력사소설의 이야기줄거리조직에서는 실재한 력사적사건을 옳게 보여주면서도 이야기줄거리를 문학적으로 조직하는 문제가 중요하게 나선다.
력사소설창작에서는 실지로 진행된 과거의 력사적사건사실을 시인한 기초우에서 그 력사적사건을 인간학적인 이야기로 전환시켜야 할 어려운 문제가 나서게 된다.
문학은 인간학이다. 실재한 력사적사건이나 사실을 사건발전과정을 따라 아무리 감칠맛있게 그린다고 하여도 력사기록적인 성격의 글에서 벗어날수 없다. 력사적사건사실은 명실공히 인간의 운명문제에 대한 이야기, 인간의 운명변화에 대한 이야기로 전환될 때 문학화될수 있다.
력사적사건을 인간학적이야기로 전환시킨다는것은 력사적사건을 의의있는 인간학적문제를 내포하고있는 극적인 이야기로, 인간의 성격의 변화와 발전으로 이루어진 인간의 운명발전이야기로 새롭게 재현한다는것을 말한다.
《소설에는 반드시 일정한 문학적인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소설에는 반드시 일정한 문학적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소설은 이야기문학이다. 소설의 이야기는 생산실무적인 범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운명문제가 내포되여있는 극적인 이야기로 되여야 하는데 이것을 바로 문학적이야기라고 한다.
고려시기 력사적인물인 문익점에 대한 력사자료에는 애국적인 관료인 문익점이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목화씨 10알을 힘들게 구하여 붓대속에 감추어가지고 조국에 돌아온 이야기, 고향인 진주지방에서 장인 정천익과 함께 목화를 심어 애지중지 가꾸었지만 겨우 한그루만이 살아남아 그 씨앗을 마을농민들에게 나누어주어 널리 재배하도록 한 이야기 등이 기록되여있다.
문익점의 애국적인 행위를 보여주는 매우 충격적이고 감동적인 력사적사실자료이지만 목화씨를 조국에 들여오느냐 마느냐, 목화재배에서 성공하느냐 마느냐 하는 이야기는 생산실무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료의 이야기가 곧 소설의 이야기로 될수는 없다.
이 이야기를 인간학적인 이야기로 전환시키자면 력사적사실에 기초하여 의의있는 인간문제를 탐구해내야 하며 그에 기초하여 문학적이야기를 발견해내야 한다.
단편력사소설《갑신년의 사신》에서는 문익점이 반역죄인의 루명을 쓰고도 스스로 조국으로 돌아오는 운명적인 계기만을 선택하여 그 어떤 순간에도 절대로 조국을 배반하지 않을수 있는 사람만이 민족사에 남는 애국적공적을 이룩할수 있다는 주제를 제기하고 부귀영화를 누릴수 있는 길이 아니라 죽음이 기다리는 조국행을 택하는 운명적인 이야기로 문학적이야기로 설정하였다.
문학적이야기는 이야기줄거리와도 구별되는 개념이다.
일부 작가들속에서 문학적이야기를 이야기줄거리를 줄여서 표현한 개념으로 리해하는 편향도 있다.
이야기줄거리를 함축하면 누가 누구와 어떤 목적으로 무엇을 어찌어찌하였다는 식으로 해당 소설에 국한된 구체적인 줄거리의 개요가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그대로 문학적이야기로 정립되는것은 아니다.
소설의 문학적이야기는 보통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된다. 이야기줄거리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함축하여 이야기하면 문학적이야기로 되는것이 아니라 작가의 문학적의도를 간결한 극적인 이야기의 모양새로 집약화하여 표현한것이 문학적이야기이다. 그래서 이야기줄거리가 꼭같은 소설은 절대로 있을수 없지만 문학적이야기가 류사한 소설은 간혹 존재하는것이다.
실례로 원쑤의 가문의 청춘남녀가 사랑하는 문학적이야기는 많은 변종의 여러 작품들을 낳았다. 그러나 문학적이야기가 류사하다고 하여 그 작품들의 이야기줄거리가 다 같은것이 아니며 오히려 판이한 개성을 가지고있다.
