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연구

투철한 반일민족정신이 구현된 애국시가

 2020.3.23.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일제침략자들은 조선인민의 민족정신과 해방투쟁을 말살하려고 갖은 발악을 다하였지만 우리 인민을 결코 굴복시키지 못하였습니다.》 (김일성전집》 증보판 제3권 43페지)

일제침략자들은 조선인민의 민족정신을 말살하기 위한 한 고리로 조선문학의 진보적이며 애국적인 지향정신을 거세하려고 갖은 발악을 다하였지만 량심적인 우리 작가들을 굴복시키지 못하였으며 반일애국적인 문학의 줄기찬 흐름을 가로막을수 없었다.

이러한 흐름은 일제의 조선민족말살책동과 진보적문학에 대한 파쑈적탄압이 절정에 달하였던 1930년대말-1940년대 전반기에도 억세게 이어졌다.

물론 이 시기 침략전쟁을 발광적으로 확대해나가면서 조선을 제놈들의 《공고한 후방》으로, 조선인민을 제놈들의 온순한 노예로 만들기 위하여 가혹무도한 폭압책동을 벌리고 사소한 반일애국적요소도 허용하지 않던 엄혹한 정황에서 반일민족정신이 구현된 작품들을 창작발표한다는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였다.

그러나 진보적이며 애국적인 우리 작가들은 뜨거운 애국의 열정과 피타는 탐구로 일제의 검열망을 뚫고나갈 형상적표현을 찾아내며 인민들의 심장에 민족의 넋을 깨우치고 반일항거의식을 고취하는 작품들을 써냈다.

시 《슬픈 족속》, 《쉽게 씌여진 시》도 그러한 특징을 뚜렷이 보여준다.

이 시들은 재능있는 애국시인 윤동주가 창작한 작품들이다.

1917년 북간도의 이주민가정에서 태여난 윤동주는 조국에서 평양숭실중학교를 다녔고 연희전문학교를 거쳐 일본에 건너가 공부하다가 1943년 7월 《치안유지법》위반죄로 일제경찰에 체포되여 1945년 2월중순 감방에서 목숨을 잃은 반일애국시인이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불멸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서 윤동주를 《재능있는 애국시인》으로 높이 내세워주시였다.

시 《슬픈 족속》은 일제가 중일전쟁을 도발하고 대륙침략전쟁에 미쳐날뛰던 1938년에, 《쉽게 씌여진 시》는 놈들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고 침략전쟁을 발광적으로 확대해나가던 1942년에 창작한 작품이다.

《슬픈 족속》은 4개 행으로 이루어진 짧은 시이다.


흰 수건이 검은 머리를 두르고

흰 고무신이 거친 발에 걸리우다

흰 저고리치마가 슬픈 몸집을 가리고

흰 띠가 가는 허리를 질끈 동이다


시에서는 《거친 발》, 《가는 허리》, 《슬픈 몸집》이라는 시구로 일제침략자들에게 짓밟히고 뜯기우는 우리 인민의 참담한 모습을 선명하게 부각하고 식민지노예의 운명에 대한 울분을 표현하고있다.

그러나 시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우는것은 매개 시행 첫 머리에서 의식적으로 반복되는 《흰》이라는 감각적표현이다.

여기에는 백의민족으로 불리우는 우리 겨레의 강한 민족정신이 두드러지게 구현되여있다.

이 시가 창작된 시기로 말하면 일제가 우리 인민의 민족의식을 말살하기 위한 한 고리로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흰옷을 입지 못하게 하고 색갈옷을 걸치도록 강요하던 때이다.

일제침략자들은 흰옷을 입은 사람은 어디에 가나 차별을 받고 고통을 겪도록 하였다. 지어 장마당입구에 물감분무기를 가져다놓고 흰옷에 마구 색감을 뿜어대는 횡포무도한 짓까지 감행하였다.

색갈옷이 아니면 가는 곳마다에서 봉변을 면치 못하던 시대적정황에 비추어볼 때 저고리, 치마뿐아니라 수건과 허리띠 지어 고무신조차 흰것으로 골라 걸친 서정적주인공의 초상에는 반일민족의식이 강하게 드러나고있다.

