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은 문법구조도 째였습니다. 문법구조가 째였다는것은 언어가 그만큼 발전되였다는것을 말합니다. 특히 조선말은 토가 풍부하고 다양하며 치밀하게 발달되였습니다.》 (《
우리 말을 더욱 세련시키고 주체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토에 대한 연구를 더욱 심화시켜나가야 한다. 하여 오늘 토에 대한 연구가 의미의 다양성측면, 각이한 결합적측면, 동의적측면에서 활발히 진행되고있다.
이 가운데서 토의 동의적측면에 대한 연구는 토의 우수성을 론증하는데서 매우 중요한 측면을 이룬다고 볼수 있다. 그것은 하나의 토가 각이한 환경에서 다양한 문법적의미를 나타내는 경우에 그 일부는 서로 비슷한 의미로 함께 쓰일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기때문이다.
이러한 의미들이 계속 증가되면 그 의미의 동의적성격은 대단히 풍부해져서 하나의 문법적의미계렬을 이루게 된다. 이로부터 토의 문법적의미에 대한 리해에서 토의 동의적측면은 무시할수 없는 하나의 부분으로 되고있다.
우리 말에서 토의 동의적측면은 조건, 시간, 원인, 방향, 부정, 비교, 정도 등 여러가지로 갈라볼수 있다.
여기서는 토의 동의적측면의 다양한 의미들가운데서 원인의 동의적측면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보기로 하자.
일반적으로 우리 말에서 쓰이는 원인은 그 어떤 현상보다 먼저 일어나면서 그것을 일으키게 하는 현상을 말한다.
원인의 동의계렬에는 리유나 근거, 까닭이 속한다. 이 단어들은 원인이라는 본질속에 다 들어가지만 그 의미는 꼭같지 않다.
구체적으로 보면 리유는 까닭이나 근거이다.
근거는 어떤 현상이나 사실이 이루어지거나 생기게 된 바탕이나 근본 또는 까닭이다. 까닭은 어떤 사실이나 현상이 생기거나 이루어지게 되는 원인이나 조건이다. 즉 근거는 그 어떤 일이 일어나는 가장 선차적인 바탕이라면 까닭은 조건에 가깝고 리유는 근거와 까닭을 다 포함한 내용으로 볼수 있다.
이 단어들의 의미폭을 《근거<리유<까닭<원인》으로 표시할수 있다.
우리 말에서 원인의 문법적의미가 까닭이나 근거보다 많이 쓰이는 리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문법적의미를 나타내는 토들을 다 원인의 동의계렬에 넣어 원인의 동의토라고 할 때 이러한 동의토들에는 《니(으니), 므로, 기에, 고, 느라고, 아서(어서,여서), 더니, 느라니, 길래, ㄴ만큼, ㄴ즉, 에, 로…》등이 속한다.
원인의 의미를 나타내는 토들은 다시 구체적인 의미에 따라 전제적원인의 동의토, 대상적원인의 동의토, 직접적원인의 동의토로 나눌수 있다.
첫째로, 전제적원인의 의미를 나타내는 동의토들의 본질과 이 토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보기로 한다.
전제적원인의 동의토는 문장에서 표현된 두 행동이나 상태가운데서 뒤의 결과에 앞의 행동이나 상태가 원인의 의미로 되는 토이다.
전제적원인의 동의토에는 《니, 므로, 기에, 고, 아서(어서,여서), 더니, 길래, 는데, ㄴ만큼.ㄴ즉》이 있다.
토 《니, 므로, 기에, 길래,ㄴ만큼, ㄴ즉》은 전제적원인의 의미가 기본의미로 쓰이고 《고, 아서(어서,여서), 더니》는 전제적원인의 의미가 부차적의미로 쓰인다.
※ 여기서 매 토의 기본의미와 부차적의미는 매 토들의 의미를 많은 문장들에서 분석한 결과에 확률론적으로 선택된 의미들이다.
토《니, 므로, 기에. 길래》는 전제적원인의 의미를 나타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언어실천에서는 일련의 차이점이 있다.
토《므로, 기에, 길래》에서 토《므로》와 《길래》는 의미교체가 가능한데 그 차이는 입말과 글말에 쓰인다는데 있다.
