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력사유적에 대한 발굴사업은 유물을 찾아내는것으로 그쳐서는 의의가 없습니다. 발굴된 유물이 은을 내도록 하자면 유물을 옳게 정리하고 그에 대한 분석과 종합을 잘하여야 합니다.》 (
구석기시대의 유적에서는 인류화석과 함께 그들이 쓰던 로동도구와 잡아먹고 버린 동물화석들이 발견되면 아주 리상적인것으로 인정되고있다. 그러나 실지 현실에서는 이 유물들이 함께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당시의 인류화석은 량적으로 아주 적게 발견되고있고 구석기시대 전기와 같이 오랜 시기의 유적일수록 인류화석은 발견되기가 매우 힘든데 우리 나라에서는 구석기시대 전기의 유적들인 검은모루유적과 동암동유적이 발견되였지만 아쉽게도 인류화석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류화석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 유적이 당시 인류가 살았던 거처지였는가 하는데 대해서는 포유동물화석에 생긴 흔적을 통해서 과학적으로 해명할수 있다. 특히 구석기시대유적 동굴퇴적층에서 인류화석이나 인류의 활동과 련관된 유물들이 발견되지 못한 경우에 사람에 의하여 생긴 흔적들이 있는 동물화석들은 사람이 살며 발전하였다는것을 보여주는 명백하고도 유력한 증거로 된다.
일반적으로 구석기시대유적에서 발견된 포유동물화석 그자체는 당시의 자연환경과 사람들의 사냥대상에 대해서만 알수 있게 하지만 석기나 골기에 의해서 동물화석에 생긴 흔적들은 그 모양과 위치에 따라서 당시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구체적으로 알수 있게 한다.
구석기시대유적에서 발견되는 동물화석에 나타난 여러가지 흔적들은 풍화작용에 의한 변화와 동식물 등의 작용에 의한 변화, 그리고 사람에 의한 변화 등에 의하여 생긴다. 그중에서도 사람의 활동에 의하여 생기는 흔적들은 바로 당시 사람들의 생활을 반영하며 이를 통하여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사냥대상과 짐승들을 어떻게 잡아서 먹었는가 하는것까지도 해석할수 있다.
지난 시기에는 사람의 활동에 의하여 동물화석에 생긴 흔적을 포유동물화석연구에 포함시키지 못하였으며 더우기 이에 기초하여 구석기시대동굴유적의 존재유무와 당시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밝히는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나 언급되지 못하였다. 간단히 서술된것이 있었다면 동물뼈에 작용한 사람들의 활동에 대해서 구체적인 관찰이 없이 육안적인 관찰만을 통하여 석기사용흔적으로 생각되는것들을 몇개 지적하였는데 여기에서도 이 흔적들이 왜 석기사용흔적으로 되는가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를 주지 못하고 가상적으로 추론하는것으로 그치였다.
우리는 사람들이 포유동물화석에 남긴 흔적들에 대하여 육안적인 해석과 현미경적인 해석을 결부하여 진행함으로써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생활모습에 대한 보다 과학적인 리해를 가지게 되였다.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사냥한 짐승을 석기나 골기로 가공할 때 짐승뼈의 겉면에 여러가지 흔적을 남기게 되였는데 그 흔적들은 동물의 어느 부분을 무슨 목적으로 가공하는가에 따라 그 특징이 다르게 나타난다. 즉 가죽을 벗기는 과정에는 대가리뼈와 아래턱뼈, 발가락뼈와 같은 부분들에, 각을 뜨고 고기를 긁어내고 골수를 얻는 과정에는 상박뼈와 정갱이뼈와 같은 긴뼈들의 우, 아래부분들에, 살을 발가내는 과정에는 갈비뼈와 척추, 긴뼈의 힘살련결부분들에 흔적들이 남아있게 된다.
이와 같이 사람들이 잡은 짐승을 가공하는 과정에 생긴 흔적들을 그 형태에 따라 크게 2가지 즉 자른흔적과 충격흔적으로 보았다.
-자른흔적
자른흔적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어떤 대상을 자를 때 난 흔적을 말하는데 여기에서 론의한 자른흔적은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사냥한 동물들을 가공할 때 가죽벗기기와 살발가내기, 긁어내기과정에 생긴 흔적을 말한다.
