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대의 작가와 작품을 문학사나 예술사에서 취급하는 목적은 어디까지나 작가, 예술인들과 자라나는 새 세대들에게 우리 문학사와 예술사에도 당대 문학예술발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 작가와 작품이 있었다는것을 알려줌으로써 민족적긍지와 자부심을 안겨주는 동시에 지난날의 력사에서 경험과 교훈을 찾게 하자는데 있다.》 (
민족고전 《동문선》(東文選)은 삼국시기부터 15세기에 이르는 장구한 기간 해당 시대의 대표적인 작가, 문인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창작한 다양한 형태의 문학작품들을 수집정리하여 묶은 작품선집으로서 서거정, 강희맹 등을 비롯한 20여명의 학자, 문인들에 의하여 1478년에 편찬되였다.
《동문선》은 고려시기 특히 고려말엽에 있은 여러 차례에 걸치는 외래침략자들의 침입과 략탈로 하여 수많은 문학작품들이 없어지거나 흩어졌던 사정과 관련하여 그때까지 남아있던 작품들을 수집정리하여 후세에 전해주려는 의도에서 편찬되였다고 볼수 있다.
《동문선》은 모두 133권으로서 한자로 씌여진 2 000여수의 운문과 1 600여편의 산문들을 형태별, 사람별, 년대순으로 분류하여 서술하였다.
그 편찬체계를 보면 1권부터 22권까지는 운문으로서 작품들을 운문의 기본형태들에 따라 나누어 배렬하고 사와 부를 제외한 나머지 형태들은 다시 5언시, 6언시, 7언시 등으로 분류하여 년대순으로 서술하였다. 그리고 23권부터 130권까지는 산문으로서 역시 산문의 기본형태들에 따라 분류한 다음 년대순으로 서술하였다. 마지막 131권부터 133권까지는 목차로서 앞에는 서문과 편찬자들의 이름을 서술하였다.
민족고전 《동문선》은 15세기 중엽까지 편찬된 작품집들가운데서 편찬체계가 비교적 째여져있고 반영하고있는 내용도 대단히 풍부한것으로 하여 고려시기와 그 이전시기의 문학사연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민족고전 《동문선》의 문학사적가치는 무엇보다먼저 고려시기와 그 이전시기 진행된 다양한 주제의 문학작품창작정형을 알수 있게 한다는데 있다.
《동문선》에 반영된 작품들가운데는 조선봉건왕조초에 창작된 작품도 실려있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대부분은 삼국시기와 후기신라, 고려시기에 창작된 작품들이다. 그가운데서 삼국시기와 후기신라시기에 창작된 작품이 200여편이며 나머지는 모두 고려시기에 창작된 작품들이다.
《동문선》에는 우선 반침략애국투쟁주제의 작품들이 많이 실려있다.
대표적인 작품들로는 고구려시기에 창작된 《적장 우중문에게》와 고려시기에 창작된 《백구에서》, 《렬부 최씨전》, 《배렬부전》 등을 들수 있다.
시 《적장 우중문에게》에서는 《신묘한 계책은 천문을 꿰뚫었고/기묘한 지략은 지리를 통달했네/싸움에서 이겨 공이 이미 높거늘/만족함을 알고 돌아감이 어떠하리》라고 하면서 적장 우중문에 대한 야유와 함께 300만대군으로 고구려에 기여든 수나라침략자들을 기어이 쳐물리치고 나라를 지켜내려는 고구려인민들의 높은 애국심을 노래하고있다.
《동문선》에는 또한 봉건통치배들의 부패타락한 생활풍조와 인민들에 대한 가혹한 착취행위, 그로 하여 빚어지는 농민들의 비참한 생활형편을 주제로 한 작품들도 있다.
이러한 작품들로는 후기신라시기에 창작된 시작품들인 《강남녀》, 《붓가는대로》, 《접시꽃》과 고려시기에 창작된 전기작품인 《공방전》과 시작품들인 《도톨밤의 노래》, 《세상살이 어려워라》 등이 있다.
이 작품들에서는 매관매직을 일삼으며 놀고먹기 좋아하는 봉건통치배들의 가혹한 수탈행위와 저속한 생활풍조를 신랄하게 폭로비판하고있으며 인민들의 비참한 생활처지를 통치배들의 부화방탕한 생활과의 대조속에서 생동하게 보여주고있다.
《동문선》에는 이외에도 고려시기에 창작된 시작품들인 《평양》, 《대동강》 등과 같이 우리 나라의 아름다운 자연경치와 우리 인민들의 다정다감하고 풍부한 생활감정을 주제로 한 작품들과 고려이전시기 봉건국가들의 정치, 경제, 군사, 외교 등과 관련한 문제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이 수많이 수록되여있다.
민족고전 《동문선》의 문학사적가치는 다음으로 고려이전시기 우리 나라에서 창작된 문학작품들의 다양한 형태들과 그 발전면모를 리해할수 있게 한다는데 있다.
《동문선》에는 봉건시기 작품창작에서 널리 리용되던 문학작품의 거의 모든 형태들이 다 반영되여있다.
《동문선》에는 우선 사, 부, 고시, 절구, 률시, 배률, 송, 찬과 같은 운문의 기본형태들이 다 반영되여있다.
한문운문은 삼국시기부터 창작되기 시작하였는데 처음에는 4언고시, 5언고시와 5언률시 등과 같은 극히 제한된 형태의 운문만이 창작되였다. 그러던것이 후기신라시기에는 5언고시, 7언고시, 5언절구, 7언절구, 4언고시, 5언률시, 7언률시, 사, 부 등 비교적 다양한 형태의 운문들이 창작되였다. 고려시기에도 5언고시, 7언고시, 7언절구, 5언률시 등과 같이 후기신라시기에 운문창작에서 널리 리용되던 각종 형태들을 그대로 받아들이였으며 후반기에는 특히 《도원가》, 《고우가》 등과 같은 가행체고체시들이 많이 창작되였다.
《동문선》에는 또한 《권농교서》, 《익재란고서문》, 《력옹패설후》, 《진삼국사기전》, 《공방전》, 《국선생전》, 《삼강행실발》 등과 같은 전, 설, 론, 기, 서, 발, 책을 비롯하여 봉건시기에 쓰인 산문의 각종 형태들이 다 반영되여있다.
이와 같이 민족고전 《동문선》은 력대적으로 편찬된 작품집들가운데서 반영하고있는 내용이 대단히 풍부할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문학작품들을 반영하고있는것으로 하여 문학사연구에서뿐 아니라 력사 및 부문사연구에서도 매우 가치있는 민족고전의 하나로 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