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은 문법구조도 째였습니다. 문법구조가 째였다는것은 언어가 그만큼 발전되였다는것을 말합니다. 특히 조선말은 토가 풍부하고 다양하며 치밀하게 발달되였습니다.》 (
언어의 우수성은 인민들의 생활과 사상감정 및 심리를 가장 섬세하고 풍부하게 나타낼수 있는 언어의 두드러지는 특성 즉 그 언어에만 있는 고유한 특성이다.
매개 민족에게 있어서 자기의 생활과 사상감정 및 심리를 가장 원만하게 표현할수 있는 언어는 오직 자기의 민족어밖에 없다.
그것은 인민대중이 독자적으로 창조하고 오랜 생활력사를 통하여 민족적사상감정과 심리를 표현하는 언어구사과정과 언어발전의 력사적경로를 거치면서 어휘와 문법, 발음과 의미표현법을 숙련시켜왔고 발달시켜왔기때문이다. 그 언어에 고유한 발음토대와 음운체계, 문법과 어휘, 문체 등 여러 분야에서 언어적우수성이 발현된다.
조선어의 상범주에 대한 연구는 문법론의 연구분야에서 비교적 오랜 연구력사를 가지고있는데 여기에서는 상의 문법적인 의미를 표현하는 기능적인 측면에서 조선어문법의 우수성에 대하여 보려고 한다.
상이라는것은 동사술어로 표현된 행동과 주어, 보어로 표시된 행동주와 대상사이의 관계를 표시하는 문법적범주이다.
상의 의미기능에서 나타나는 조선어문법의 우수성은 우선 피동상과 사역상을 표시하는 형태론적수단이 째여져있고 풍부하게 발달되여있다는데 있다.
여기서 가장 전형적인것은 상의 의미기능을 수행하는 토이다. 상토는 조선어에서 상의 형태론적범주의 체계를 능동상, 피동상, 사역상으로 가장 원만하게 설정할수 있게 하는 형태수단이다.
상토에는 《이, 히, 기, 리, 우, 구(쿠), 추》가 있고 이밖에 상황토 《게, 도록》이 있으며 보조동사 《지다, 되다, 당하다, 받다》가 피동상과 사역상을 표현한다.
ㄱ) 상토:
이: 녹다> 녹이다, 먹다> 먹이다, 썩다>썩이다
히: 찍다> 찍히다, 막다> 막히다, 긁다> 긁히다
기: 웃다> 웃기다, 쫓다> 쫓기다, 맡다> 맡기다, 빼앗다> 빼앗기다
리: 울다> 울리다, 밀다> 밀리다, 떨다> 떨리다, 졸다>졸리다
우: 서다> 세우다, 자다> 재우다, 타다> 태우다
구(쿠): 얼다> 얼구다, 돋다> 돋구다, 늘다> 늘구다, 늘이다
추: 갖다> 갖추다, 맞다> 맞추다
ㄴ) 상황토:
게: 가게 하다, 보게 하다, 막게 하다/가게 되다, 보게 되다, 막게 되다
도록: 가도록 하다, 보도록 하다, 주도록 하다
ㄷ) 보조동사:
지다: 없어지다, 가리워지다, 주어지다, 맡기여지다
되다: 마비되다, 구원되다, 포함되다, 건설되다, 예속되다, 발전되다, 파탄되다, 고정되다
당하다: 강점당하다, 부상당하다, 탄압당하다, 멸시당하다
이와 같이 조선어에서 능동상은 상토가 없이 표현되고 피동상과 사역상은 형태적수단의 체계가 정연하게 갖추어져있다. 이것은 상범주의 표현에서 조선어문법이 가지고있는 우수성의 하나로 된다.
상의 의미기능에서 나타나는 조선어문법의 우수성은 또한 피동상과 사역상을 표시하는 형태론적수단들이 단어에 따라 피동상과 사역상의 문법적의미를 다 가질수 있다는데 있다.
조선어에는 유구한 언어창조와 발전력사를 통하여 정연하게 째인 상의문법적범주의 체계가 확립되고 그것을 대표하는 형태체계가 갖추어져있을뿐아니라 단어의 의미특징에 따라서 같은 하나의 상토가 피동상도 나타내고 사역상도 나타낼수 있는 다기능화의 길을 걸어왔다.
상토 《이》:
‐ 피동상 – 짚이다, 보이다, 꺾이다
∘ (《백두산은 어데서나 보인다.》에서는 《이》가 피동상이고 《그는 사진첩을 꺼내여 손님에게 보이였다.》에서 《이》는 사역상이다.)
‐ 사역상 – 늘이다, 놓이다, 덮이다, 먹이다, 붙이다, 끼이다
상토 《히》:
‐ 피동상 – 먹히다, 잡히다, 접히다, 밟히다
‐ 사역상 – 눅히다, 덥히다, 젖히다, 굳히다, 붉히다, 밝히다, 밟히다
∘ 천대받던 지난날이 자꾸 눈앞에 밟혀왔다.(피동상), 말에게 풀을 밟히였다.(사역상)
상토 《기》:
‐ 피동상-씻기다, 뜯기다, 쫓기다, 찢기다, 빼앗기다
‐ 사역상 – 웃기다, 맡기다, 벗기다
단어 《씻기다》를 보면 《자갈돌이 물에 씻기여 반들거린다.》에서 자갈돌이 씻는 행동을 자체로 할수 없고 당하기만 한다는것은 명백한것이므로 피동으로 될수밖에 없다. 단어 《웃기다》를 보면 《철수는 남수를 자꾸 웃기였다.》에서 사람이 웃게 하는것은 물론 사역상이 될것은 뻔한 사실이다. 그것은 누가 누구에게 웃는 행위를 하도록 자극하고있기때문이다.
