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연구

속담의 표현형식이 가지는 몇가지 특성

 2015.10.7.

속담은 그 구성부분들이 의미적으로 긴밀한 통일을 이루고 언어행위에서 어휘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어휘론의 연구대상으로 되고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러한 견해는 우선 의미론적으로 전일적인 하나의 의미를 나타낸다는 점, 문장안에서 하나의 전일적인 성분으로 된다는 점 등의 근거에서 출발하고있다. 한편 속담에 대하여 그 문법적구조를 들여다볼 때 일반적인 어휘와 구별되는 점은 그것이 기본적으로 문장형식을 취하고있는것이다. 속담의 이러한 구조적특성은 속담표현형식에 담겨진 근로인민대중의 창조적지혜와 슬기, 립장과 태도를 론의할수 있는 가능성을 주고있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우리 말은 표현이 풍부하여 복잡한 사상과 섬세한 감정을 다 나타낼수 있으며 사람들을 격동시킬수 있고 울릴수도 있으며 웃길수도 있다.》(《김정일선집》 증보판 제5권 123페지)

우리 말에서 표현의 풍부성은 속담과도 깊은 련관이 있다.

속담은 인민들이 오랜 생활과정에 얻은 경험이나 교훈 등을 문장형식에 담은 굳어진 말이다. 여기서 경험이나 교훈은 속담의 의미내용이고 문장은 그 표현형식이다.

속담의 표현형식은 그 의미내용과 맺고있는 련관관계의 측면에서 일련의 특성을 가진다.

특성은 우선 속담의 표현형식에 그 의미내용을 가장 적중히 나타낼수 있는 문장론적수법이 반영된다는것이다.

실례로 《세상은 넓고도 좁다》는 《세상》이라는 하나의 대상에 대하여 서로 의미가 상반되는 두 단어가 동시에 규정하였으므로 론리상 모순적인 속담이라고 할수 있다.

여기서 《세상은 넓다》는것은 현실적으로 우리가 사는 환경의 범위를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세상은 … 좁다》는것은 그 어떤 지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간생활과 결부된 속담의 깊은 뜻과 련관되여있다. 그리하여 모르고 지내던 사람이 알고보니 알만한 사이라든가 헤여졌던 사람을 먼곳에서 문득 만나는 경우에 그 까닭을 마치 세상이 좁은 리유인것처럼 생각하게 되는것이다.

형용사 《넓다》와 《좁다》의 의미는 길이와 너비라는 기하학적변수에 의하여 좌우되면서도 문장에 들어와서는 명사 《세상》에 의하여 의미론적제약을 받게 된다. 물론 앞에서도 언급한바와 같이 론리적으로 볼 때 하나의 대상인 《세상》이 의미상 대립관계에 있는 《넓다》는 징표와 《좁다》는 징표를 동시에 가질수는 없다.

그러나 언어학적측면에서 보면 속담《세상은 넓고도 좁다》는 《세상은 어떤 측면에서 보면 넓고 또 어떤 측면에서 보면 좁다》는 문장의 생략형으로서 생활경험적인 의미를 표현하고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한것으로 된다. 결국 이 속담의 의미는 모순어법의 표현형식을 가지고있다고 말할수 있다.

특성은 또한 속담의 표현형식이 많은 경우 비유에 의거한다는것이다.

속담에서는 그 표현형식이 비유에 의거함으로써 리치가 자명하거나 현실적으로 타당한 사실자료에서 비유할 대상을 선택하여 경험적이고 교훈적인 의미의 진리성을 재치있게 보여준다.

례; 앞에서 꼬리치는 개가 뒤에서 발뒤꿈치 문다

우의 실례에서 상반되는 개의 행위가 비유하는 대상이고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의 상반되는 행위가 비유되는 대상이다. 즉 앞에서 좋은 말만 하면서 비위를 맞추지만 뒤에 가서는 험담과 모해를 일삼는 나쁜짓을 개에 비겨서 표현하였다. 이 속담은 우리 인민의 동물에 대한 전통적인 감정심리에 기초하고있다.

례; 빠른 바람에 굳센 풀을 안다.

우의 실례는 굳은 의지는 시련을 겪어야 알수 있다는것을 광풍에 견디는 풀대에 비유하였다. 시련을 겪어봐야 굳센 의지의 소유자를 알수 있다는데 대하여 자연현상의 리치를 통하여 명백하게 보여주는것이 이 속담의 교훈적의미에 맞는 표현형식이라고 볼수 있을것이다.

