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과학, 문학예술, 출판보도기관들에서는 민족고전에 대한 연구와 번역출판을 잘하고 력사상식도서들을 많이 출판하며 여러가지 형식과 방법으로 력사유적유물과 민속전통에 대한 소개선전을 널리 하여 근로자들과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력사유적과 유물을 귀중히 여기고 애호관리하며 민족의 넋을 꿋꿋이 이어가도록 하여야 합니다.》
반만년의 유구한 력사와 찬란한 문화전통을 가지고있는 조선민족은 오랜 옛날부터 다양하고 풍부한 내용을 담은 민족고전들을 수많이 만들어내였다.
민족고전들가운데는 력사에 실재한 인물들의 생애와 활동을 그들의 생활로정을 따라 서술한 글들이 수록된 인물전기집들도 있다.
예로부터 애국심이 강하고 고상한 품성을 지닌 조선민족의 자랑찬 력사의 갈피갈피에는 반침략투쟁에서 이룩한 공적과 뛰여난 재능 그리고 강의한 절개와 고상한 인간적풍모로 력사에 이름을 남긴 수많은 인물들의 행적이 깃들어있다.
민족고전 《고려명신전》은 고려의 인물전기집으로서 1822년에 남공철(1760-1840)이 편찬하였다. 이 책은 고려의 이름있는 관리들과 효자, 렬녀 등의 인물전기를 수록하였다. 《고려명신전》이라는 책제목은 말그대로 고려시기 이름난 신하들의 전기라는 뜻이다.
남공철은 조선봉건왕조 정조, 순조, 헌종때의 봉건관리이며 유학자로서 호는 사영 또는 귀은당이고 본향은 의령이며 남유용의 아들이다. 자는 원평이고 시호는 문헌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글읽기를 좋아하고 학문연구에 열중하였으며 시문학에 능하였을뿐아니라 력사학, 금석학에도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남공철은 1792년(정조 16년)에 문과에 급제하고 벼슬은 조성봉건왕조의
《고려명신전》은 모두 12권 6책으로 구성되여있다.
《고려명신전》의 구성체계를 보면 우선 1권 앞머리에 남공철자신이 쓴 서문이 있다. 서문에서는 《고려명신전》을 편찬하게 된 목적과 편찬방법에 대하여 서술하였다.
저자는 당시 많은 《선비》들이 유교경전들과 다른 나라의 시문밖에 외울줄 모르던 그릇된 학풍을 조소비판하고 조선의것을 깊이 연구하고 적극 내세울데 대한 진보적인 립장을 주장하였다.
여기로부터 남공철은 수십년동안 고려시기의 력사인물들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계속하였다.
《고려명신전》을 1822년 그가 령의정으로 있을 때에 완성한것이다.
이 저서는 결국 저자의 수십여년간에 걸친 고심어린 탐구와 노력의 결실로 이루어진것이다.
《고려명신전》의 편찬방법과 관련하여 남공철은 《이 책을 편찬하면서 다만 옛 력사책들에 근거하여 선별하였을뿐 지어내지 않았으며 간혹 번거로운것들은 삭제하기도 하고 야사나 기문을 참고하여 첨입한것도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야사나 기문은 《민간에서 사사로인 편찬한 력사》를 국가가 정식으로 편찬한 력사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 알수 있는바와 같이 《고려명신전》은 기본적으로 《고려사》 렬전에 기초하면서도 력대 봉건사가들이 표방한 전통적인 력사서술방법인 《술이부작》, 《선이부작》의 원칙에 립각하여 《명신》들과 그들의 행적을 사실그대로 전달하기에 힘썼으며 저자의 주관에 따라서 윤색하거나 개작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려사》 렬전에 수록되여있는 내용일지라도 해당 력사적인물의 행적을 파악하는데서 별로 의의가 없거나 불필요하고 부차적인것이라고 인정한것들은 삭제하였고 지나치게 장황하고 번거로운 서술들에 한해서는 간단명료하게 요약하였다.
《고려명신전》의 서술방법은 대체로 매 인물들의 집안래력과 그들의 성장과정을 간단히 주고 그가 세운 공훈에 대하여 비교적 자세히 썼다. 그리고 필요한 인물들에 대하여서는 내외력사가들의 간단한 평을 주었으며 일부 인물들에 대하여서는 저자의 평을 달았다.
《고려명신전》의 구성체계를 보면 다음으로 1권부터 11권까지는 《명신》이란 표제아래 고려봉건왕조의 이름난 봉건관리 310명의 전기가 수록되여있으며 마지막에 《도학》이라는 표제아래 봉건유학자 정몽주의 전기가 첨부되여있다.
