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조들이 이루어놓은 과학기술적성과를 소개한 자료들가운데서 《증보문헌비고》의 《상위고》는 우리 나라의 천문, 기상학에 대한 연구성과를 반영하고있는 대표적인 문헌이다.
《상위고》는 《증보문헌비고》의 제1권부터 제12권에 수록되여있다.
여기에는 고대로부터 조선봉건왕조말기에 이르기까지 력대로 우리 나라의 천문, 기상 등 자연현상과 그 변화과정에 대하여 연구한 자료들이 구체적으로 수록되여있다.
《상위고》는 우리 나라의 천문, 기상, 력법, 기이한 현상들과 관련한 국내외의 여러 문헌들을 참고로 하면서 천문기상관측자료들뿐아니라 당대의 천문기상관측기구들에 대한 기록, 저서들까지 반영하고있는것으로 하여 종합적인 천문기상관측문헌으로서의 성격을 잘 살리고있다.
《상위고》의 총 서문에는 그 서술내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있다.
《천체의 운행과 력일은 서로 표리관계로 되는데 그것은 오히려 륜과 폭이 있어 하나도 이지러지지 않는다.
구양수는 〈당서〉에 천문을 기록하였는데 무려 의상규표, 수도(宿度: 별자리임-역주)의 늘어나는것과 줄어드는것을 다 수록하였지만 남아있는것이 없으니 어찌 기상천문을 관측하는 묘술이 반드시 헤아려 계산하는 정력에만 기대하겠는가.
우리 나라에서는 세나라를 거쳐 고려에 이르기까지 〈력상〉은 중국의것을 받아쓰면서 별도로 서기를 세우지 않았다.
본조(조선봉건왕조임-역주) 광해군이 력대 왕들이 하던 일을 이어받았는데 태조와 세종왕때에는 중성을 정하여 의표를 만들었고 효종왕때에는 숭정의 〈시헌법〉을 사용하였다. 이리하여 서운관에서 천체현상을 관측하는 사업이 치밀해졌는데 거의나 우리 나라가 생긴 이래 들어보지 못한것이였다.
하늘의 둘레를 360°로 약속하고 땅의 형태는 둥근것으로 정하였으며 칠정은 본래 하늘의 높낮이, 세차를 항성의 동쪽으로 옮겨가는것으로 하여 옛설의 대체를 변화시키면서 올라가면 하늘의 운행에 부합된다. 이런 방법으로 숙종때에 이르러 더욱더 전 세대들의 공적이 빛이 나서 제정각을 건설하고 찰기형으로 기록하였다. 우리 왕대에 이르러 선대 왕들이 하던 일을 받들어 서운관에 흠경각을 개설하고 천문을 관찰하였으며 궁전뜰에 측우기를 설치하고서 비오는것과 날이 개이는것을 관측하였다.
식, 별가림, 별찌의 종류들은 세나라때에는 〈삼국사기〉의 본기에 있고 고려때에는 〈고려사〉의 천문지에 있으며 본조때에는 관상감의 〈일록〉에 실려있어 비록 그 자세한것과 대략적인것이 서로 다르지만 상하 수천년간 그 조항들을 고증할수 있었다.
그리하여 삼가 여러 문헌들을 수집하면서 겸하여 력법이 우리 나라에서 때때로 리용된것들을 수록하여 〈상위고〉를 만들어 첫번째 차례에 놓았는데 모두 5권이다. 【속】 지금은 12권으로 되였다.》
총 서문에서 보여주는바와 같이 《상위고》는 천문기상관측기구와 력법, 천문관측, 기상관측 등 여러 부문의 내용들을 기본으로 하고 《동국문헌비고》(1770년)가 편찬된 이후 리만운부자가 수정보충한 내용과 새로 설정하여 넣은 만물의 기이한 현상자료들, 그 이후 1903년부터 1907년까지 수정보충된 내용을 더 포함시켜 만든것으로 하여 종합적인 천문기상관측문헌으로서의 편찬체계를 갖추고있다.
