 둘째로, 기본의미와 마찬가지로 부차적의미들과의 관계에서 찾아볼수 있다.
③ 남새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달면서 수분이 많은 무우가 있어야 식생활의 운치를 돋굴수 있는것이다. (단편소설《꽃향기》)
례③에서 토《면서》는 형용사《달다》와 결합하여 문장에서 상태라렬의 의미를 나타내고있다. 이때 단것이 기본이고 여기에 수분이 많은것을 더 요구한것으로 하여 동등한 상태라렬이 이니라 기본적인것과 부차적인것과의 관계속에서의 라렬이라고 할수 있다.
④ 길가에서 늙은이를 만나면 가까이에 가서 허리굽혀 인사하고 건강을 문의하며 길을 바래주어야 한다.
례 ④에서 토《며》는 세가지 행동을 선후적인 행동라렬의 의미로 나타내고있다.
이와 같이 토《면서》는 상태라렬의 의미를, 토《며》는 행동라렬의 의미를 나타내고있는것을 보면 두 토는 부차적의미에서 차이가 있다는것을 알수 있다.
우의 문장에서 두 토를 서로 바꾸어쓰면 문장의 구체적인 의미가 달라지게 된다.
⑤ 남새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달며 수분이 많은 무우가 있어야 식생활의 운치를 돋굴수 있는것이다. ⑤에서 토《며》는 동등한 상태라렬의 문법적의미를 나타낸다. 즉 토《면서》가 쓰인 문장과 의미가 다르다.
⑥ 나는 걸으면서 책을 본다.
⑦ 나는 걸으며 책을 본다.
례⑥과 ⑦에서 두 토들은 앞의 행동이 뒤의 행동과 같이 진행되면서 그 진행방식으로 됨을 나타낸다. 방식의 의미도 구체적으로 보면 토《면서》는 지속의 의미, 토《며》는 라렬의 의미를 내포하고있다.
차이점은 셋째로, 자리토들과의 결합에서도 찾아볼수 있다.
토《면서》는 《자면서, 라면서, 다면서, ㄴ다면서》등 합성토를 이루면서 적극적으로 쓰이지만 토《며》의 결합은 일부 제한된 문체에서 소극적으로 쓰인다.
⑧ 진주는 욕망은 좋지만 아이보다 배꼽이 큰격이라면서 삭도바가지와 삭도줄을 마련하는것도 어렵겠지만 개간지의 곳곳에 지지대를 세워야겠으니 실리성이 없다는것이였다. (단편소설《사랑의 열매》)
⑨ 언제인가 최덕신선생은 우리 남편의 인생행로를 더듬어보고 젊어서 곧은길을 온것이 부럽다면서 자기는 한생을 헤매다가 그 길을 멀리 에돌아 늦게야 왔노라고 후회를 감추지 못하였다.
차이점은 넷째로, 비자리토들과의 결합에서도 찾아볼수 있다.
비자리토들인 상토, 존경토, 시간토, 도움토들가운데서 상토나 존경토의 결합은 가능하지만 시간토와 일부 도움토와의 결합에서는 차이가 있다.
토《면서》는 시간토와 결합할수 없지만 토《며》는 자연스럽게 결합할수 있다.
⑩ 항일의 녀성영웅
례⑩에서와 같이 토《며》가 과거시간토와 결합하면 선후의 의미를 강조하게 된다.
토《면서》는 도움토들인 《도, 는, 부터, 까지》와 결합할수 있지만 토《며》는 도움토들과의 결합이 거의 불가능하다.
⑪ 나는 동무를 생각하는 그 마음에 감동은 되면서도 내 성의를 받아들이지 않는것이 한편으로 섭섭했다. (단편소설《사랑의 열매》)
례⑪에서 토《면서》는 도움토《도》와 결합하여 대립의 문법적의미를 나타내고있다. 그러나 토《며》는 이러한 결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차이점은 다섯째로, 매우 소극적으로 쓰이는 《라렬》의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에 서로 다른것이다.
《라렬》의 의미가운데서 체언의 용언형에 붙어서 쓰이는 대상라렬의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에 두 토는 일련의 차이를 가지고 쓰인다.
⑫ 그는 작업반장이면서 작업반의 맏누이로서 언제나 작업반원들의 생활을 잘 돌봐주고있다.
⑬ 길옆의 이슬맺힌 풀잎들이 한들거리는 모양이며 푸르싱싱한 남새포전들의 전경이 그이의 시야에 안겨왔다. (단편소설《꽃향기》)
토《면서》가 대상라렬의 의미로 쓰일 때에는 두개의 대상에 대한 라렬의 의미를 나타낼뿐이지만 토《며》는 두개이상의 대상을 얼마든지 라렬할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토《면서》가 대상라렬의 의미로 쓰일 때에는 두개의 대상만을 라렬할수 있지만 토《며》는 두개이상의 대상을 얼마든지 라렬할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⑭ 집에는 당장 아무런 쓸모도 있어보이지 않는 다듬이방망이며 금이간 함박이며 엄청나게 큰 솥이며 지어 비자루까지 있었다.
즉 대상라렬을 나타내는 경우에도 이러한 차이를 가지고 쓰이므로 두 토의 교체가능성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이상에서 본바와 같이 토《면서》와 《며》는 다같이 《동시》의 문법적의미를 나타내는 동의적관계에 있는 토들이지만 언어실천에서는 일정한 차이를 가지고있다는것을 알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 이러한 토들의 구체적인 차이에 대한 연구를 더욱 심화시켜 아름답고 풍부한 조선말을 발전풍부화시키는데 적극 이바지해나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