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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유적들가운데서 인류화석과 타제석기, 동물뼈화석, 포분화석이 다같이 발견된 유적의 하나는 룡곡1호동굴유적이다.
룡곡1호동굴유적은 평양으로부터 동남쪽으로 45㎞정도 떨어진 황해북도 상원군 룡곡리(북위 38°47′, 동경 120°03′)의 서북쪽 호장산 동쪽기슭에 위치하고있다. 동굴안에는 두께가 약 21m이고 아래로부터 우로 13개층으로 구분되는 퇴적층이 쌓여있었다. 퇴적층의 1-7층은 동굴바깥으로부터 흘러들어온 하성기원의 퇴적물로 이루어졌다. 유물들은 주로 동굴내부 혹은 동굴주변의 퇴적물들로 이루어진 8-12층에서 나왔다. 이 층들에 대한 열형광년대측정과 포유동물상의 구성상특징에 의하면 유적의 시대는 약 8.2ka‐11.1ka으로서 제4기 상갱신세에 해당된다.
연구집단은 8-12층에서 알려진 포분(포자-화분)조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상원군일대의 옛 자연환경을 복원하였다.
8‐12층에 대한 포분분석결과 분류학적으로 41개의 과 및 속에 해당한 1 514개의 포분화석들이 감정되였다. 포분화석들은 매 층별의 포분조합에 대응하는 5개의 포분식물상을 이룬다.
퇴적층들에서 분석한 포분식물상의 구성상특징을 보면 다음과 같다.
Ⅰ포분식물상은 8층형성시기에 존재하였으며 30개의 과 및 속에 해당한 포분식물들로 이루어졌다. 이 식물상에는 나무류의 바늘잎나무식물 7개의 과 및 속(27.4%), 넓은잎나무식물 13개의 속(35.4%), 풀류의 화분식물 3개의 과(14.3%), 포자식물 7개의 과 및 속(22.9%)들이 들어있다. 여기서 대표적인 포분식물들은 소나무속, 가문비나무속, 삼나무과, 은행나무속, 자작나무속, 참나무속, 능쟁이과 등이다.
Ⅱ포분식물상은 9층에서 알려졌으며 13개의 과 및 속에 해당한 포분식물들로 이루어졌다. 여기에는 나무류의 바늘잎나무식물 6개의 과 및 속(41.6%), 넓은잎나무식물 2개의 속(15.0%), 풀류의 화분식물 2개의 과 및 속(26.7%), 포자식물 3개의 과 및 속(16.7%)들이 들어있다. 대표적인 포분식물들은 주목속, 전나무속, 소나무속, 목란속, 감탕나무속, 능쟁이과, 쑥속 등이다.
Ⅲ포분식물상은 10층에서 알려졌으며 32개의 과 및 속에 해당한 포분식물들로 이루어졌다. 이 식물상은 나무류의 바늘잎나무식물 8개의 과 및 속(28.9%), 넓은잎나무식물 11개의 속(20.4%), 그리고 풀류의 화분식물 5개의 과(16.1%), 포자식물 8개의 과 및 속(34.6%)들을 포함한다. 대표적인 포분식물들은 노가지나무속, 측백나무과, 풍향나무속, 단풍나무속, 개암나무속, 여뀌과, 붓꽃과, 사초과 등이다.
Ⅳ포분식물상은 11층에서 알려졌으며 5개의 과 및 속에 해당한 포분식물들로 이루어졌다. 여기에는 나무류의 바늘잎나무식물 1개의 속(34.0%) 그리고 풀류의 화분식물 2개의 과 및 속(41.3%), 포자식물 2개의 과 및 속(24.7%)들이 포함되여있다. 대표적인 포분식물들은 소나무속, 쑥속, 고비속 등이다.
Ⅴ포분식물상은 12층에서 알려졌으며 5개의 과 및 속에 해당한 포분식물들로 이루어졌다. 이 포분식물상의 구성은 Ⅳ포분식물상과 같지만 그 비률에서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 즉 나무류의 바늘잎나무의 비률은 Ⅳ포분식물상보다 높은 반면에 풀류의 화분식물들은 낮은 비률을 차지한다.
포분식물상을 이루는 포분식물들의 류형별 구성비률과 그에 따르는 옛 식물피복은 다음과 같다.
나무류는 Ⅰ포분식물상에서 62.8%, Ⅱ포분식물상에서 56.6%, Ⅲ포분식물상에서 49.3%, Ⅳ포분식물상에서 34.0%이다. 그리고 Ⅴ포분식물상에서 84.7%로서 다른 포분식물상들에 비하여 제일 높은 비률을 차지한다. 풀류는 Ⅰ포분식물상에서 37.2%, Ⅱ포분식물상에서 43.4%, Ⅲ포분식물상에서 50.7%이다. 또한 Ⅳ포분식물상은 66.0%로서 다른 포분식물상들보다 거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며 Ⅴ포분식물상은 15.3%로서 비교적 낮은 비률을 차지한다.
이로부터 동굴유적주변의 제4기 상갱신세의 식물피복은 Ⅰ, Ⅱ, Ⅴ식물상형성시기에는 나무류위주의 산림-초원이였으며 Ⅲ, Ⅳ식물상형성시기에는 풀류위주의 초원-산림을 이루고있었다는것을 알수 있다.
룡곡1호동굴유적의 포분식물상은 당시 사람들의 생존과 활동에 유리한 자연환경을 반영하고있다. 제4기 상갱신세에 유적일대에는 소나무, 삼나무, 은행나무, 가래나무, 참나무, 개암나무 등과 같은 각종 각종 키나무들과 떨기나무들 그리고 능쟁이, 국화, 여뀌, 사초, 고란초 등 여러가지 풀류들이 자라는 다양한 자연환경이 마련되여있었다. 이러한 자연환경은 당시에 살던 사람들이 주로 유적일대에서 도토리, 가래, 은행, 개암과 같은 산열매들과 능쟁이, 쑥, 고비, 여뀌, 야산고사리 등 산나물들과 같은 식물들을 채집하여 식생활에 리용하면서 살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지어주었던것이다.
이처럼 룡곡1호동굴유적의 8‐12층에서 나온 포분자료들은 지질학적으로 제4기 상갱신세에 상원군일대가 인류의 생존과 발전에 유리한 자연경관을 이루고있었다는것을 실증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