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연구

잊지 못할 만강의 봄날

 2019.4.27.

주체25(1936)년 만강의 봄, 불러만 보아도 너무도 소중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그날은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의 생애에서 잊을수 없는 가장 뜻깊은 봄이였다.

조선인민혁명군 주력부대는 동강에로의 행군도중 만강에서 며칠간 숙영하였다. 부대는 여기에서 휴식하면서 리발도 하고 행군준비도 갖추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숙영지옆으로 흐르는 개울가에서 한 녀대원과 함께 빨래를 하며 휴식하고계시였다.

봄빛이 깃든 만강의 하늘은 끝없이 푸르렀고 뭇새들의 지저귐소리, 개울물 흐르는 소리가 숲속으로 유정하게 울려갔다.

수난많던 부암땅에서 혁명의 새벽이슬을 처음으로 맞으시던 그날로부터 크나큰 감격속에 위대한 수령님을 뵈옵던 능지영의 봄날을 거쳐 위대한 수령님을 몸가까이 모시고 투쟁하는 영광을 지니게 된것은 김정숙동지의 생애에서 참으로 위대한 전환이였다.

이 뜻깊은 전환의 시기에 김정숙동지께서 맞으시는 봄, 그것은 한생을 충정으로 꽃피워갈 친위전사의 앞길을 축복해주는 혁명의 봄이였다.

추억에 잠기신 김정숙동지께서는 한 녀대원과 함께 빨래를 하시며 고향에서 즐겨부르던 어린시절의 노래를 조용히 부르시였다.

그때 숙영지를 돌아보시던 위대한 수령님께서 노래소리를 들으시고 개울가로 나오시였다.

《동무들도 고향생각이 나는 모양이군!》

노래가 끝났을 때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자리에서 일어서시여 옷매무시를 단정하게 하시며 수령님을 우러르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조국을 떠나 사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고향의 봄이 각별히 그리운 법이라고, 우리 조선은 이맘때면 참 아름답다고 말씀하시였다.

고향을 그리시는듯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겨계시던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대동강에 얼음이 풀리고 버들가지에 물이 오르면 만경봉에 진달래가 붉게 피고 초가집 울안에도 복숭아꽃이 피군 하였다고, 4월의 만경대는 꽃속에 묻혀 그림처럼 아름다왔다고 말씀하시였다.

숭엄한 마음으로 위대한 수령님의 말씀을 들으시는 김정숙동지의 눈앞에는 꽃속에 묻힌 아름다운 만경대의 초가집이 안겨왔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조국의 해방을 위하여 《지원》의 높은 뜻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으시고 시련에 찬 혁명의 길을 걸으시던 아버님께서 돌아가신 일이며 아버님의 유언을 받드시고 자신을 공부시키기 위해 앓는 몸으로 온갖 고생을 다하신 어머님에 대해 뜨겁게 회억하시였다. 갓 조직된 반일인민유격대를 이끄시고 남만원정의 길을 떠나실 때 문지방에 몸을 실으시고 바래주시던 어머님과의 마지막리별에 대한 추억도 하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언제나 밝은 미소로 대원들과 인민들을 대하시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가슴속에 그토록 크나큰 슬픔과 아픔을 안고 계시는줄은 미처 모르시였다. 수령님이시야말로 이 나라, 이 민족의 모든 슬픔과 고통을 한몸에 체현하신분이시였다. 그리고 겨레의 슬픔과 고통을 가셔주기 위해 모든것을 다 바쳐가시는 민족의 구성이시고 어버이이시였다.

력사가 아직 알지 못하는 그 위대한 사연을 들으시게 된 김정숙동지의 가슴은 한없는 격동으로 높뛰였다.

이윽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깊은 감회에 잠겨 내가를 천천히 거니시면서 나직히 노래를 부르시였다.


내 고향을 떠나올 때 나의 어머니

문앞에서 눈물 흘리며 잘 다녀오라

하시던 말씀 아 귀에 쟁쟁해


우리 집에서 멀지 않게 조금 나가면

작은 시내 돌돌 흐르고 어린 동생들

뛰노는 모양 아 눈에 삼삼해



위대한 수령님께서 자욱자욱 추억을 밟으시며 부르시는 《사향가》김정숙동지께서는 북받쳐오르는 눈물속에서 들으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위대한 수령님께 그 노래를 배우고싶은 뜻을 말씀드리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소탈하게 웃으시면서 그야 어렵겠는가고 하시며 노래를 배워주시였다. 수령님께서는 노래를 잘 부른다고 하시며 가정형편을 물으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아직은 누구에게도 자세히 이야기한적이 없는 자신의 집안래력과 가슴속에 서리고 맺힌 아픈 사연을 눈물에 목메여 죄다 말씀드리였다.

이야기를 다 들으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한동안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가 이윽해서야 갈리신 음성으로 우리는 다 같은 처지이니 누구보다도 먼저 우리 같은 사람들이 혁명의 앞장에 서야 한다고, 혁명의 길에서 살고 혁명의 길에서 싸워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다.

수령님께서는 조국을 찾는 혁명사업보다 더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은 없다고 하시며 혁명의 길에서는 죽어도 영광이고 살아도 영광이라는 뜻깊은 말씀을 하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잠시 말씀을 멈추시였다가 공부는 얼마나 했으며 학습은 어떻게 하는가고 물으시였다. 학교는 다니지 못하고 야학에서 글을 배웠다는 김정숙동지의 대답에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혁명을 하기 위해서는 학습을 잘해야 한다, 동무들은 총을 쥐고 성스러운 혁명전선에 나선 장한 녀성들이다, 그 책임을 자각하고 훌륭한 녀성투사, 녀성혁명가가 되여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혁명가의 참된 인생관을 새겨주는 그 말씀을 자자구구 심장에 새기시였다.

그날밤 김정숙동지께서는 불무지곁에 앉으시여 위대한 수령님께서 하신 말씀을 《사향가》와 함께 수첩에 적어넣으시였다.

위대한 수령님을 모시고 귀중한 가르치심을 받아안은 이 하루는 김정숙동지께 있어서 평생을 두고 잊을수 없는 가장 뜻깊고 영광스러운 날로 가슴에 새겨졌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사령부의 불빛을 우러르시면서 영원히 변치 않을 심장의 맹세를 다지고 또 다지시였다.

위대한 수령님의 가르치심대로 학습도 잘하고 전투도 잘하며 살아도 오직 친위전사의 행복속에 살고 죽어도 오직 친위전사의 영광을 안고 죽을것이며 혁명의 길에서 영원히 빛나는 충정의 별이 되리라고…

참으로 만강에서 맞으신 이 봄은 김정숙동지의 생애에서 하나의 분수령으로 되는 뜻깊은 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