포유동물화석에 생긴 여러가지 흔적들을 현미경으로 관찰해보면 석기 등에 의해 생긴 동물화석의 흔적은 《V》형태를 나타내며 동물의 이발이나 발톱에 의하여 난 흔적은 그 끝이 아무리 뾰족해도 《U》형태가 된다. 사람이 동물뼈에 남긴 흔적은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뜨고, 힘살을 끊고, 살을 발가내고, 뼈의 겉면을 긁어내는 등 모든 포괄적인 활동의 산물로서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잡은 짐승을 가공하는 과정이 다양하게 진행되였다는것을 보여준다.
그림 1에서는 청파대동굴퇴적층에서 발견된 사슴뿔에 있는 자른흔적에 대한 사진과 주사식전자현미경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림 1의 ㄱ)는 자른흔적이 있는 사슴뿔의 아래부분이다. 뿔테의 웃부분에는 여러개의 겹쳐서 나타나는 자른흔적들이 있으며 그것들의 방향은 뿔의 긴축과 평행이거나 사귀여 엇갈려있다.
그림 1의 ㄴ)에서 보는바와 같이 11층에서 발견된 사슴뿔의 자른흔적의 주사식전자현미경사진을 보면 자른흔적이 처음에 생겼던 자리가 재퇴적되여있지만 비교적 직선모양이며 아래부분으로 가면서 좁아졌다.
사슴뿔에 난 자른흔적은 잡아온 사슴의 가죽을 벗기거나 대가리에서 뿔을 분리하는 과정에 생긴 흔적이라는것을 확증하였다.
이렇게 사람의 활동에 의하여 생긴 자른흔적들은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직접적인 활동의 증거로서 동물뼈와 사람과의 직접적인 련관관계를 보여준다.이 연구를 통하여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잡은 짐승에 대한 가공방법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수 있다.
-충격흔적
충격흔적은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각을 뜨고 골수를 얻는 과정에 생긴 흔적이다. 대체로 동물뼈가 오래동안 로출되여있다가 묻힌 경우에 돌에 의하여 생긴 흔적이 있는데 이것은 사람에 의한 충격흔적과 명백히 구별된다. 즉 천정에서 떨어진 돌에 의하여 생긴 흔적은 부스러지고 갈라진 모양을 나타내며 어떤 경우에는 동심원모양을 나타내기도 한다. 사람에 의하여 생긴 충격흔적은 흔적이 깊고 미끈하며 거의 직선이다.
그림 2는 사람에 의하여 동물화석에 생긴 충격흔적을 보여준다.
그림 2의 ㄱ)의 하늘소왼쪽회목뼈에 있는 충격흔적과 ㄴ)의 주사식현미경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하늘소 왼쪽회목뼈의 충격흔적은 깊으면서도 굵고 짧으며 찍은 흔적이 명백히 나타난다. 이것은 잡은 하늘소를 가공하면서 각을 뜨는 과정에 우에 붙어있는 발뒤축뼈와 아래의 발바닥뼈들을 분리하는 과정에 생긴 흔적으로 볼수 있다. 또한 웃부분에 보이는 미끈하면서도 곧은 흔적은 여러번 겹쳐서 계단모양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각을 뜨는 과정에 석기로 여러번 반복하여 찍었다는것을 보여준다.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골수를 얻기 위하여 낸 충격흔적들은 대체로 골격구성요소에서 긴뼈의 웃, 아래부분들에서 나타난다.
이와 같이 우리 나라의 구석기시대유적에서 발견된 포유동물화석에 생긴 자른흔적과 충격흔적은 인류사회의 려명기에 이 땅에서 인류가 살며 발전하여왔다는것을 과학적으로 해명하는데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며 당시 사람들의 생활거처지와 사냥모습을 구체적인 자료를 들어 설명하는데서도 자못 의의가 크다.
우리는 앞으로 구석기시대유적의 성격을 해명하는데서 학계의 권위있는 학자들과의 공동연구와 협조를 강화하여 포유동물화석에 대한 연구를 더 심화시켜나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