물론 원칙적으로 문학적이야기는 작품마다, 소설마다 발견될수록 좋다.
그러나 문학적이야기는 상대적으로 능동적으로 활용될수 있다.
보통 창작가들은 어떤 소설을 쓰려고 하는가 하는 물음에 문학적이야기로 대답한다. 그것은 문학적이야기에 소설의 문학성을 규제하는 인간문제와 극이 내재되여있기때문이다. 문학적이야기를 들으면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저 하며 어떤 흥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지겠는가를 예상할수 있다.
력사소설창작에서 문학적이야기는 력사적사건, 사실을 보다 의의있고 흥미있게 전달하는 방향에서 탐구된다.
그러면 력사적사건을 기초로 하여 문학적이야기를 어떻게 탐구하겠는가.
력사소설의 문학적이야기의 탐구에서 나서는 방도는 무엇보다도 력사적사건, 사실의 극적인 요소를 인간을 중심으로 해부하여 인간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 인간학적인 이야기를 탐구해내는것이다.
문학적이야기는 극적인 이야기이다.
극적인 이야기란 정상적인 생활의 흐름이 깨여지고 예상이 뒤집히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의미한다.
력사소설을 창작할 때 작가는 자기의 머리속에서 문학적이야기를 고안해낼것이 아니라 력사적사건속에서 찾아내야 한다.
력사적사건에는 극적인 요소들이 내재되여있다.
력사적사건이 안고있는 다양한 극적인 요소들가운데서 그 력사적사건을 규정지을수 있는 중핵적인 극적요소를 찾아내여 그것을 하나의 간결한 이야기로 규정지어야 한다.
극적인 력사적사건을 분석함에 있어서 력사적사건의 극적인 변화를 안아온 인간성격의 변화에 초점을 집중하는것이 중요하다.
력사적사건이 사건의 변화가 아니라 인간의 운명의 변화로 될 때 문학적이야기로 될수 있다. 인간학적이야기로 되자면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인간의 운명발전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로 되여야 한다.
극적인 력사적사건 자체가 력사소설의 문학적이야기로 그대로 들어올수 없는 리유가 여기에 있다.
력사적사변들만 놓고보더라도 대체로 당대 시대에 특기할 충격적이며 극적인 사건들로 되지만 그것을 그대로 옮겨놓는다고 문학적인 이야기로 되는것은 아니다.
력사소설창작에서는 력사적사건에 기초하여 실재한 력사적인물의 극적인 성격에서 문학적이야기를 발견해내야 한다.
력사에는 자기의 정상적인 성격론리와 다르게 행동하는 력사적인물의 행위가 기록되여있는 경우가 있다. 다시말하여 인물의 성격에서 질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력사적사건이 존재한다.
이 경우에 력사적인물의 극적인 성격변화를 전제로 문학적이야기를 탐구할수 있다.
어떠한 인물이 판이한 어떤 성격의 인물로 변화되는 이야기는 극적인 이야기로 되며 이 성격의 급격한 변화의 요인이 사회적문제로 될 때 문학적이야기로 될수 있다.
력사적사건에서 문학적이야기를 도출해내는데서 중요한것은 력사적인물의 성격의 핵을 이루는 사상정신세계의 질적인 변화에서 문학적이야기를 탐구하는것이다.
력사적인물이 정상적인 생활흐름에서 탈선했다는것은 그렇게 행동하지 말아야 할 인물이 그렇게 행동했다는것, 절대로 그렇게 행동할수 없는 인물이 그것을 시행했다는것을 의미한다.
력사적인물이 정상적인 생활흐름에서 벗어나게 된데는 여러가지 리유가 작용할수 있다.
력사적인물의 정상생활흐름에서의 탈선이 인물의 우연적인 행위가 아니라 사상의 변화로부터 오는 필연적인 행위일 때 인물성격의 변화는 문학적이야기로 정립될수 있다.
