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선말은 표현이 매우 풍부하여 어떤 복잡하고 다양한 사상감정이든지 능히 섬세하게 나타낼수 있다.》 (
조선말은 표현이 매우 풍부하여 복잡하고 다양한 사상과 감정을 매우 섬세하게 나타낼수 있다. 우리 말 표현의 풍부성은 문장을 구성할 때 생략법이 활발히 리용되는데서도 찾아볼수 있다.
지난 시기 문법책들에서는 문장구성에서의 생략에 대하여 많이 언급했으며 일련의 연구론문들과 학위론문도 발표되였다. 그런데 이 연구들에서는 문장에서 생략되는 요소를 주로 문장성분에 국한시켰다.
문장구성에서의 생략방법은 문장을 구성할 때 문장의 의미를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일정한 요소를 없애서 보다 간결한 문장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것을 기호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ㄱ+ㄴ+ㄷ ①
→ ㄱ+ㄴ+(ㄷ) ②
문장 ①에서 ㄷ이라는 요소를 생략하여 만든 문장 ②를 생략구조의 문장 간단히 생략문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생략되는 요소 ㄷ은 많은 경우 문장성분일수 있으나 때로는 문장성분의 구성요소로 되는 단어일수도 있고 토일수도 있으며 보조적단어일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생략요소를 넓은 범위에서 보면서 생략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생략문구성방법을 몇가지 측면에서 보기로 한다.
생략문은 첫째로, 앞문장에서 이야기된 문장성분을 생략하는 방법으로 구성한다.
앞문장에서 이야기된 문장성분을 생략하는것은 입말에서뿐아니라 글말에서도 흔히 볼수 있다.
우선 주어가 쉽게 생략된다.
례: 길옆으로는 작은 시내물이 흘러가고 물안개가 피여오른다. 물가운데선 은대야같은 둥근 달그림자가 흔들흔들 어깨춤을 추며 사람을 따라온다. 어떤데선 살짝 수풀밑으로 숨었다간 다시금 나타난다. 모양이 기다랗게 늘어나기도 하고 번쩍번쩍 부스러져 흐르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물이 바다같이 잔잔한 곳에선 다시 둥그래져 벙실 웃는다. (장편소설 《석개울의 새봄》제1부)
제대되여 고향으로 돌아오는 소설의 주인공 창혁이가 시내가의 동뚝을 걷는 장면인데 산촌의 달밤이 눈에 보이는듯이 묘사되였다. 우의 문장들에서 줄을 그은 문장들이 주어가 생략된 문장들인데 여기에 주어를 다 넣으면 달밤의 정서가 자연스럽게 안겨오지 않고 지어 따분하게까지 느껴져 표현력이 그만큼 떨어지게 될것이다.
또한 주어밖의 성분들도 생략될수 있다.
이미 문법책들에서는 주어뿐아니라 보어나 기타 성분들도 생략된다는데 대하여 많이 언급하였다.
례: 이 책을 읽으시오. 그리고 다음주에 돌려주시오.
《전보가 왔어.》
《어디서?》
《집에서.》
첫째 례에서는 보어가 생략되였으며 둘째 례에서는 주어와 술어가 생략되였다.
생략문은 둘째로, 언어정황에 따라 듣는 사람이 리해할수 있는 요소를 생략하는 방법으로 구성한다.
언어정황속에서 듣는 사람이 알수 있는 내용을 생략하는것은 대화문에서 일반적인 문장구성방법으로 된다.
례:《어서 더 담아요.》
《아, 그러다 허리 상한대두.》
첫 문장에서는 《무엇을?, 어디에?》라는 물음에 대답하는 내용이 생략되였고 둘째 문장에서는 《누구의?》라는 물음에 대답하는 내용이 생략되였는데 문맥만 보고서는 생략된 내용을 알수 없다. 이 대화는 예술영화 《도라지꽃》에서 밤골 돌밭 토지정리를 할 때 송화와 광석이가 하는 말이다. 첫 문장은 송화가 광석에게 자기의 질통에 돌을 더 담으라고 하는 말이며 둘째 문장은 광석이가 돌을 더 담으면 송화의 허리가 상할가봐 하는 말이다. 대화에서는 이러한 생략이 자연스러우며 생략된 성분을 복구하면 순조로운 대화에 지장을 주게 된다.
