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연구

우수한 귀금속세공술을 보여주는 락랑국시기 띠고리들

 2023.6.8.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력사유적유물들은 우리 선조들이 투쟁과 창조적활동을 통하여 이룩한 귀중한 유산이며 후세에 길이 전해갈 민족의 재부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창조한 귀중한 유산들가운데는 당시의 높은 귀금속세공술을 보여주는 락랑국시기의 띠고리들도 있다.

띠고리는 남자의 허리띠를 고정시키기 위한 금속제고리이다.

고조선을 계승한 락랑국에서 통치배들은 자기들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하여 띠고리를 금과 은으로 특별히 값지게 만들어 리용하였다.

대표적인 띠고리들은 B.C.1세기부터 A.D.1세기경의 무덤들인 석암리9호무덤, 정백동37호무덤, 정백동92호무덤, 정백동2호무덤에서 알려졌다.

띠고리
사진1. 정백동2호무덤의 띠고리
띠고리
사진 2. 정백동92호무덤의 띠고리

띠고리들의 생김새는 모두 고리가 있는 앞부분이 넓고 둥그스럼하며 뒤부분이 얼마간 좁은 장방형이고 길이는 10cm정도이다. 앞부분에는 띠를 끼우기 위한 초생달모양의 좁고 긴 구멍이 뚫려있고 그 중심에는 띠를 걸어 고정시키기 위한 1개의 고리가 붙어있다.

띠고리들에는 여러가지 세공수법으로 범이나 룡과 같은 동물들과 무늬들을 부각하여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락랑무덤들에서 알려진 띠고리들에는 판금법, 루금세공법, 보석박이기법을 비롯한 우수한 귀금속세공수법이 적용되였다.

띠고리들에는 우선 금판을 얇게 가공하여 장식하는 판금법이 적용되였다.

판금법은 금속을 압연 또는 단조하여 얇은 박판으로 만든 다음 그것을 귀물이나 치레거리의 겉면에 붙이거나 직접 제품을 만드는 세공기법이다.

정백동2호무덤의 은띠고리에는 짐승의 목과 궁둥이, 발가락사이에 종이장처럼 얇은 금판을 붙여 장식미를 더욱 부각시켰고 정백동37호무덤의 은띠고리에 형상된 범의 몸체부분에는 얇고 좁은 금판을 붙여 털무늬를 형상하였다.

띠고리
사진 3. 정백동37호무덤의 띠고리

이것은 당시에 금을 얇게 가공하여 금박을 만드는 기술, 그것을 작은 쪼각으로 섬세하게 가공하여 물체의 표면에 붙이는 기술이 높은 수준에 있었다는것을 보여준다.

금박은 압연 또는 손마치로 두드려 늘구는 방법으로 만들었는데 두께가 0.15mm이하이다. 이러한 금박을 룡의 발가락사이에도 끼울수 있을만큼 작은 쪼각으로 섬세하게 가공하고 해당한 부분에 입힐 때에는 박도금기술을 썼다.

박도금은 해당한 부위에 수은을 바르고 금박을 씌운 다음 가열하여 밀착시키는 도금기술이다. 공예품의 전면을 다 박도금하는것보다 일부 부위만을 박도금하는것이 보다 더 어렵고 세련된 기교를 요구한다.

띠고리들에는 또한 높은 수준의 루금세공법과 보석박이기법이 적용되였다.

루금세공법은 금속바탕에 가는 금실을 두르거나 좁쌀알같이 작은 금속알갱이들을 붙여 무늬를 놓는 금속세공기술의 하나이며 보석박이기법은 금속판에 홈을 파고 가공한 보석을 박아넣어 장식하는 세공기술이다. 이 방법들은 현재까지도 귀금속공예품의 무늬장식에 많이 쓰이는데 형상이 섬세하고 정교한것이 특징이다.

석암리9호무덤의 띠고리에는 앞면에 홈을 파고 금실과 금싸락으로 루금세공을 하였으며 정백동37호무덤, 정백동92호무덤, 정백동2호무덤에서 나온 띠고리들에는 모두 앞면테두리에 은싸락을 박아넣어 장식한 다음 요소요소에 푸른색 또는 붉은색의 보석을 박아넣었다.

띠고리
사진 4. 석암리9호무덤의 띠고리

석암리9호무덤의 띠고리는 순금판으로 만들었는데 테두리를 가는 금실로 노끈처럼 꼬아 둘러치고 안쪽으로 금실을 돌린 다음 그 사이에 금실로 다시 톱날형무늬를 장식하였다. 그안에 금실과 크고작은 금싸락으로 장식한 7마리의 룡과 구름무늬를 돋쳤다. 그리고 구름무늬부분에는 40개의 푸른 보석(비취옥)을 박아 장식하였다. 특히 룡의 몸뚱아리 가운데부분은 굵게 하고 금싸락도 큰것을 박았으며 대가리와 꼬리에 이르면서 점차 작은 금알을 박은것으로 하여 그 조각적효과도 세련되여있고 금싸락의 황금색과 비취옥의 맑고 푸른색에서 오는 색채는 독특한 정서를 자아낸다.

이 금띠고리는 우수한 귀금속세공술로 하여 섬세하고 정교한 세공품의 극치를 이룬다.

락랑동33호무덤에서는 이러한 루금세공에 쓰이던 직경 0.01mm정도의 가는 금실이 타래져나왔다. 이렇게 가는 금실은 구멍의 직경이 미세한 공구들이 금실가공에 쓰였다는것을 알수 있게 한다.

이처럼 락랑국시기의 띠고리들은 2 000여년전 우리 선조들의 우수한 귀금속세공술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