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회화는 유구한 력사와 우수한 전통을 가지고있습니다.》 (
삼국시기에 벌써 세상에 그 명성을 널리 떨친 조선의 회화는 조선봉건왕조시기에 이르러 그 묘사령역이 확대되고 다양한 주제의 회화작품들이 창작되면서 더욱 발전하게 되였다.
조선봉건회화사에서 17세기~18세기 전반기는 인간생활과 정서를 생동하고 진실하게 반영하는 사실주의적창작기풍이 한층 높아진 시기로 특징지어진다.
이 시기 화가들속에서는 인간과 그 생활을 묘사하려는 기운이 높아졌을뿐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정서를 그대로 담으려는 사실주의적경향도 뚜렷해졌다.
이러한 경향을 띤 화가들의 선두에는 조선봉건왕조시기 우수한 화가로 이름을 떨친 윤두서(1668-1715)도 있다.
윤두서의 자는 효언, 호는 공재이며 실학자 정약용의 외증조할
1693년(숙종 19년)에 진사시에 합격하였으나 벼슬길을 단념하고 오직 그림창작에 전심전력하였다.
그는 실학사상의 영향을 받아 현실과 사물현상을 있는 그대로 깊이 연구하는 과정에 사실주의적창작태도를 가지게 되였으며 그것을 화폭마다에 진실하게 반영함으로써 당대의 우수한 화가로 이름을 날리였다.
윤두서는 인물화, 동물화, 산수화를 잘 그렸는데 그가 그린 작품들마다에는 참신하고 우수한 조선화의 회화기법들이 훌륭히 구현되여있으며 당시 사람들의 감정세계와 생활풍습이 진실하면서도 세부적으로 생동하게 묘사되여있다.
특히 그의 창작적개성은 그 어느 그림을 막론하고 대상을 신통하다고 할만큼 정확하게 화면에 옮겨놓은데서 표현되였다.
그는 그림을 그릴 때면 반드시 종일토록 실물을 주의깊게 보고 그것을 완전히 파악하고서야 그리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주위현실을 있는 그대로 꾸밈이 없이 진실하게 보여주려고 한 그의 창작태도가 낳은 결실이였다.
이러한 그의 사실주의적창작경향과 대상의 움직임에 대한 놀라운 묘사력은 그가 그린 매 작품들마다에서 찾아볼수 있다.
윤두서의 대표적인 작품으로서는 우선 극도로 부패타락한 량반관료들의 무위도식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낮잠》, 《폭포를 바라보며》를 들수 있다.
《낮잠》에서는 나무그늘아래에서 낮잠을 자는 량반선비들을, 《폭포를 바라보며》에서는 소나무밑 평평한 곳에 앉아 폭포를 바라보는 늙은 중의 한가한 생활태도를 보여주고있다.
윤두서의 대표적인 작품으로서는 또한 조선인민의 수공업생산활동을 반영한 《짚신삼는 로인》, 《쟁기질과 목동》, 《나무그릇깎기》를 들수 있다.
《짚신삼는 로인》은 큰 나무아래에 앉아 두발을 곧게 펴고 엄지발가락에 끈을 걸어 짚신을 삼는 로인을, 《쟁기질과 목동》은 농기구를 만드는 농부와 소를 풀밭에 풀어놓고 잠이 든 목동을, 《나무그릇깎기》는 나무그릇을 깎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윤두서의 대표적인 작품으로서는 또한 짐승들을 묘사대상으로 설정하고 진실하고 생동하게 형상함으로써 동물화에서의 새로운 발전을 보여주는 《백마》, 《말탄 사람》을 들수 있다.
《백마》는 갈기가 소담하고 키가 늘씬한 한마리의 흰 말을 그린것인데 온순하고 령리해보이는 눈으로부터 유들유들하게 살찐 몸통과 탄력성있고 억세고 탄탄한 다리와 두껍고 굵은 발통에 이르기까지 실물을 눈앞에서 보는것같이 생동하게 묘사되여있다.
《말탄 사람》은 떡갈나무아래 완만한 비탈길로 백마를 타고 가는 인물을 그린 작품이다.
말우의 인물은 고삐를 손에 쥐고 머리를 들어 앞을 보고있으며 그를 태운 말은 숱많은 갈기와 실한 꼬리를 바람에 날리며 경쾌하게 달리고있다.
화가는 작품에서 균형잡힌 구도와 정확한 소묘로 말의 움직임과 인물의 자세를 실감있게 표현하였다.
특히 다부지게 살지고 패기에 넘친 백마의 모습을 보느라면 아들 윤덕희, 손자 윤용에 이르기까지 대를 이어 말을 잘 그린 집안으로 명성을 떨치게 하는데서 윤두서의 영향이 얼마나 컸는가를 짐작케 한다.
이밖에도 윤두서는 주인공의 강의하고 결단성있는 성격과 심리적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 《자화상》, 그리고 대상의 움직임에 대한 놀라운 묘사력을 잘 보여주는 《사나운 바람을 맞받아》, 《나무군과 어부》, 《강가》 등 많은 작품들을 그렸으며 미술평론집 《화단》, 《기졸》의 저자로서도 이름이 높았다.
그의 진보적인 사실주의적화풍은 아들 윤덕희와 김두량, 김홍도를 비롯한 후세의 진보적인 화가들에게 그대로 이어져 조선의 사실주의미술발전에 적극 이바지하였다.
이처럼 윤두서는 근로인민의 다양한 생활상을 화폭에 담는데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객관사물을 놀랄만큼 정확하게 화면에 재현시킨 사실주의적창작경향과 대상의 움직임을 현실그대로 보여준 생동한 묘사력으로 하여 조선화의 사실주의적발전의 길을 개척하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