생략문은 셋째로, 두 문장을 접속시켜 하나의 문장을 만들 때 같은 주어가 있는 경우 그중 하나를 생략하는 방법으로 구성한다.
문장을 접속시킬 때 주문과 부문에 같은 주어가 있을 때에는 어느 하나를 생략하여 주어가 하나인 문장을 만들게 된다.
* 두 문장이 이어져 하나의 문장을 이루는 경우 본래의 두 문장은 문장으로서의 독자성을 가지지 못한다. 복합문을 이루는 이 두 부분을 지난 시기 문법책들에서는 여러가지 용어로 불러왔다. 여기에서는 편의상 맺음술어가 있는 진술단위를 《주문》, 이음술어가 있는 진술단위를 《부문》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두 문장을 접속시킬 때 같은 주어를 생략하는 규칙은 병렬적인 접속과 종속적인 접속에서 다르게 적용된다. 이 차이는 주문의 주어가 생략되는가 부문의 주어가 생략되는가 하는데서 나타난다.
병렬적인 접속에서는 보통 주문의 주어가 생략된다.
례: 영수는 공부도 잘한다. + 영수는 체육도 잘한다.
→ 영수는 공부도 잘하고 체육도 잘한다. ○
→ 공부도 잘하고 영수는 체육도 잘한다. ×
종속적인 접속의 경우에는 주문의 주어가 생략될수도 있고 부문의 주어가 생략될수도 있다.
례: 옥이는 새로 나온 소설책을 사려고 한다. 옥이는 책방에 들렸다.
→ 옥이는 새로 나온 소설책을 사려고 책방에 들렸다. ○
→ 새로 나온 소설책을 사려고 옥이는 책방에 들렸다. ○
생략문은 넷째로, 병렬 또는 병립된 단위들에 공통요소가 있는 경우 그중 하나를 생략하는 방법으로 구성한다.
례: 함경북도돌격대와 평안북도돌격대에도 이런 혁신자들이 무수하다.
우리 인민은 투쟁에서, 전진에서 보람을 찾는다.
첫째 문장의 병렬된 단위에서는 단어 《돌격대》가 공통요소이며 둘째 문장의 병립된 단위에서는 여격토 《에서》가 공통요소이다. 이러한 문장들에서 공통요소들중의 하나를 생략하면 보다 간결한 문장을 만들수 있다.
함경북도, 평안북도돌격대에도 이런 혁신자들이 무수하다.
우리 인민은 투쟁과 전진에서 보람을 찾는다.
공통요소생략을 기호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ㄱㄷ+ㄴㄷ → (ㄱ+ㄴ)ㄷ
(1)(2)
여기에서 (1)은 공통요소(ㄷ)가 있는 문장을 표시하며 (2)는 공통요소가운데서 하나가 생략된 문장을 표시한다. 생략되는 공통요소 ㄷ은 토일수도 있고 보조적단어일수도 있으며 자립적인 단어일수도 있다.
우선 토가 공통요소로 되여 생략될수 있다.
조선어에서는 대부분의 토가 공통요소로 쓰인다.
토가 공통요소로 되는 경우에는 문장구성과정에 공통요소가운데서 앞의 요소가 생략된다.
례: 탁아소를, 유치원을 새로 건설하였다.
→ 탁아소와 유치원을 새로 건설하였다.
여기에서는 대격토가 공통요소로 되였다. 다른 격토들도 공통요소로 될수 있으며 그밖의 토들도 대부분 공통요소로 될수 있다.
례: 병진의 재부가 늘어날수록, 승리의 래일이 다가올수록 우리는 제정신을 더욱 가다듬어야 한다.