례; 나라잃은 백성은 상가집 개만도 못하다

이 속담에서 《나라잃은 백성》을 《상가집 개》에 비교한것은 비유이므로 량자의 처지가 비슷하다는것인데 능력부정을 나타내는 부정부사 《못》을 써서 나라잃은 백성의 처지가 상가집 개의 불쌍하고 가련한 신세보다 더 한심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하였다. 결국 이 속담의 교훈적의미는 비유와 부정의 표현형식에 의하여 실현되였다고 할수 있다.

특성은 또한 속담의 표현형식에 속담창조자인 인민대중의 립장과 태도가 반영된다는것이다.

속담이 나타내는 교훈적의미의 뒤에는 그것을 창조한 사람이 가지고있는 예비지식이 서있다. 여기서 말하는 예비지식은 본문의 바탕에 놓이게 되는 자연과 사회의 리치라든가 생활의 경험같은것을 말한다.

실례로 속담 《웃물이 맑아야 아래물이 맑다》에는 다음의 예비지식이 깔려있다.

례; ㄱ 물은 우에서 아래로 흐르기 마련이다

ㄴ 웃물이 맑으면 아래물도 맑다

ㄷ 웃물이 흐리면 아래물도 흐린다


물이 우에서 아래로 흐르는것은 자연의 리치이므로 실례문장 ㄴ과 실례문장 ㄷ은 물론 실례문장 ㄱ의 의미에 기초하게 된다.

이 속담의 의미는 웃사람(어른)의 도덕품성이 좋아야만 아래사람(어린이)들이 그런 좋은 품성을 따라배우게 된다는것이다. 그런데 실례문장 ㄴ을 써도 이 속담의 본뜻을 나타낼수 있고 실례문장 ㄷ을 써도 반증의 방식으로 이 속담의 교훈을 암시할수는 있다.

그러나 말하는 사람은 아이들이 어른의 좋은 품성을 본받도록 하기 위하여 긍정적인것이나 모범적인것을 찬양하는 방식으로 이 속담의 의미를 표현하는것이 더 좋으므로 결국 실례문장 ㄷ을 버리게 된다. 뿐만아니라 가정적조건을 나타내는 이음토 《면》을 취해도 이 속담의 기본적인 의미는 성립된다. 그러나 《웃물이 맑다》는 조건은 《아래물도 맑다》는 결과에 꼭 앞서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 필수적조건을 나타내는 이음토 《야》를 써야 할 필요가 있으며 결국 실례문장 ㄴ도 버리게 된다. 그리하여 말하는 사람이 나타내려고 하는 교훈적의미를 가장 적중히 표현할수 있는 표현형식은 《웃물이 맑아야 아래물이 맑다》로 되는것이다.

속담의 의미내용에 대한 말하는 사람의 태도는 표현형식에 그대로 반영된다.

례; 열번 찍어서 안넘어가는 나무가 없다(알림문의 형식)

소뿔은 단김에 빼라(명령문의 형식)

앞 남산 호랑이가 뭘 먹고 사나(물음문의 형식)

우의 실례의 알림문형식에는 말하는 사람의 문장정보에 대한 확신이 담겨져있다. 즉 나무를 찍는 과정에 어떤 우연적인 일들에 부닥쳐도 《열번》 찍은 나무가 넘어가는것은 필연으로 된다는것, 어떤 일을 하는 과정에 혹시 불리한 정황에 처하더라도 이악하게 달라붙으면 못해낼 일이 없다는데 대한 말하는 사람의 확신이 나타나고있다.

우의 실례의 명령문형식에는 말하는 사람의 확신과 함께 명령(시킴)이 담겨져있다. 즉 소뿔은 단김에 빼는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는것, 어떤 일이든 생각난김에 혹은 한창 기세가 올랐을 때 그 기세로 내밀어야 성공한다는것, 그에 대하여 듣는 사람의 의향을 물어볼 하등의 리유가 없으므로 듣는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명령하게 된다는 말하는 사람의 립장이 반영되여있다.

우의 실례의 물음문형식에는 말하는 사람의 질문이 나타나있다. 물론 물음문형식의 속담은 실제적으로 모두가 대답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물음으로 문장을 끝마침으로써 듣는 사람이 속담의 의미를 스스로 새겨보게 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지적된 속담 역시 어떤 대상에 대한 말하는 사람의 증오와 경멸을 듣는 사람이 깊이 음미해보게 하고있다.

이와 같이 말하는 사람은 개개의 속담의 의미내용에 대하여 서로 다른 표현형식을 취하게 된다. 여기로부터 하나하나의 속담에는 그에 대한 사람의 립장과 태도로 표현되는 제나름의 표현형식이 대응하게 된다는 결론을 내릴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 속담연구를 계속 심화시켜 평양문화어의 민족적특성을 살리고 인민들의 언어생활에서 좋은 속담들이 더 많이 창조되게 하는데 적극 이바지하여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