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연구

현화사비에 대하여

 2016.3.7.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우리는 선조들이 남긴 유적과 유물을 더 많이 발굴하고 잘 보존관리하여야 하며 우리 나라가 유구한 력사와 찬란한 문화를 가지고있는데 대하여 커다란 민족적긍지를 가져야 합니다.》 (《김정일전집》 제3권 125페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의 숭고한 민족애와 현명한 령도에 의하여 력사에 묻혀있던 수많은 문화유산들이 새롭게 발굴고증되고 외래침략자들에 의하여 파괴된 유적들이 원상대로 복구개건되였으며 선조들이 창조한 문화유산들이 민족의 재보로 인민들과 후대들에게 안겨지게 되였다.

현화사비도 위대한 수령님의 주체적인 민족유산보호정책에 의하여 옛 그대로 보존되여 전해지고있다.

우리 인민은 오랜 옛날부터 자기의 창조적지혜와 재능을 다 바쳐 인류문화의 보물고를 빛내이는 수많은 우수한 문화적재부들을 이루어놓았다.

현화사비는 1021년(현종 12년)에 당시 임금이였던 현종이 죽은 자기 부모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고려의 수도였던 오늘의 개성에 《현화사》라는 절간을 세우고 거기에 만들어 세운 비석이다.

현화사비는 고려시기(918년~1392년)에 세워진 비석으로서 여기에는 당시 우리 인민들의 창조적지혜와 재능이 깃들어있으며 력사연구와 문학사연구에서 참고가 될 자료들을 싣고있는것으로 하여 가치있는 귀중한 문화적재보로 되고있다.

현화사비에는 조형예술적측면뿐아니라 우리 나라 력사연구와 문학사연구에 참고가 될 가치있는 자료들이 기록되여있다.

현화사비는 조형예술적으로 매우 독특하고 이채롭다.

비석은 거부기모양으로 된 받침돌과 비몸, 리수로 되여있는데 비석의 높이는 약 4m로서 비몸에는 2 400여자의 한문으로 된 글자가 앞뒤면에 음각되여 새겨져있다.

비문은 고려초기 이름난 문인이였던 채충순(?-1036(고려-정종2년)벼슬; 문화시랑 평장사 시호; 정간)이 글을 지었으며 글씨를 썼다.

이 비석에서 이채로운것은 거부기받침돌과 함께 여러마리의 룡들이 한데 서려있는 모양을 형상한 장방형으로 된 리수이다.

거북받침돌은 모양이 독특하고 조각이 섬세한것으로 이채롭다. 거부기잔등에 가지런하게 조각된 거북잔등무늬는 그 둘레에 새겨진 아름다운 꽃무늬장식과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대칭되여있다. 목을 길게 뽑아들고 쳐든 거부기대가리형상과 그 세부묘사는 얼마나 생동한지 마치 살아움직이는 거부기를 방불케 하고있다. 거부기를 받침돌로 형상한것은 비석이 영원히 보존되기를 바라는 당시 사람들의 념원을 반영한것이다.

비석의 높은 조형예술성은 비몸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있다.

굳은 청석을 잘 연마하여 만든 직사각형의 비몸의 두 측면에 하늘로 오르고내리는 룡을 조각하였으며 비몸의 앞면 제일 웃머리에는 옛날 사람들이 해를 상징하던 금까마귀와 달을 상징하던 옥토끼를 가는 선으로 새겨놓았으며 그 밑에 왕이 직접 썼다는 전자체로 된 글자가 두자씩 가로 새겨져있다. 조각된 룡과 상상적인 짐승은 정교한 글씨와 잘 어울려 우아하면서도 아름답다.

비석의 조형예술적가치를 특별히 높여주는것은 여러마리의 룡을 조각하여 만든 리수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나라의 비석들에는 비몸우에 리수나 규수를 만들어 씌웠다. 리수는 룡이 서리여있는 모양을 조각하여 만들어 비몸우에 씌운것이고 규수는 합각지붕모양이나 배지붕모양으로 만들어 비몸우에 씌운것이다.

현화사비는 여러마리의 룡들이 한데 뒤엉키여 트림한 모양을 조각하여 만들어 비몸우에 씌운 리수이다. 리수에 조각된 룡들은 조각수법과 예술적구도가 매우 정교롭고 섬세하여 마치도 살아있는 룡들이 움틀거리는듯하다. 매 룡들은 대가리, 눈, 코, 아가리와 몸에 덮인 비늘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부들이 아주 섬세하여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까지도 마멸되지 않고 그대로 전해진다.

이것은 당시 우리 인민의 미학정서적감정과 그것을 재현하는 훌륭한 예술적기량을 잘 보여준다.

현화사비의 비문에는 중세 우리 나라 문학사연구에서 의의를 가지는 향가의 창작경향을 보여주는 자료와 당시 출판인쇄기술의 발전정형을 보여주는 《대장경》의 간행과 관련한 귀중한 자료들이 수록되여있다.

