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연구

민족적정서가 깃들어있는 조선베개

 2020.4.2.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오랜 력사를 통하여 형성되고 발전풍부화된 조선사람의 민족적생활풍습가운데는 좋은것이 많습니다.》 (김정일전집》 제6권 392페지)

우리 인민이 창조한 우수한 생활풍습가운데는 조선사람의 기호와 취미에 맞게 만들어지고 리용된 베개도 있다.

베개는 사람들이 누울 때 머리밑에 받치는 물건의 하나로서 만들기도 쉽고 실용적으로 의의가 있는것으로 하여 즐겨 리용된 침구류의 하나이다.

우리 나라에서 베개는 이미 오래전부터 리용되여왔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랜 베개유물은 백제 무녕왕무덤(6세기전반기)에서 나온 나무베개이다. 이 베개는 통나무를 다듬어만든것인데 가운데의 웃부분을 우묵하게 도려내여 머리를 올려놓기 편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앞면에는 련꽃, 룡, 봉황 등을 여러가지 색갈로 섬세하게 그려놓았다. 이 유물은 세나라시기에 우리 인민들이 베개를 리용하였으며 베개에 장식을 하는 풍습을 가지고있었다는것을 보여준다.

고려시기에도 베개는 우리 인민의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하나의 침구로 사용되였다.

1123년 송나라사람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는 이 시기 조선베개의 량쪽마구리를 수놓아 장식한 베개모가 널리 리용된데 대하여 기록하고있다.

이것은 천으로 만들어진 조선베개의 베개모에 대한것으로서 당시 실용성과 장식성을 부여한 조선베개가 사용되고있었다는것을 말해준다.

조선봉건왕조시기에 이르러 베개는 더욱 다양하게 발전하였다.

화각봉황무늬베개모
화각봉황무늬베개모
자개박이 범무늬베개모
자개박이 범무늬베개모
베개모
베개모

조선봉건왕조시기의 베개에는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가에 따라 나무로 만든 목침, 자기로 만든 도침, 등나무줄기로 만든 등침, 참대살로 만든 죽침, 장석으로 만든 석침이 있었으며 베개속에 무엇을 넣었는가에 따라 향을 넣을수 있는 서랍이 붙은 퇴침, 낟알을 넣은 곡침, 솜을 넣은 면침이 있었다. 그리고 옥, 비취, 산호, 호박 등으로 장식하거나 천에 수를 놓아 장식한 베개도 널리 사용하였다.

우리 인민들이 리용하여온 여러가지 베개중에서 가장 널리 리용된것은 천으로 만든 조선베개였다.

천으로 만든 조선베개는 베개통과 베개마구리, 베개잇으로 되여있다.

베개통은 흰 면천으로 주머니를 만들고 그속에 벼겨나 풀 등을 넣고 량쪽끝을 쭈그려 마무리하고 거기에 둥근 마구리를 붙여만든것이다.

천베개를 만들면서 우리 인민들은 베개통의 속감에 자기의 념원과 지향이 담겨지도록 하였다.

베개통의 속감으로는 흔히 메밀이나 벼의 껍질, 쌀겨, 결명자, 록두, 말린 국화, 쑥, 쌀 등을 넣었는데 메밀이나 벼껍질은 머리의 혈액순환에 좋으며 록두, 결명자, 국화 같은것들은 머리를 가볍게 하고 눈을 밝게 해주며 쑥은 살균도 하고 고혈압에도 특효가 있는것으로써 사람들의 건강장수에 좋은것들이였다. 여기에는 베개 하나를 리용하여도 건강과 장수에 이바지되도록 하려는 우리 인민들의 념원이 잘 반영되여있었다.

베개마구리는 조선베개의 량옆에 붙이는 베개모를 말하는것이다.

베개모에는 장식재료와 장식무늬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었다.

우리 인민들이 만들어 리용한 베개모는 그 형태에 따라 둥근것, 네모난것, 여덟모난것 등이 있었고 장식재료에 따라 수베개모, 자개박이베개모, 화각베개모, 옥베개모, 나무베개모 등이, 장식무늬에 따라 십장생모, 봉황모, 쌍룡모, 원방모, 수복모 등이 있었다.

여러가지 베개모가운데서 제일 널리 리용된 베개모는 수를 놓아 만든 수베개모였다.

수베개모에 장식된 무늬는 룡, 봉황, 범, 사슴, 학, 원앙, 소나무, 참대, 불로초, 바위, 물결, 해, 달, 글자 등과 같이 행복과 장수, 부귀 등 당시 사람들의 소망을 담고있는것들이였다. 그러므로 이러한 무늬들은 베개의 용도에 따라 적중하게 장식되였다.