변화되기 전의 성격과 변화된 후의 성격의 대비속에서 그 성격적변화의 근원이 사회정치적성격을 띨 때, 다시말하여 사회적문제가 낳은 성격의 질적인 변화일 때 인물성격의 변화를 하나의 문장으로 정립하여 문학적이야기로 내세울수 있다.
임진조국전쟁시기 왜적을 짓부시기 위한 싸움을 선두에서 이끈 사람들가운데는 리순신과 같은 무관들이 있는가하면 특이하게 서산대사나 사명당과 같은 중들도 있었다.
서산대사는 불교교리를 깊이 연구하여 1549년(명종 4년)에 승과에 합격하였으며 벌써 30대에 선종계렬의 이름 높은 학자중으로 되여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게 되였다. 1592년 임진조국전쟁이 일어 나자 묘향산에 있던 그는 전국 승려들에게 의병투쟁에 나설것을 호소하였다. 전국의 수많은 중들이 이에 호응하여 투쟁에 나서자 그는 순안 법흥사에서 약 1 500명의 승병들로 의병부대를 조직하고 왕명으로 8도16종도총섭(총대장)이 되였다. 그는 70살도 넘은 고령이였으나 승병을 거느리고 평양으로 진군하여 평양탈환전투에도 참가하였다. 승병들은 모란봉의 적진을 공격하여 그 일부를 점령함으로써 아군의 전투작전에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였다.
이것은 서산대사에 대한 력사기록의 함축이다.
서산대사가 고령의 몸으로 왜적을 쳐부시는 싸움의 선두에서 승병을 이끈것은 기이하고 극적인 이야기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극적인것은 원쑤들을 무자비하게 족치는 싸움의 선두에 서있는 사람이 다름아닌 살생을 금하는 중이였다는 사실이다.그것도 그는 보통 승려가 아니라 선과 덕망을 겸비하고 시재가 뛰여난것으로 하여 불교계에 이름높은 거물이였다.
그러나 나라에 전란이 닥쳐 강토가 백성들의 피로 물들고 귀중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왜적의 총칼에 맞아 숨지는것을 불승이라고 하여 앉아서 보고만 있을수 없었다.
하여 서산대사는 승병들에게 의병투쟁에 나설것을 호소하고 자신이 직접 승려의 몸으로 도총섭(총대장)이 되여 의병부대를 이끌었다.
이것은 나라에 위험이 닥쳐왔을 때 서산대사의 내심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음을 말해준다. 바로 이 심리에서의 극적인 변화를 장편력사소설《서산대사》의 문학적이야기로 설정하였다.
즉 이 소설의 문학적이야기는 한생 살생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교하던 불교계의 로승이 외적을 치는 싸움을 호소하고 앞장에 나서는 이야기이다.
어진 중생을 위해서라면 살생도 살생이 아니라 오히려 불보살의 자비로 된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는 산중의 중도 다를바 없어야 한다, 이것이 서산대사가 내세우는 새로운 계률이며 주장이다. 바로 이러한 원형인물의 성격의 극적인 변화가 곧 이 소설의 문학적이야기로 설정되였다.
력사소설창작에서 력사적인물이 성격적모순으로 하여 겪게되는 곡절을 한마디로 함축하여 문학적이야기로 제시할수 있다.
문학적이야기는 인간의 운명문제가 걸려있는 극적인 이야기이다.
사회가 빚어낸 력사적인물의 운명적곡절은 문학적이야기의 바탕으로 된다.
력사적인물이 운명의 곡절을 겪게 되는것은 사회와 력사적인물의 지향간의 모순, 력사적인물이 안고있는 심리적모순에 기인된다.
이러한 모순은 력사적인물의 인생행로가 순탄치 못하게 장애를 논다.
력사적인물의 지향은 진보적이고 긍정적이나 사회제도나 질서가 그것을 허용하지 않거나 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 해당 인물의 운명은 파란많은 곡절의 길을 걷게 된다.