《상위고》는 모두 12권으로 되여있는데 제1권은 《력상연혁》, 《하늘과 땅》, 《칠정》, 《항성》, 제2권은 《항성들의 황경과 황위, 적경과 적위표》, 《황도와 적도의 28수자리표》, 《황도와 적도우에서 12궁 별자리들의 경계》, 《북극고도》, 《동서쪽으로 치우친 각도》, 《중성》, 《의상》(1), 제3권은 《의상》(2), 《분야》, 제4권은 《일식》, 《달이 5성들을 가리우거나 접근한 현상》, 《5성들이 서로 가리우거나 접근한 현상》, 제5권은 《5성들이 모이는 현상》, 《5성들이 항성을 가리우거나 접근한 현상》(상), 제6권은 《5성들이 항성을 가리우거나 접근한 현상》(하), 《별이 낮에 나타나는 현상》, 《객성》, 《혜성》, 《하늘의 기이한 현상》, 제7권은 《태양과 달의 기이한 현상》, 《태양과 달무리의 자취》, 《별의 기이한 현상》, 《흐르듯이 떨어지는 현상》, 제8권은 《구름과 기체》, 제9권은 《만물의 기이한 현상》(1), 제10권은 《만물의 기이한 현상》(2), 제11권은 《만물의 기이한 현상》(3), 제12권은 《만물의 기이한 현상》(4)로 되여있다.
《력상연혁》은 천체의 력수 즉 천체의 운행과 기후변화에 대한 연혁으로서 여기에서는 신라에서 사용한 《린덕력》, 고려에서 사용한 《수시력》, 《대통력》과 고려때 편찬한 《십정력》, 《칠요력》, 《현행력》, 《둔갑력》, 《태일력》, 조선봉건왕조에서 사용한 《대통력법》과 조선봉건왕조에서 만든 《천세력》에 대하여 소개하였으며 《하늘과 땅》에서는 해와 달, 별들의 자리길과 운행속도, 지구를 경도와 위도로 나누고 그에 해당하는 좌표를 밝히였다. 그리고 《칠정》에서는 해와 달, 별 등의 천체의 운동을 밝히였고 《항성》에서는 항성은 경성이라고도 하는데 그것이 항상 바뀌지 않으며 그 수는 예나 지금이나 같지 않다고 하면서 《한서》의 《천문지》와 《진지》, 《의상지》의 자료들을 주었다.
다음으로 《항성들의 황경과 황위, 적경과 적위표》에서는 별들의 자리길을 정하는데서 한양의 북극고도에 의거하여 표를 가지고 계산할데 대하여서와 28수와 거성 및 큰별의 절기에 대하여 표를 주어 밝히였고 《황도와 적도의 28수자리표》에서는 영조 갑자년(1744)에 새로 관측한 자리표를 주었으며 《황도와 적도우에서 12궁 별자리들의 경계》에서는 별자리들이 사귀는 도수에 대하여, 《북극고도》에서는 한양의 북극고도와 함께 부록으로 한양의 낮과 밤길이의 시간과 한양의 몽영한에 대하여 서술하였으며 《동서쪽으로 치우친 각도》에서는 우리 나라의 동서쪽으로 치우친 각도에 대하여 중국과 대비하여 밝히였고 《중성》에서는 24절기의 중성에 대하여 서술하였다.
다음으로 《의상》(1, 2)에서는 천문대와 천문관측기구의 구조와 작용원리, 해시계와 자동물시계의 원리와 구조에 대하여, 《분야》에서는 우리 나라가 어느 별자리에 들어있는가에 대하여 밝히였다.
다음으로 《일식》과 《달이 5성들을 가리우거나 접근한 현상》, 《5성들이 서로 가리우거나 접근한 현상》, 《5성들이 모이는 현상》, 《5성들이 항성을 가리우거나 접근한 현상》(상, 하), 《별이 낮에 나타나는 현상》, 《객성》, 《혜성》, 《하늘의 변동》, 《태양과 달의 기이한 현상》, 《태양과 달무리의 자취》, 《별의 기이한 현상》, 《흐르듯이 떨어지는 현상》, 《구름과 기체》 등의 항목들에서는 세나라시기부터 고려, 조선봉건왕조말기에 이르기까지의 천문기상관측자료들에 대하여 서술하였다.
다음으로 《만물의 기이한 현상》(1, 2, 3, 4)에서는 바람, 비, 서리, 눈, 무지개, 얼음, 우박, 안개, 이슬, 우뢰, 태양, 추위와 더위, 지진, 화산, 산과 강, 바다, 전염병, 사람과 짐승, 곡식, 초목 등 만물의 기이한 현상들을 구체적인 항목에 따라 자료적으로 서술하였다.
《상위고》에는 편찬자들의 계급적 및 시대적제한성으로 하여 다른 나라들의 서적들을 아무런 고려없이 그대로 받아들인 자료, 조선봉건왕조시기의 력대왕들을 신성화하고 그들의 업적을 찬양한 자료, 문헌의 편찬체계와 자료서술에서 과학성과 정확성이 담보되지 못한 부족점도 있지만 구체적인 항목들을 설정한데 기초하여 우리 나라의 천문, 기상관측자료로부터 력법과 천문대, 천문 및 기상관측기구들에 이르기까지 자세하게 서술되여있는것으로 하여 귀중한 사료적가치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