신혼부부가 쓰는 베개모에는 봉황, 원앙과 같이 부부간의 사랑과 화목의 뜻을 담은 무늬들이 새겨졌고 어린이가 리용하는 베개모에는 매화, 모란, 《수-壽》, 《복-福》글자 등 앞날의 행복과 아름다움, 순결함과 건강을 바라는 어머니들의 념원과 지향이 담겨지도록 하였다.

이에 대하여 송나라사람 서긍은 고려의 수베개모에 놓아진 무늬가 매우 정교하였다고 감탄해마지 않았다.

수베개모가운데서 무늬배렬이 독특하고 장식이 잘 된 베개모는 십장생문베개모, 원앙문베개모, 봉황문베개모이다.

십장생문베개모는 중심에 《壽》 또는 《福》자를 새긴 다음 2㎝정도 되는 너비로 원구획을 두르고 그안에 십장생의 열가지 무늬를 배렬하였다.

십장생(十長生)은 해, 구름, 산, 물, 소나무, 참대, 불로초, 거부기, 학, 사슴 등 장생불로를 상징하는 몇가지 자연물상을 말한다.

십장생은 원래 해, 달, 구름, 거부기, 사슴, 소나무, 학 등이였으나 시대에 따라 그 내용과 형식이 달리 표현되기도 하였다.

13세기의 십장생에는 해, 구름, 돌, 물, 소나무, 참대, 불로초, 학, 거부기, 사슴 등이 형상되여있었고 18세기에는 그전의 십장생에서 물이 빠지고 그대신 산, 복숭아나무, 련꽃, 산호초, 모란, 해당화 등을 형상하기도 하였다.

베개모에는 이러한 십장생무늬를 검은색이나 푸른색으로 된 글자무늬와 대조되게 밝고 환한 분홍색, 붉은색, 노란색, 연한 푸른색, 풀색, 흰색 등으로 수놓음으로써 조선사람들의 미적정서와 예술적재능을 잘 나타내고있었다.

특히 원앙문베개모와 봉황문베개모는 부부의 사랑과 화목, 행복한 가정생활을 주제내용으로 삼고 이것을 한쌍의 원앙새와 새끼봉황을 거느린 어미봉황에 비유하여 자연환경과 잘 어울리게 형상하고있다. 그리고 원앙문베개모와 봉황문베개모에서 련꽃송이와 원앙새, 어미봉황과 새끼봉황들을 솜을 통통히 넣어 두드러지게 장식한것은 묘사대상과 생활용품의 특성에 맞게 무늬를 장식하려는 우리 인민들의 예술적재능도 잘 보여주고있다.

지난 시기 우리 인민들은 어린이들의 머리를 고이는데 쓰는 작은 베개에도 여러가지로 장식을 한 베개모를 만들어 리용하였다.

어린이베개모는 갖가지 색천쪼각을 잣모양 또는 꽃잎모양처럼 접어서 수십개 무어 만들었고 중심에 국화꽃송이를 련상케 하는 간단한 무늬를 수놓았다.

베개모는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들어져 모든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였는데 특히 시집갈 처녀들이 례장품의 하나로 준비하면서 더욱 장려되고 광범하게 만들어지게 되였다.

조선베개의 베개잇은 보통 흰색갈의 천으로 하는것이 일반적이였으나 이불이나 방안조화에 맞추어 하늘색이나 미색, 연분홍색 등으로 하였다.

베개잇은 원래 한겹의 흰천을 베개에 덧씌워 베개가 덞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것으로 생겨난것이였는데 사람들의 위생관념과 미적요구가 높아지면서 그것을 비단천으로 만들고 한면에 여러가지 모양의 수를 놓거나 실을 뽑아 아름답게 장식하기도 하였다.

이와 함께 붉은색과 푸른색 또는 풀색비단바탕에 십장생무늬와 모란꽃, 련꽃, 국화꽃, 나비, 원앙새 등을 수놓고 테두리에 잣모양처럼 접어 만든 색천쪼각을 붙여 아름다움을 돋구어주기도 하였다.

이러한 베개잇은 침구를 깨끗하면서도 알뜰하게 다루는 우리 인민들의 생활풍속을 잘 보여준다.

이처럼 조선베개에는 우리 인민들의 뛰여난 지혜와 깨끗하고 문명한 생활을 하여온 우리 민족의 생활풍습이 반영되여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