력사적인물의 운명에 심각한 곡절이 내포되여있을 때, 그리고 그 곡절이 해당 사회가 빚어낸 비극으로 될 때 그러한 곡절에 찬 인생을 하나의 이야기로 정립하여 문학적이야기로 설정할수 있다.
실례로 력사적인물 최익현은 봉건충군사상에 물젖은 세계관적 및 시대적제한성으로 하여 희생된 비극적인 인물이다.
최익현은 상소투쟁을 잘하기로 소문난 인물이다.
최익현은 당시 대원군정치에서 잘못된 점은 어김없이 상소를 올렸다. 최익현의 상소운동의 기저에는 왕에 대한 믿음, 절대적인 봉건충군사상이 놓여있었다.
그러나 애국심이 강한 최익현이 《강화도조약》을 반대하여 상소투쟁을 할 때에도, 매국적인 《을사5조약》의 날조를 반대하여 상소투쟁을 할 때에도 황제는 언제나 묵묵부답이였다.
최익현은 칠순이 넘는 백발의 나이에 상소투쟁을 집어던지고 마침내 칼을 들고 의병투쟁에 나선다.
그런데 뜻밖에도 왜놈《토벌》대와 함께 관군이 최익현의 의병대를 향하여 쳐들어온다. 의병대의 운명이 위태롭게 되고 최익현 자신의 목우에 칼날이 떨어지게 된 이 순간에조차 최익현은 관군과 싸우는것은 황제를 거스르는것이라고 생각하며 싸움을 포기하고 스스로 칼을 놓는다.
관군에게 체포되여 압송된 최익현은 그때까지도 황제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황제를 알현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친일괴뢰정부는 끝내 최익현을 일본헌병대에 넘겨버리였고 일본헌병대는 비밀리에 그를 쯔시마로 압송해갔다.최익현은 쯔시마에서 73살의 고령의 몸으로 단식으로서 순국하였다.황제를 굳이 믿은것으로 하여 최익현도, 그의 의병대의 운명도 비극으로 끝났다.
봉건유생 최익현이 안고있던 모순, 그것은 철저한 봉건유교사상에 물젖어 무턱대고 황제를 절대화하는 충의심과 황제가 현존해있는속에서도 과급적으로 빚어지는 망국사태에 대한 의혹간의 충돌이였다.
최익현은 이 모순을 끝끝내 해소하지 못한것으로 하여, 황제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과 충의를 버리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황제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것으로 하여 목숨을 잃는 인물이다.
이러한 력사적인물의 성격적특성으로부터 단편력사소설《을사년 이듬해》에서는 최익현이 그토록 믿어 기대했던 황제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이야기, 다시말하여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반당하는 이야기로 문학적이야기를 설정하였다.
이와 같이 력사소설창작에서는 극적인 력사적사건, 사실을 인간을 중심으로, 인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로 전환시켜 문학적이야기를 탐구할수 있다.
력사소설의 문학적이야기의 탐구에서 나서는 방도는 다음으로 력사적사실에 기초하여 주제를 발견한 다음 주제를 가장 선명하고 충격적으로 전달할수 있는 극적인 이야기를 발견해내는것이다.
문학적이야기는 대체로 크게 두가지방향에서 탐구된다. 하나는 소재에 문학적이야기가 내재되여있는 경우 소재의 극적인 요소를 파헤쳐 문학적이야기를 확정하는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소재속에서 주제를 발견한 다음 그 주제를 가장 인상깊고 명백하게 전달할수 있는 문학적이야기를 정립하는 경우이다.
문학적이야기는 작가가 말하고저 하는 주제를 선언적으로가 아니라 감정정서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할수 있게 한다. 같은 주제사상도 어떤 이야기에 태우는가에 따라 그에 대한 감흥이 많이 좌우되게 된다.
력사소설창작에서는 력사적사건사실에 기초하여 문학적이야기를 주제를 가장 정확하고 선명하게 전달할수 있도록 탐구하는것이 중요하다.