시인은 마지막시구에서 《질끈》이라는 한마디 시어로 서정적주인공의 초상에 억센 기개, 힘찬 전진의 기상을 부여하고있다. 여기에는 불굴의 반일항거의식이 숨쉬고있다.

시의 제목을 왜 《슬픈 족속》이라고 하였겠는가.

일제의 식민지노예로 무참하게 짓밟히는 우리 민족의 처지를 두고 울분을 금치 못하는 정서의 표현으로도 안겨오고 《흰》이라는 시어를 두드러지게 강조한 이 작품을 무난하게 발표하기 위한 의도가 스며있다고도 볼수 있다.

독자들은 《슬픈 족속》이라고 제목을 단 이 시에서 불쌍한 수난자가 아니라 힘있는 항거자,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을 단호히 배격하여나선 우리 민족의 모습을 가슴후덥게 받아안게 되며 반일민족의식으로 심장을 끓이게 된다.

《쉽게 씌여진 시》는 시인이 릿교대학에 적을 두고있을 때에 쓴 작품이다.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륙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일줄 알면서도

한줄 시를 적어볼가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봉투를 받아


대학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들으러 간다


생각해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것일가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륙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시는 컴컴한 밤에 찬비가 내리는 곳, 자기가 몸을 담고있는 이 누비돗자리방은 남의 나라라는 차디찬 감정으로 시작된다.

이러한 감정은 학비봉투를 받아안고 느끼는 부모들에 대한 뜨거운 정, 어린시절의 학우들과 고향, 조국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의 정과 강한 대조를 이룬다.

자식을 위해 모든것을 다하는 부모들의 《땀내와 사랑내》가 뭉클 안겨오는 학비봉투, 부모님들에 대한 생각은 어린시절의 학우들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진다.

민족의 넋이 넘쳐나는 교정에서 열변을 토하던 다정한 동무들,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있는가.

겨레를 위해 살것을 함께 약속한 그들앞에서 서정적주인공은 자기의 오늘의 삶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들을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홀로 대학강의를 받고있는것인가.

서정적주인공은 또한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시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것은/부끄러운 일이다》고 자책한다.

자료에 의하면 윤동주는 시재라고 할만큼 시를 잘 썼으나 그는 시 한편한편을 매우 힘들게 써냈다고 한다. 그런데 시가 쉽게 씌여졌다는것은 무슨 뜻이며 왜 시가 쉽게 씌여진다고 부끄럽게 여기는가.

인생이 살기 어려운 시절이라면 그것을 반영한 시도 힘들게 씌여져야 할것이다. 말하자면 시는 어려운 인생을 반영하고 어려움을 이겨나가는데 도움을 주는것으로 되여야 한다.

그러자면 시를 압제의 현실과 맞서는 힘있는 글로 만들어야 하며 시인도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할것이다.

하기에 서정적주인공은 《시인이란 슬픈 천명》이라고 단정하는것이다.

어렵게 시를 쓰는 시인, 현실에 맞서는 힘있는 시를 쓰는 시인은 수난의 운명을 면치 못하며 따라서 당시로서는 량심적인 시인, 시대앞에 부끄럼없이 사는 시인은 《슬픈》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할수 있다는 의미이다.

여기에서 한마디 더해둘것은 부끄러움없이 살려는것은 윤동주의 시에 일관하고있는 기본시정신이라는것이다.

《부끄러움》이라는 표현은 그의 시에서 자주 찾아볼수 있다.

그는 자기 시집의 머리시로 앉힌 시, 자기 창작을 일관하는 기본시정신을 밝힌 시, 《서시》의 첫구절을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이라는 시구로 시작하였다.

부끄러움이란 량심에 비추어 남을 대할 낯이 없는것으로 느껴지는 감정이다. 부끄러움은 인간을 량심적으로 인간답게 살도록 이끌어주고 인간적삶이 궤도에서 탈선하려는 행위를 막아주는 소중한 감정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은 자기를 위해서는 남을 서슴없이 희생시키고 나아가서 나라와 민족까지도 배반할수 있으며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은 어려워도 욕된 길을 걷지 않고 깨끗하고 떳떳하게 삶을 빛내일수 있는것이다.