여기에는 고려봉건왕조의 《개국공신》들인 홍유, 배현경, 복지겸, 유금필 등으로부터 시작하여 우리 나라에서 첫 통일국가로 세계에 널리 알려진 고려 475년간 봉건왕조의 수립과 유지강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논 신하들의 인물전기가 구체적으로 수록되여있다.
특히 고려시기의 명장들로 10세기말-11세기초 여러차례에 걸치는 거란의 대규모적인 침략을 물리치고 나라를 지켜내는데 크게 기여한 강감찬, 강민첨 등과 12세기에 문란해진 병제를 수습하여 녀진족의 침입을 물리치고 9성을 쌓아 국토를 수복하였던 윤관, 오연총 등을 실었으며 13세기 원나라 침략자들의 침입을 물리치는 싸움에서 용맹을 떨친 조충, 김취려, 박서, 송문주, 김경손 등을 들고 그들의 투쟁사실을 서술하고있다.
그리고 고려말에 원나라침략세력을 몰아내고 홍두적, 왜구 등 끊임없이 달려드는 외적을 물리치고 나라를 지켜내는데 크게 기여한 최영, 안우, 리방실, 정세운 등 애국적무관들의 전기도 들어있다.
《고려명신전》의 구성체계를 보면 다음으로 12권에는 《사절》이라는 표제아래 목숨까지 버리며 절개를 지킨 신하들로 11세기에 거란침략자들의 침입을 반대하여 싸우다가 적들에게 잡혀 죽은 하공진 등 7명의 전기를 수록하고 《사사》라는 표제아래 목숨바쳐 자기 직무를 수행하다가 죽은 신하들로 고려왕조의 건립을 위하여 싸우다 죽은 신숭겸, 1011년 수적으로 우세한 거란군을 맞받아 격전을 벌려 용감하게 싸우다가 전사한 양규 등 6명의 인물전기를 수록하였으며 《효자》라는 표제아래 17명, 《렬녀》라는 표제아래 12명의 간단한 전기를 수록하였다.
12권에서는 끝으로 《일민》이라는 표제아래 고려말기 학식이나 덕행이 있으면서 벼슬하지 않고 민간에 파묻혀 지낸 13명의 인물전기와 그밖에도 무신들과 기타 벼슬을 지낸 관리들의 경력을 소개하였다.
특히 이 부분은 《고려사》 렬전에는 수록되지 않은 자료들로서 주로 후날 야사들에서 저자가 선택하여 서술한 내용들이다.
《고려명신전》은 고려시기에 끊임없이 달려드는 외래침략자들의 침입을 물리치는데 이바지한 우리 나라의 거의 모든 애국명장들의 전기를 싣고있으므로 그들의 사상과 활동정형을 리해하는데 참고로 된다.
옛 애국명장들은 반침략투쟁에서 인민들을 조직동원하여 외래침략자들을 물리치고 나라를 지켜냄으로써 인민들을 민족수난의 위기에서 면하게 하고 그들이 평화로운 생활을 보장하는데 기여하였다.
또한 애국명장들은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존엄을 지켜냄으로써 조선인민의 우수한 민족문화와 민족적전통을 지켜내고 그것을 계승발전시킬수 있게 하는데서 일정한 기여를 하였다.
그리고 명장들은 외래침략자들을 반대하는 투쟁행정에서 력사적으로 형성된 조선인민의 애국정신을 더욱 풍부화함으로써 인민들로 하여금 반침략전쟁에서 애국적헌신성을 계속 높이 발양할수 있게 하였다.
이 책은 또한 중세기 조선인민의 반침략투쟁사적도 엿볼수 있게 한다.
이 책은 그 이름이 보여주는바와 같이 명신들의 전기를 주려는 목적에서 씌여진 책이므로 개인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그러나 명신들의 공로와 성과는 어디까지나 당시 애국적인민들의 투쟁성과가 안받침됨으로써만 이룩될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 책에 실린 명신들의 활동에 관한 기록들을 통하여 인민들의 투쟁을 엿볼수 있다.
또한 이 책은 비록 개인전기의 틀에서나마 고려시기의 주요한 반침략투쟁들에 대하여 썼고 일부 개별적인 전투장면들을 아주 구체적으로 서술하였으므로 봉건시기 조선민족의 군사예술과 명장들의 전략전술도 어느정도 알수 있게 한다.
《고려명신전》은 조선력사에서 첫 통일국가인 고려시기의 력사와 인물연구에 귀중한 참고로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