① 활짝 핀
② 활짝 핀
①과 ②는 입말과 글말의 차이외에는 다른 차이가 거의 없다. 이로부터 토《므로》로 원인의 의미를 나타내고있는 ①은 글말체문장이고 토《길래》로 원인의 의미를 나타내고있는 ②는 입말체문장이다.
이 두 토의 차이는 전제적원인의 동의적의미안에서는 차이를 찾아보기 힘들다.
토《기에》는 전제적원인의 의미로 쓰이지만 구체적으로 자기의 주관적인 요구가 먼저 원인으로 표현되고 그에 의해 뒤의 결과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쓰인다.
③ 나는 어제 본 소설이 재미있기에 김동무에게 한번 꼭 읽어보라고 이야기하였다.
토《므로》와 《기에》는 주관적인 요구를 제시할 때 서로 교체가 가능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교체가 불가능하다.
④ 어머니는 훌륭한 아들이 있기에(있으므로) 용기를 잃지 않고 오늘까지 꿋꿋이 살아왔다.
토《므로》는 주관적인 요구는 물론 전제적성격을 띤 원인의 경우에 자연스럽게 쓰이지만 토《기에》는 주관적인 요구가 전제적성격을 띠는 경우에만 쓰임이 가능하다. 이런데로부터 전제적원인의 의미를 나타낼 때 토《므로》가 많이 쓰이고있다.
토《니》는 전제적원인의 경우에 원인의 의미로 쓰이며 주관적요구라는 의미적색채가 없는것으로 하여 토《기에, 므로》와 바꾸어 쓸수 없다.
⑤ 통신이 발전하니 세계는 이웃처럼 가까와지고 사람들의 교제도 더욱 넓어지게 되였다.
우의 문장에서 쓰인 전제적원인의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에 일정한 공통점을 가지고 함께 쓰인다.토 《니》는 토《기에, 므로》와 교체할수 없는 경우이다.
토《고, 더니》는 전제적원인의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에 일정한 공통점을 가지고 함께 쓰인다.
⑥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등을 하고(하더니) 너무 기뻐서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우의 문장에서 토 《고, 더니》는 《1등을 한 행동》이 《기뻐서 눈물을 흘리게 한》 전제적원인의 의미로 쓰이였다.
토《고, 더니》는 선후의 의미적색채를 가지고 전제적원인의 의미로 쓰이므로 이 경우에는 서로의 교체가 아주 자연스럽다.
토《아(아서)》는 일반적으로 동사, 형용사에 붙어서 전제적원인의 의미로 쓰인다.
⑦ 나는 선생님의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서 우리 사람들에게 쫀드기떡을 만들어보라고 하였더니 그들은 쫀드기라는 말조차 몰랐다.
⑧ 그는 너무 가슴이 괴로와서 하루종일 침묵으로 시간을 보냈다.
우의 실례에서 토《아(아서)》는 동사, 형용사와 결합하여 전제적원인의 의미를 나타내고있다.
토《아(아서)는》는 동사에 붙어서 원인의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보다 형용사에 붙어서 원인의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가 더 많다. 동사에 붙는 경우에는 토《아(아서)》가 전제적원인의 의미보다 방식의 의미가 더 많다.
둘째로, 대상적원인의 동의토는 대상적단어에 붙어서 뒤행동의 결과에 원인의 문법적의미로 쓰이는 토이다.
대상적원인의 동의토에는 《에, 로》가 있다.
⑨ 수소탄시험성공소식에 접한 사람들은 두팔을 쳐들어 흔들며 감격에 목메여 소리쳤다.
⑩ 그것은 선생님의 당부를 어긴 죄책감에 대한 걱정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다.
⑪ 순간 동행한 일군들의 가슴은 뜨거움에 젖어올랐다.
토《에》는 명사와 동사, 형용사의 체언형에 붙어서 대상적원인의 의미를 나타낼수도 있다.
⑪에서 토《에》가 형용사의 체언형에 붙어서 원인의 의미를 나타내고있는데 이때에는 동사에 붙어서 원인의 의미를 나타내는 토 《아(아서)》와 바꾸어쓸수 없다. 그것은 형용사가 체언형으로 된 경우에 대상적원인의 의미를 나타내기때문이다.