문학적이야기는 주제를 구체적인 인간의 이야기로 달리 표현한것이라고도 할수 있다. 작가는 어떤 이야기에 이 주제를 태워야 작가가 말하고저 하는 주장이 정확히 전달될것인가를 고심하여야 한다.
문학적이야기를 탐구한 다음 왜 정상생활의 흐름에서 벗어난 이러한 극적인 이야기가 생겨났는가 라는 물음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해답이 작품의 주제로 맞아떨어지면 문학적이야기의 방향을 정확히 잡은것으로 된다.
장편력사소설《높새바람》에서 작가가 내세운 주제는 누가 목숨바쳐 왜적의 란을 평정하고 강토를 지켜냈는가 하는 력사의 물음이다. 소설은 소위 나라를 대표하고 통치한다는 봉건통치배들은 나라의 권익은 안중에 없이 원쑤들과도 서슴없이 손을 잡고 개인의 리속만 차리는 나라의 역적들이며 착취받고 압박받는 인민대중이야말로 진정으로 피를 바쳐 강토를 지켜내는 애국자들이라는 사상을 피력하였다. 작가는 이러한 주제사상이 극적인 형상속에서 부각될수 있도록 문학적이야기를 탐구하였다.
즉 왜인들을 몰아낼 《현명한》왕을 내세웠더니 왜인들의 더 성행하여 백성들 자신이 왜적과의 싸움에 나서는 이야기를 문학적이야기로 내세웠다.
소설의 주인공 놉쇠의 소망은 우리 나라 땅에서 제멋대로 활개치며 조선사람들에게 온갖 불화를 들씌우는 철천지 원쑤 왜놈들을 삼포에서 몰아내는것이다. 놉쇠는 왜놈들이 이처럼 살판치는것은 포악한 임금(연산군)과 간신들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을 몰아내는 반정음모에 가담한다.
그러나 반정이 시작되기 직전에 놉쇠는 뜻밖에도 반정음모의 무서운 내막을 알게 된다.
왜촌의 작은 두목인 수계시라의 몸에서 나온 편지, 거기에는 병장기를 반정군에 넘겨주어야 왜촌의 울타리를 넓히는 문제가 성사되리라는것, 이미 반정의 주모자들과 약속이 되여있으니 속히 병장기를 보내되 왜촌의 울타리를 넓히는 차제로 본토와 대마도의 군사들을 왜촌안에 끌어들일수 있도록 미리 준비에 만전을 다하라는 내용의 글이였다.
순간 놉쇠는 하늘이 무너져내리는것 같았다.
놉쇠가 왜촌을 없애기 위해 한몸 내댄 이 반정이 왜촌의 확대를 안아오게 된것이다.
놉쇠는 무섭게 몸부림치지만 반정은 시행된다.
반정이 성공하고 《현명한》 새 임금과 반정관련자들이 정권을 장악하자 임금과 통치배들의 묵인조장하에 왜촌은 오히려 확대되고 왜놈들은 더욱 횡포해진다.
태를 묻은 고향땅에서 쫓겨나게 된 놉쇠와 마을사람들은 봉건통치배들이야말로 제 배를 불리우기 위해 철천지 원쑤 왜놈들과도 서슴없이 손을 잡는 역적들이며 왜놈들과 한짝이 되여 인민들을 짓밟는 원쑤들이라는것을 깨닫는다.
놉쇠는 자기들의 귀중한 삶의 터전, 고향땅을 오로지 자신들의 투쟁으로 지켜야함을 자각하고 용약 왜란을 반대하는 싸움의 앞장에 나선다.
이와 같이 소설에서는 문학적이야기이자 곧 주제의 해명과정으로 되도록 치밀하게 계산된 문학적이야기를 설정하였다.
력사소설창작에서 문학적이야기를 주제를 정확히 보여주는 방향에서뿐아니라 가장 충격적으로 인상깊게 보여줄수 있는 방향에서 탐구하는것이 중요하다.