사람이 느끼는 부끄러움의 본질은 어느 앞에서 무슨 일로 대할 낯이 없는것으로 느껴지는 감정인가 하는데 있다.

윤동주의 시에서 부끄러움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게 살아가려는 사상감정이다. 여기에서 《하늘》은 한없이 숭고하고 깨끗하며 정답고 거룩한 모든것을 의미하며 그 정서적내용은 사랑하는 겨레이고 조국이였다.

그는 민족과 조국앞에 언제나 한점의 부끄러움도 없이 살기를 원했다.

오늘의 삶을 부끄러운것으로 단정한 시는 다음부분에서 부끄럼없이 살려는 지향과 의지를 노래하고있다.

시의 전반부가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륙첩방은 남의 나라》로 시작되였다면 후반부는 《륙첩방은 남의 나라/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로 시작하고있다.(8련)

여기에서 후반부가 시작되는 8련은 전반부가 시작되는 1련의 시적내용을 표현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반복하면서 시행의 순서만 바꾸어놓은것이 주목을 끈다.

이러한 시행바꿈은 반복을 피하기 위한 그 무슨 기교가 아니라 전반부에서 앙양된 반일적감정의 억제할수 없는 폭발로 된다.

시의 후반부는 제목과는 달리 매우 어렵게 씌여졌다. 리해하기도 어렵게 되여있고 쓰기도 매우 힘들게 썼을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후반부에서 시인이 구현하려고 한 사상정서의 특성과 관련되여있다.

시의 전반부에서 자신의 삶을 부끄러운것으로 타매한 시인-서정적주인공은 후반부에서 겨레와 력사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려는 노래하려 하였다.

그런데 그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였다. 위험할뿐아니라 검열의 눈을 뚫고나가기 위한 표현을 찾아내야 할 어려운 문제였다. 이로부터 시인은 상징적이며 비약적인 표현속에 자신의 의도를 담는데로 나가고있다.

후반부를 다시한번 살펴보자.


륙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여기에서 《등불》은 전반부의 사상정서와의 련관속에서 음미해보면 그리운이들과 함께 즐겁던 밝음, 부끄러움없이 살려는 의지가 발산하는 밝음 등으로 리해할수 있으며 어둠은 오늘의 우울한 삶, 부끄러운 삶이라는 의식이 가져다주는 심리적고통 등을 의미한다고 볼수 있다.

다시말하여 시인-서정적주인공은 그리운 사람들과 다졌던 맹세를 실현하는데서 삶의 길을 찾을 새로운 의지를 가다듬으며 우울과 부끄러움의 감정을 조금씩 디디고 올라선다.

《시대처럼 올 아침》에서 밑에 깔린 의미는 《아침처럼 올 시대》이며 아침을 시대에 비유한것은 하숙방의 밤이라는 시적정황에 맞게 씌여진 표현일뿐아니라 시대의 도래가 어김없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 오는 아침보다 더 확신적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담고있다.

도래할 시대는 물론 조국의 해방이다.

시의 마지막부분에서는 서정적주인공이 두명의 《나》, 손을 내미는 《나》와 내민 손을 잡는 《나》로 분신되여 나타난다. 손을 내미는 《나》는 부끄러움없이 살려는 새로운 《나》이며 내민 손을 잡는 《나》는 부끄러운 생활에 묻혀있었던 《나》이다. 두명의 《나》의 악수로 서정적주인공은 조국의 해방을 기다리는것이 아니라 마중하러 나가는 하나의 《나》로 통일된다.

9련 마지막의 《최후의 나》라는 의미는 이러한 견지에서 리해하여야 할것이다.

이와 같이 서정시 《쉽게 씌여진 시》에는 조국해방에 대한 투철한 신념이 구현되여있으며 해방의 날을 떳떳이 맞이하기 위해, 그날을 앞당겨오기 위해 일떠설데 대한 지향정신, 그날을 위해 조국과 민족앞에서 부끄러움없이 살도록 고무하려는 지향과 열정이 숨쉬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