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력사는 오랠수록 빛이 나며 력사유적유물은 원상대로 보존될수록 더 가치가 있는 법입니다.》
력사유적유물들은 선조들이 투쟁과 창조적활동을 통하여 이룩한 귀중한 유산이며 후세에 길이 전해갈 민족의 재부이다.
《현은산일기》는 조선봉건왕조 명종, 선조때 봉건관리였던 현적복의 개인일기책으로서 가치있는 민족고전의 하나이다.
민족의 력사를 귀중히 여기시고 빛내주신
《현은산일기》는 필자자신이 수십년동안 체험하고 목격한 생활, 가정생활로부터 사회생활에 이르는 다종다양한 사실들을 구체적으로 기록한것으로 하여 여기에는 16세기 당시의 력사, 문화, 세태풍속 등과 관련된 자료들이 풍부하게 수록되여있다.
《현은산일기》는 임진조국전쟁을 전후한 시기인 1558년부터 1600년까지 근 43년간 씌여진 개인일기로서 당시의 시대상을 매우 폭넓고 다양하게 반영하였을뿐 아니라 다른 옛날책들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구체적이고 희귀한 자료들로 하여 조선인민의 중세 반침략 및 반봉건투쟁사와 16세기 지방통치제도를 비롯한 여러 부문의 력사연구에 이바지할수 있는 가치있는 민족고전의 하나로 된다.
일기의 체계는 본기와 별기부분으로 구분되여있다.
본기부분에는 저자의 일상적인 개인사생활과 자기와 련계를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를 주로 서술하였다면 별기는 본기의 끝부분에 첨가한 부분으로서 그 내용은 대체로 저자의 사생활에서 특기할 사실, 다른 사람들은 물론 가까운 가족성원들에게도 보여줄수 없는 극히 사사로운 일들, 그리고 국가 및 사회, 자연현상 등에 관한 사항들이다.
별기부분은 본기보다 비교적 많은 분량을 주면서 구체적으로 기록하고있다. 그러나 기록하지 못한 날도 있다.
《현은산일기》는 본기부분보다 별기부분에서 더 흥미있는 자료들을 많이 찾아볼수 있다.
《현은산일기》는 시기상 크게 3개부분으로 나누어 분석할수 있다.
첫째 부분은 임진조국전쟁이전시기 즉 1558년부터 1592년초까지인데 여기에는 일기의 저자인 현적복이 황해도 연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던 때와 한양에서 생활하던 때 그리고 경기도 하양현과 평안도 은산현에서 현감벼슬을 하던 때의 일기가 기록되여있다.
둘째 부분은 임진조국전쟁시기인데 여기에는 그가 전쟁초기부터 평안도 개천 등지에서 생활하던 때와 그후 고향으로 돌아와서 살던 때에 쓴 일기가 기록되여있다.
셋째 부분은 임진조국전쟁이후시기로서 여기에는 고령에 이른 그가 연안에서 여생을 보내면서 독서도 하고 시, 야사, 전기 등을 창작하던 때에 쓴 일기가 기록되여있다.
《현은산일기》에 수록된 자료들은 일기체로 씌여진 특성으로 하여 신빙성이 있으며 학술적가치가 크다.
《현은산일기》는 개인일기책으로서 지금으로부터 500여년전에 생존한 인물인 저자자신이 수십년동안 체험한 구체적인 가정생활로부터 사회생활에 이르는 다종다양한 사실들을 솔직하게 그리고 정서적으로 기록되여있다.
특히 16세기 당시의 력사, 문화, 세태풍속 등과 관련한 다른 책들에서는 볼수 없는 희귀한 자료들이 풍부하게 수록되여있는것으로 하여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크다.
《현은산일기》의 내용에서 본질적결함은 일기에 봉건통치배들의 계급적리해관계를 반영하고있는것이다.
《현은산일기》가 봉건통치배들의 계급적리해관계를 반영하고있는것은 농민폭동과 그 지휘자들에 대한 립장과 태도에서 더욱 뚜렷이 찾아볼수 있다. 저자는 량반통치배들의 편에 서서 농민폭동을 나라의 정상적발전을 가로막을뿐만 아니라 나라를 망하게 하는 행동으로 보면서 그것을 적대시하였다. 그는 1560년에 황해도일대를 중심으로 힘차게 벌어진 림꺽정농민봉기를 비롯하여 임진조국전쟁시기에 충청도에서 일어난 《리몽학의 란》과 16세기 후반기 도처에서 줄기차게 벌어진 농민폭동에 대하여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였으며 농민폭동군을 《적》, 《도적》, 《토적》, 《화적》으로 단정하였다.
그리고 일기의 어떤 곳에서는 악질적인 봉건통치자들의 죄행을 폭로하기도 하고 노비들을 비롯한 하층신분 인민들을 어느 정도 동정한 내용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 내용의 전반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그것은 결국 봉건제도를 옹호하고 공고히하기 위한것이였다.
또한 저자 역시 다른 봉건통치배들과 마찬가지로 적지 않은 노비들을 가지고 부려먹던 봉건량반이였던것만큼 그의 일기책 《현은산일기》에서는 서술전반을 통하여 봉건통치계급의 안일하고 유흥적인 사상감정과 현실도피적인 인생관이 그대로 반영되게 되였다.
그의 이러한 계급적제한성은 이 일기의 갈피갈피에 그대로 고스란히 반영되여있다.
특히 《현은산일기》에는 저자 자신을 포함하여 무위도식하는 반동적지배계급의 부패타락한 생활을 보여주는 내용들이 적지 않으므로 반드시 비판적견지에서 보아야 한다.
이상과 같이 《현은산일기》는 16세기 후반기의 봉건사회상을 다방면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일기유산으로서 그 저술기간의 장구성과 문헌적면모의 방대성으로 보나 반영하고있는 내용의 풍부성과 생동성으로 보나 조선의 대표적인 일기문학유산의 하나라고 말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