향가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시가형식으로서 삼국시기(B.C. 277-7세기말)에 발생하여 8~9세기경에 전성기를 이루었다. 현재 전해지고있는 견해에 의하면 10세기에 균여(923-973(고려태조 4년-광종24년) 승직은 수좌량 중대사)가 향가를 창작한 후에는 대체로 지은 사람이 없으며 따라서 향가창작이 쇠퇴되였던것으로 알려져있다.

비문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여있다.

《임금이 곧 향풍체노래에 의거하여 노래를 짓고 여러 신하들에게 노래를 지을것을 명령하니 경사를 찬미하는 〈시뇌가〉를 지어바치는 사람이 또한 11명이였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말하는 《시뇌가》는 곧 향가이다. 향가는 처음에는 입으로 구전되여오다가 리두라는 독특한 서사수단에 의하여 기록되였다. 신라후기에 이르러 향가는 주제가 다양해지고 여러 계층에 의하여 활발히 창작되였다.

그런데 이런 향가가 언제 어떤 원인에 의하여 자취를 감추게 되였는가 하는 문제는 현재 남아있는 향가작품이 적고 문헌기록에도 나타나지 않아 똑똑히 밝혀지지 못하였다. 그러나 비문에 기록된 자료를 봐서 11세기초엽에 향가가 자취를 감춘것이 아니라 일정하게 창작되였다는것을 알수 있다. 비문에서는 왕을 비롯하여 11명의 문인들이《향풍체》노래에 의거하여 노래를 지었다고 하였다.

지난날 봉건통치배들은 사대주의적관점에서 우리 나라를 가리켜 《향》이라고 하였다.

《풍》이란 흔히 노래를 가리킨다. 따라서《향풍》이란 한자시형식이 아닌 우리 나라 노래 즉 우리 민족의 고유한 시가인 향가를 의미하며 《향풍체》는 그러한 민족시가형식이다.

왕을 따라서 현화사에 간 문인이 모두 41명이였는데 시뇌가를 지은 사람이 11명이였다는 사실은 문인 4분의 1이 향가를 지었다는것을 말해준다. 비문의 이 자료들은 11세기초에도 향가가 일정하게 창작되였다는것을 시사해준다.

현화사비에는 우리 나라 출판인쇄기술의 발전정형을 보여주는 《대장경》간행과 관련된 자료도 반영되여있다.

비문에 의하면 특별히 장인들에게 명령하여 《화엄경》을 비롯한 여러가지 대장경을 인쇄하여 온 나라에 돌리도록 하였다고 하였다.

이 기록은 우리 나라에서 고려초기 국가적인 출판기관이 아닌 절간에서도 불교경전들을 간행하였던 사실을 보여준다.

《대장경》에 포함되는 여러가지 불경들은 불교에 대한 신앙이 사회생활의 여러 분야에 널리 침투됨에 따라 그 수요가 높아지게 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목판인쇄에 의한 불경간행사업이 활발히 진행되였다.

자료에 의하면 일찌기 신라 애장왕시기에 《대장경》을 판각하였으며*1 고려초시기에 태백산의 부석사에 3종의 《화엄경》판목이 보관되여있었다고 한다.*2

*1 《력사과학》 1966년 6호 35페지

*2 《조선불교통사》 하 1918년 50페지

한편 리승휴(1224-1300년 벼슬; 밀직부사,호; 동안거사)는 자기 문집인 《동안거사집》에 이렇게 썼다.

《우리 태조 신성대왕이 이름난 중들을 뽑아 불법을 받들게 하고 우수한 경전들을 수집정리하여 자신의 〈성의〉를 표시하였다.

그것을 목판에 새겨 간행하였을뿐아니라 또한 금자, 은자로 써서 후세에 전하기도 하였다.》

이것은 고려초기에 수많은 불경들이 국가적인 출판기관들에서뿐아니라 현화사를 비롯한 큰 절간들에서도 간행되였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현화사에서 판각, 간행된 불경들은 《대장경》의 한 부분이였다.

비문에는 현화사에서 불경을 간행한 사실을 왕이 강감찬에게 《대장경기》를 지을것을 명령하였다고 하였다.

이처럼 현화사비에는 학술적으로 의의있는 자료들이 기록되여있어 그 가치는 자못 크다.

고려초기에 세워진 현화사비는 조형예술적으로 우수한 조각품인 동시에 풍부한 자료로 하여 당시의 력사와 문화를 연구하는데 의의가 있는 우리 민족의 귀중한 금석문유산으로 우리 인민들에게 조선민족으로서 커다란 민족적긍지와 자부심을 안겨준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민족유산보호사업은 선조들이 이룩한 귀중한 정신적 및 물질적유산을 계승발전시켜 민족의 력사와 전통을 고수하고 빛내이는 애국사업이라고 하시며 우리 선조들이 투쟁과 창조적활동을 통하여 이룩한 귀중한 유산들을 후세에 길이 전해가도록 현명하게 령도하시고 계신다.

우리는 우리 민족의 우수한 민족문화유산들을 더 많이 발굴정리하고 원상대로 잘 보존관리하여 우리 나라를 유구한 력사와 찬란한 문화를 가진 세계적인 선진문명국, 륭성번영하는 강국으로 빛내여나감으로써 김일성민족, 김정일조선을 만방에 빛내여나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