→ 병진의 재부가 늘어나고 승리의 래일이 다가올수록 우리는 제정신을 더욱 가다듬어야 한다.
례: 얼마나 문화적인, 리상이 높은 인민인가!
→ 얼마나 문화적이며 리상이 높은 인민인가!
우의 첫째 실례에서는 상황토가 공통요소로 되였으며 둘째 실례에서는 규정토가 공통요소로 되였다.
우리 말에서는 상토를 제외한 모든 토들이 이러한 공통요소로 되여 생략될수 있다.
또한 보조적단어가 공통요소로 되여 생략될수 있다.
우리 말에서 보조적단어들은 관용구적으로 쓰이면서 문법적의미를 나타내는데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보조적단어들이 문장안의 병렬, 병립된 단위들에서 공통요소로 쓰이는 경우 토와 같이 앞의것을 생략하여 보다 간결한 문장을 만들수 있다.
례: 우리 청년들의 발걸음은 포부로 하여, 리상으로 하여 우렁차다.
→ 우리 청년들의 발걸음은 포부와 리상으로 하여 우렁차다.
또한 자립적인 단어가 공통요소로 되여 생략될수 있다.
단어나 단어결합이 공통요소로 되는 경우에는 공통요소가운데서 앞의 요소가 생략될수도 있고 뒤의 요소가 생략될수도 있다.
본래의 문장에서 공통요소가 병렬된 단위들의 뒤에 각각 위치했다면 그 공통요소가운데서 앞의 요소가 생략된다.
례: 세포지구와 평강지구, 이천지구에 방목도로를 비롯한 천수백km의 도로가 새롭게 형성되였다.
→ 세포, 평강, 이천지구에 방목도로를 비롯한 천수백km의 도로가 새롭게 형성되였다.
본래의 문장에서 공통요소가 병렬된 단위들의 앞에 각각 위치했다면 그 공통요소가운데서 뒤의 요소가 생략된다.
례: 이것이 우리의 포부이고 우리의 의지이다.
→ 이것이 우리의 포부이고 의지이다.
어떤 문장에서는 토와 보조적단어, 자립적인 단어가 함께 생략될수도 있다.
례: 진취적으로 사고하고 진취적으로 행동하는것은 당의 요구, 인민의 요구이다.
→ 진취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것은 당과 인민의 요구이다.
인민의 존엄을 위하여, 인민의 행복을 위하여 총대를 추켜들고 닻을 올린 조선혁명이다.
→ 인민의 존엄과 행복을 위하여 총대를 추켜들고 닻을 올린 조선혁명이다.
이와 같이 공통요소생략규칙에서는 토나 보조적단어, 자립적인 단어들이 제한없이 공통요소로 될수 있다. 이것은 해당 문체에 보다 알맞는 문장구조를 자유롭게 선택할수 있는 우리 말 표현의 풍부성이며 우수성이다.
우리 말에서는 공통요소를 병렬, 병립된 매 단위들에서 반복하여 표현하는것보다 공통요소를 생략하는것이 더 일반적인 문장구성법으로 되고있다.
공통요소를 생략하지 않으면 병렬, 병립된 단위들이 하나하나 강조되고 공통요소를 생략하면 문장이 보다 간결하고 순탄해진다.
례: 우리 군대에게 있어서, 우리 인민에게 있어서 선군절은 더없이 귀중한 혁명적재부이다.
→ 우리 군대와 인민에게 있어서 선군절은 더없이 귀중한 혁명적재부이다.
그러므로 특별한 표현적효과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조건에서는 공통요소를 생략하여 간결한 문장을 만들게 된다.
이상에서 우리는 생략문을 구성하는 방법에 대하여 몇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그러나 이것은 생략문구성방법에 대한 충분하고도 전면적인 연구라고는 볼수 없다.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더욱 심화시켜 표현적요구에 보다 알맞는 문장을 구성하는데 적극 기여하여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