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 우리의 언어학발전과 관련하여 많은 문제가 있을것입니다. 이 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학자들은 우리 나라의 언어학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해야 하겠습니다.》(《
조선어는 오랜 력사적기간 끊임없는 변화발전의 길을 걸어왔다. 그 력사적기간에 우리 선조들은 적지 않은 언어유산들을 남기였다. 그중에는 중세조선어회화교재 《로걸대》와 《박통사》도 있다.
《로걸대》와 《박통사》는 고려시기부터 중국어교과서로 리용되여왔다. 이 한문본 《로걸대》, 《박통사》를 언어학자 최세진이 16세기초에 우리 글로 번역하여 놓은것을17세기 중엽에 다시 간행하면서 《로걸대언해》, 《박통사언해》로 제목을 달리하였다.
최세진이 번역한 초간본 《로걸대》, 《박통사》와 그후 1670년에 간행된 《로걸대언해》, 1677년에 간행된 《박통사언해》를 서로 비교해보면 어음, 어휘, 문법, 맞춤법 등 여러 측면에서 150여년간의 조선어입말의 변화정도를 알수 있다.
《로걸대》는 취급내용에 있어서 학습, 장사, 음식, 유희 등 생활의 여러 측면을 포괄하면서 주고받는 대화들의 련결로 엮어졌다. 《박통사》도 그 형식이 《로걸대》와 기본적으로 같다. 먼저 중국어본문을 쓰고 그 본문의 매개 한자마다 아래에 정음자로 정음과 속음을 표기하였으며 다음에 우리 말로 된 번역을 두줄로 써놓았다.
이 책들의 내용은 아무런 가치도 없지만 이 시기 우리 말 회화연구에서 귀중한 자료로 되고있다.
17세기는 조선어발전의 견지에서 볼 때 중세에서 근대에로 넘어가는 전환기로서 이 시기의 언어적현상들을 그 이전시기와 서로 대비적으로 연구하는것은 조선어를 력사적으로 연구하는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
17세기 중엽의 《로걸대언해》와 《박통사언해》에는 우선 근대에로의 전환기 우리 말의 어음론적특성이 반영되여있다.
언어의 어음이 어떠한 변화발전과정을 거쳤는가, 어음의 변화발전으로 어떠한 결과들이 생겨났는가를 밝히는것은 력사어음론연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로걸대언해》와 《박통사언해》에는 무엇보다먼저 17세기 중엽 우리 말 입말에서 일어난 모음조화 파괴현상이 잘 반영되여있다.
모음조화현상은 단어의 음절(소리마디)과 음절이 서로 결합될 때 같은 성질의 모음들끼리 서로 어울리는 일종의 닮기현상이다.
우리 말에서의 모음조화현상은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고 중성모음은 양성모음이나 음성모음에 다 어울리는 현상을 말한다.
17세기 이전의 정음자에는 7개의 기본모음이 있었는데(ㅏ, ㅗ, ㅓ, ㅜ, •, ㅡ, ㅣ) 양성모음 《ㅏ, ㅗ, •》와 음성모음 《ㅓ, ㅜ, ㅡ》가 대립되여 서로 같은 성질의 모음들끼리 어울려 쓰이였다.
17세기 이전의 우리 말에서는 모음조화현상이 비교적 규칙적으로 진행되였다. 그러나 17세기 중엽에 간행된 《로걸대언해》와 《박통사언해》에서는 모음조화현상이 적지 않게 파괴된것을 볼수 있다.
《로걸대언해》와 《박통사언해》에는 다음으로 어휘론적측면에서 근대에로의 전환기 우리 말 입말의 변화발전과정이 잘 반영되여있다.
《로걸대》, 《박통사》와 《로걸대언해》와 《박통사언해》를 비교하여 보면 150여년사이에 우리 말 입말의 어휘변화상태가 적지 않게 반영되여있는데 그것은 고유어와 고유어의 교체, 고유어와 한자어의 교체, 한자어와 고유어의 교체 등 여러 측면에서 찾아볼수 있다. 그리고 많은 어휘들의 의미가 좁아지기도 하고 넓어지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발전하여왔다는것을 알수 있다.
실례로 《로걸대》, 《박통사》에 《그치다》의 과거형으로 쓰인 《그쳐시니》가 《로걸대언해》, 《박통사언해》에서는 《없다》로 바뀌여 쓰인것을 볼수 있다.
다른 실례로 《로걸대》(하)에 쓰인 《셤기다》가 《모시다》로 교체된것을 들수 있는데 이것은 17세기에 와서 존경범주가 보다 구체화된것과 관련된 현상으로 볼수 있을것이다.
일부 명사가 의미적으로 분화되면서 다른 단어로 변화된것과 한 단어가 다른 단어로 변화되여 쓰인것을 볼수 있다.
실례로 명사 《옷》과 《젹삼》은 17세기 이전에는 동의어로 쓰이였는데 그후 의미변화를 하여 《옷》은 입는것일반을 가리키는 단어로 되고 《젹삼》은 우에 입는 저고리로 의미가 변화되였다. 그러한 단어는 《머리》와 《그데》도 있는데 17세기 이후 《머리》는 사물의 시작점을 가리키는 말로, 《그데》는 어떤 사물의 끝이나 가장자리를 가리키는 말로 서로 다른 단어로 바뀌였다.
이밖에도 일부 부사들이 다른 부사들로 바뀌여 쓰인것을 비롯하여 적지 않은 어휘들이 교체되여 쓰인것을 볼수 있다.