일부 력사소설들에서 이야기줄거리의 응당한 견인력을 보장하지 못하는 요인은 문학적이야기를 정확히 탐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둘러 이야기를 엮어나갔기때문이다.
력사소설의 이야기줄거리조직에서 나타나는 편향을 본다면 력사적사건을 주제해명을 위한 이야기줄거리로 재조직하는 측면에만 치우쳐 이야기의 극성을 원만히 보장하지 못하는것이다.
혹은 한 작품안에서 주제해명을 위한 이야기줄거리와 극이 체현된 이야기줄거리가 별개로 존재하는 편향도 나타나고있다. 이것은 문학적이야기가 주인공에게 걸려있는것이 아니라 다른 이여의 인물에게 걸려있는것으로 하여 나타나는 편향이다.
소설에서 주제와 문학적이야기, 주인공의 성격은 하나로 융합되여있어야 한다. 주제와 문학적이야기의 담당자는 주인공이며 주인공의 성격에 주제와 극이 체현되여있어야 한다.
력사소설창작에서도 문학적이야기는 주제를 가장 충격적으로, 감동깊게 보여줄수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로 되여야 한다. 그러되 해당 력사적사건을 력사주의원칙에서 재현하는 원칙에서 문학적이야기가 탐구되여야 한다.
장편력사소설《울릉도》는 우리 나라의 귀중한 강토의 한부분을 단신으로 지켜낸 애국자 안룡복의 소행을 소재로 하여 창작되였다.
안룡복이 애국심과 뛰여난 자질로 두차례의 쯔시마행을 단행하여 울등도가 조선의 땅이라는 왜나라 정부의 공식적인 인정을 받아낸 력사이야기는 그 자체가 비범하고 극적이기는 하나 실무적인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소설에서는 소위 나라를 《대표》한다는 조선봉건국가의 정부관리들이 울릉도문제와 관련하여 취한 비겁한 태도와 생명의 위험도 무릅쓰고 울릉도를 지켜낸 안룡복을 비롯한 평백성들의 장거의 대조속에서 이 땅을 지키는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가 하는 준절한 물음을 주제로 제기하였다.
소설에서는 이 땅을 지켜내기 위해 모든것을 각오하고 희생하는 주인공의 애국적성격, 주인다운 자세를 보다 극적으로 보여줄수 있도록 문학적이야기를 탐구하였다.
소설에서는 애인을 구원하기 위해 일본에 건너간 안룡복이 간난신고 끝에 마침내 애인을 구원하게 된 순간에 애인이 아니라 울릉도를 선택하는 이야기, 즉 강렬히 바라던것이 마침내 성취되게 된 순간에 그것을 포기하는 이야기를 문학적이야기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문학적이야기의 발견으로 하여 소설은 단순히 섬을 지키느냐 마느냐 하는 실무적인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귀중한 애인 한사람의 운명을 지키느냐 울릉도에 태를 묻고 사는 많은 사람들의 후손만대의 삶을 지키느냐 하는 운명적인 이야기로 형상되였다.
력사소설의 주제를 먼저 탐구한 기초우에서 문학적이야기를 탐구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문제는 문학적이야기를 허공중의 허구적인 이야기로 꾸며낼것이 아니라 철저히 실재한 력사적사건, 사실을 극적으로 재현하는 원칙에서 탐구해야 한다는것이다.
력사소설의 창작경험은 어떤 문학적이야기를 발견하는가에 따라 소설의 극적견인력이 크게 좌우되며 나아가서 소설의 성패여부도 결정된다는것을 보여준다. 문학적이야기가 온전히 발견되지 못한 력사소설은 문학으로서의 체모를 완벽하게 갖출수 없다.
력사소설창작에서 문학적이야기의 탐구과정은 작가의 보다 높은 자질을 요구하는 창작공정이다. 작가들이 력사소설창작에서 문학적이야기의 발견에 배가의 품을 기울일 때 문학다운 문학, 문학성이 강한 력사소설이 태여나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