토《에, 로》가 대상적원인의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에 꼭같은 환경에서 쓰이는것은 아니다.
ㄱ:-그는 혐오스러운 자기의 모습에 환멸을 느꼈다. ㅇ
-그는 혐오스러운 자기의 모습으로 환멸을 느꼈다.×
ㄴ:-나는 가지의 쓴 맛에 얼굴을 찌프렸다. ㅇ
-나는 가지의 쓴 맛으로 얼굴을 찌프렸다. ㅇ
ㄷ:-나는 성공의 기쁨에 가슴이 부풀어올랐다.ㅇ
-나는 성공의 기쁨으로 가슴이 부풀어올랐다.ㅇ
우의 문장들에서 《ㄴ, ㄷ》류형의 문장에서는 토《에, 로》의 교체가 가능하지만 《ㄱ》의 경우에는 교체가 불가능하다는것을 알수 있다. 《ㄱ》의 경우에 나타나는 차이가 토《에, 로》의 차이로 된다. 구체적으로 감정이나 느낌의 의미를 나타내는 명사인 경우에는 토《에, 로》가 원인의 의미로 쓰이지만 토《에》는 일반대상을 나타내는 명사인 경우에 원인의 의미를 나타내는데 비해 토《로》는 이러한 측면은 없다. 따라서 토《로》보다 토《에》가 대상적원인의 의미로 많이 쓰인다는것을 알수 있다.
셋째로, 직접적원인의 동의토는 앞의 행동이 뒤의 행동에 직접적인 원인의 문법적의미를 나타내는 토이다.
직접적원인이라는 말은 두 행동중 한 행동이 다른 행동의 원인이라는데 그 요소가 직접적환경으로 된다는데로부터 명명한것이다. 즉 원인으로 되는 요소가 간접적이거나 객관적이지 않고 직접적인것으로 된다는것이다.
직접적원인의 동의토에는 《느라고, 느라니》가 있다.
토《느라고, 느라니》는 다 과정적의미를 나타내는 《느라》형태를 포함하고있는데로부터 공통점이 있다.
⑫ 오늘 TV를 보느라고 일기를 못썼다.
⑬ 오늘 TV를 보느라니 그때의 일이 방불하게 떠올랐다.
⑫에서 《일기》를 쓰지 못한 직접적원인이 《TV를 보》았기때문이며 ⑬에서도 《그때의 일이 방불하게 떠오르게 한》 직접적원인이 《TV를 보》았기때문이다. 우의 실례에서 다 직접적원인의 의미를 나타내지만 그 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있다.
두 토의 공통점은 앞의 행동이 완료되지 않은 지속의 상태에서 뒤의 결과에 원인의 의미를 나타내게 한다는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통점은 차이점보다 약하다.
두 토의 차이점은 우선 토《느라고》가 항상 뒤의 결과에 부정이나 의무성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 제3자의 평가, 진행중의 사실을 설명하는 경우에 쓰인다면 토《느라니》는 현재 진행중에 있는 두 행동가운데서 앞행동의 지속의 결과 뒤행동이 이루어지는 원인의 의미를 나타낸다는것이다.
⑭ 불빛 아름다운 대동강반을 오고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느라고 친구가 옆에 와 앉는것도 몰랐다.
⑮ 혼자서 생각을 더듬느라니 얼핏 친구가 여담삼아 하던 말이 떠올랐다.
두 토의 차이점은 또한 토 《느라고》는 두 행동사이에 선후의 의미를 내포한 원인이라면 토《느라니》는 두 행동사이에 동시적의미를 지니고있는 원인이라는것이다.
실지 언어실천에서 보면 직접적원인의 의미로 토《느라니》보다 《느라고》가 더 많이 쓰이고있다. 그러나 토《느라니》도 자기의 고유한 의미가 있으므로 결코 무시되지 않는다.
원인의 동의토들은 하나의 동의계렬을 이루지만 이것은 넓은 범위에서 이고 구체적으로는 다 각이한 환경과 조건에서 쓰인다는 자체의 문법적의미의 고유한 몫이 있다.
우리는 우리 말과 글의 우수성을 더욱 빛내이며 사회언어생활을 고상하고 문명하게 발전시켜나갈데 대하여 주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