상토 《리》:
‐ 피동상 – 떨리다, 졸리다, 밀리다, 깔리다
상토 《리》는 동사말뿌리가 받침 《ㄹ》로 끝날 때 붙는다. 그러므로 상토가 붙는것은 발음조건과도 관계된다고 말할수 있다.
‐ 사역상 – 울리다, 날리다, 살리다, 말리다
상토 《우》:
‐ 사역상 – 피우다, 세우다, 재우다, 태우다, 깨우다
∘ 꽃이 저절로 핀다.(자동사)/꽃을 피운다.(꽃을 가꾸어 피게 한다.)사역상
‐ 사역상과 피동상의 강조
말리우다(사역상의 강조), 빨리우다(피동상의 강조)
상토 《구》:
‐ 사역상 – 늘구다, 돋구다, 솟구다, 얼구다(얼쿠다)
상토 《추》:
‐ 사역상 – 맞추다, 갖추다, 늦추다, 낮추다
상토 《구》, 《추》를 내놓고 다른 모든 상토들은 피동상과 사역상을 나타내지만 상과 동사의 행동이 문법적으로 객체인가 주체인가에 따라서 그리고 동사의 어휘적의미에 따라서 상의 의미가 갈라지게 되는것이다.
상의 의미기능에서 나타나는 조선어문법의 우수성은 또한 피동상과 사역상을 표시하는 형태론적수단들을 겹쳐서 사용할수 있다는데 있다.
상의 의미기능에서 상토를 겹쳐써야 할 필요성은 우선 언어로 표현되는 생활속에 행동과 그 주인 및 대상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것과 관련된다.
∘ 어머니는 맏이에게 동생이 깨여나면 깨엿을 먹이게 하였다.
이 문장에서 어머니는 깨엿을 먹이는 방조자가 아니라 동생에게 그것을 먹이도록 맏이에게 시키는 사람이고 동생에게 그것을 먹이는 방조자는 맏이이다. 즉 맏이가 깨엿을 먹이는것이 첫째가는 사역상이고 그런 일을 어머니가 맏이에게 시키는것이 그다음의 사역상이다.
이처럼 일상생활속에 상의 뜻이 겹쳐있기때문에 상토 《이》와 상황토 《게》를 《하다》와 붙여서 사역상을 2중으로 표현하게 되는것이다.
상의 의미기능에서 상토를 겹쳐써야 할 필요성은 또한 동사술어로 표현된 행동에 피동상과 사역상이 엇갈려있는 사정과 관련된다.
∘ 썩어빠진 부르죠아사상문화는 사람들의 건전한 혁명의식이 마비되게 한다.
∘ (썩어빠진 부르죠아사상문화는 사람들의 건전한 혁명의식을 마비되게 한다.)
《혁명의식이 마비되다》-주격토가 붙은 단어는 피동에 놓인다. 《마비되게 하》는것은 《썩어빠진 부르죠아사상문화》이다. 이것이 《…게 한다》로서 사역상을 나타낸다.
괄호안의 문장도 성립된다. 왜냐하면 《마비되게 하》는 자극제는 《썩어빠진 부르죠아사상문화》이고 《마비되》는 대상(피동체)은 대격형에 놓인 《혁명의식》이기때문이다.
∘ 썩어빠진 부르죠아사상문화는 사람들의 건전한 혁명의식을 마비시키게 된다.
《혁명의식을 마비시키다》는 사역상이고 《…게 된다》는 피동상이다. 즉 사역상과 피동상이 겹쳐있다.
이와 같이 동사로 표현된 행동에는 피동상과 사역상이 엇갈려있는것으로 하여 그것을 반영하는 상토들의 사용에서는 어차피 그것들을 겹쳐쓰지 않으면 안되는것이다.
상의 의미기능에서 상토를 겹쳐써야 할 필요성은 또한 상토에 의하여 표시되는 상의 뜻을 강조하려는데 그 의도가 있다.
∘ 짚이우다, 먹히우다, 덮이우다, 잘리우다, 돌리우다, 밟히우다, 깔리우다, 긁히우다,
여기서 상토 《이, 히, 리》에 의하여 피동상이 표시되였는데 상토 《우》를 붙여서 그 피동상의 뜻을 더욱 부각시키게 된다.
그리하여 조선어에서는 상을 표현하기 위하여 상토와 보조동사 및 상황토를 함께 쓰는 겹침법이 발달되여있다고 할수 있다.
이와 같이 조선어는 상토와 상황토 및 보조동사를 리용하여 피동상과 사역상의 여러 문법적인 의미를 매우 깊이있고 섬세하며 다종다양하게 표현할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있다.
우리는 조선어문법에서 상범주를 표현할수 있는 문법적 및 어휘적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밝혀냄으로써 조선어의 우수성을 더욱 빛내이며 사회언어생활을 고상하고 문명하게 발전시켜나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