이러한 어휘들의 변화를 통하여 《로걸대언해》, 《박통사언해》의 어휘들이 《로걸대》, 《박통사》의 어휘보다 근대어에 더 접근하였다는것을 보여주며 17세기는 조선어어휘구성의 변화에서 하나의 중요한 시기였다는것을 알수 있게 한다.
《로걸대언해》, 《박통사언해》에는 다음으로 우리 말 입말의 문법적형태들이 잘 반영되여있다.
우선 주격토 《가》의 쓰임에서 볼수 있다.
주격토 《가》는 《이》보다 훨씬 후에 생겨난 토이다. 주격토 《가》가 16세기 중엽에 처음 나왔다는 견해도 있으나 《로걸대》, 《박통사》와 《로걸대언해》, 《박통사언해》를 비교하면 강조의 의미를 나타내는 《가》가 16세기초부터 책들에 쓰인것을 볼수 있다. 이때의 《가》는 기본적으로 강조의 의미를 나타내는 형태였지만 주격토의 기능도 일정하게 수행한다고 볼 가능성도 없지 않다.
ㅇ 안개가 지며(《박통사》 상, 139)
네가 主人 (《로걸대언해》 상, 123)
이 동셩륙촌兩姨가
이 同性六寸兩姨가
이 親同性의게 난 弟兄이로니(《로걸대언해》 상, 28~29)
다른 토들과 마찬가지로 주격토 《가》도 입말에서 먼저 생겨나서 쓰이다가 글말에도 쓰이기 시작하였다고 보면 주격토 《가》의 발생도 16세기 이전으로 보아야 할것이다.
주격토 《가》가 생겨나서 자기의 지위를 차지하는 과정은 주격토 《ㅣ》가 점차 적게 쓰이는 과정과 동반되여 진행되였다고 볼수 있다.
우의 실례에서 볼수 있는것처럼 소리마디가 일부 모음으로 끝나는 경우에 주격토 《ㅣ》가 잘 쓰이지 않던 자리에 《가》가 쓰이였다.
주격토 《가》가 완전히 자기 지위를 차지한 시기에는 《이》나 《ㅣ》뒤에도 쓰이였다. 그러므로 주격토 《가》가 주격의 기능을 완전히 수행하면서 적극적으로 쓰인 시기는 그 이후일것이다.
또한 이 책들에서는 16세기초의 《로걸대》, 《박통사》의 도움토들이 일부 그 쓰임에서 차이가 나는것을 볼수 있다.
도움토 《란/이란》은 17세기 중엽의 책들에는 16세기초의 책들에 비해 적게 쓰이였지만 도움토 《는/은》은 더 많이 쓰이였다.
그것은 도움토 《는/은》이 점차 많이 쓰이면서 《란/이란》이 적게 쓰이게 된것과 관련된다. 도움토 《란/이란》은 이 시기 주로 대상, 현상을 들어서 강조하는 의미를 나타내고 《는/은》은 해당 대상, 현상을 강조, 구분하는 의미를 나타내였다.
이 책들에서 도움토의 쓰임에서의 특징은 모음조화현상에 의하여 생긴 여러 변종들이 점차 통일되여가는것을 보여주는것이며 그 이전에 쓰이던 도움토들이 쓰이지 않거나 적게 쓰이며 새로운 도움토들이 생겨나 쓰이는것이다.
또한 시간표현형태들의 쓰임에서도 그 이전시기와 일정한 변화가 있었음을 알수 있다.
과거시간토의 옛 형태라고 할수 있는 《앗/엇/엿/얏》은 17세기 중엽의 책들에 16세기초의 책들에 비하여 거의 배로 많이 쓰이였다. 이것은 17세기 중엽에 이 토가 더 활발히 쓰이였다는것을 보여주는것과 함께 미래시간토의 형성을 촉진시킨 요인의 하나로 되였다는것을 말해준다. 그로부터 《사씨남정기》에는 미래시간토의 옛 형태가 쓰이기 시작하였으며 《춘향전》에서는 그보다 더 많이 쓰이게 되였다.
《로걸대언해》, 《박통사언해》에는 다음으로 17세기 중엽의 우리 말 입말의 말차림표현형태들이 비교적 풍부하게 반영되여있다.
17세기 우리 말의 높임의 말차림은 《이》가 포함된 맺음형과 《쇼셔》, 《소셔》 등에 의하여 표현되였다. 낮춤의 말차림은 많은 맺음형에 의하여 나타났으며 일부 경우에 그것이 중립적으로도 쓰이며 높임과 낮춤은 혼란되여 쓰이는 경우도 있었다.
현대어와 같은 같음의 말차림을 나타내는 맺음토 《게, 네, 세》 등은 17세기 중엽에 쓰인것이 보이지 않으며 높임의 말차림을 나타내는 맺음토《요》는 상대방을 어느정도 대접하여 이르는 뜻을 나타내였다.
이밖에도 《로걸대언해》, 《박통사언해》에서는 여러가지 문법적형태들의 변화발전상태를 분석할수 있게 한다.
《로걸대언해》와 《박통사언해》는 이처럼 우리 말 입말의 어음과 어휘, 형태 등 여러 측면에서 력사적으로 연구하는데 귀중한 사료를 제공하여준다.
우리는 이 책들에 대한 연구를 깊이있게 하여 조선어입말의 력사적변화발전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그 유구성을 과학리론적으로 론증하는데 적극 이바지하여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