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 음 -
세계에는 6천 5백여개의 언어가 있으나 조선어처럼 표현이 풍부한 언어는 없다고 본다.
《우리 말은 표현이 풍부하여 복잡한 사상과 섬세한 감정을 다 나타낼수 있으며 사람들을 격동시킬수 있고 울릴수도 있으며 웃길수도 있다.》 (
우리 말 표현의 풍부성은 무엇보다먼저 언어의 기본단위인 단어를 비롯한 어휘가 대단히 많은것으로 증명된다.
그러면 우리 말 어휘가 얼마나 풍부한가 하는것을 먼저 《웃음》과 관련한 단어와 표현을 통하여 보기로 하자.
일찌기
웃음. 이는 사람들이 기쁨과 즐거움 그밖의 류다른 격정을 터뜨릴 때 나타나는 감정의 폭발이라고 말할수 있다.
웃음은 주로 소리를 내거나 또는 소리가 없이도 눈이나 입부위를 움직이는 얼굴표정으로 나타난다.
무릇 사람들은 《웃음》과 《울음》을 쌓인 감정의 《폭발》이라고 한다. 옳은 말이다. 다정다감한 인간일수록 웃음이 많고 울음도 헤프며 반대로 감정이 메마르고 정서와 인정이 없는 목석같은 인간에게는 웃음과 눈물이 거의 말라있다.
예로부터 인정이 많아 사랑과 증오의 감정도 그 어느 민족보다 강했으며 언제나 생활을 정서적으로, 락천적으로 하는것을 삶의 신조로 여겨온 조선민족은 환희와 랑만, 웃음을 떠나서는 한시도 살지 못한다.
하여 우리 인민은 헤아릴수 없는 난관과 시련이 중첩된 지난 고난의 행군, 강행군시기는 물론이고, 제국주의자들과 온갖 반동들의 끈질긴 제재와 악랄한 방해책동으로 지난 몇해동안 최악의 어려운 생활을 겪으면서도 비애와 절망은 고사하고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는 혁명적기치밑에 온 나라가 환희와 랑만으로 끓어번졌으며 수도 평양에는 웃음극장까지 출현하여 그야말로 이 땅에는 웃음바다가 펼쳐졌다.
웃음 많은 나라이고 보니 웃음과 관련된 단어와 표현이 많지 않을수 없다.
우리 말에 있는 800여가지나 되는 웃음과 관련된 표현을 일일이 다 설명할수 없으므로 여기서는 주로 웃음이름을 명명한 단어들과 웃음소리, 웃는 모양, 웃음성격, 웃는 태도에 따라 다르게 지은 단어들만 소개한다.
먼저 웃는 성격과 웃는 태도까지 반영하여 웃음자체를 명명한 고유어와 한자어를 보기로 하자.
고유어로 된 웃음이름에는 다음과 같은것들이 있다.
눈웃음: 눈에만 나타나는 가벼운 웃음
겉웃음: 겉으로만 짜낸 마음없는 웃음
너스레웃음: 뭔가 위세를 보이려고 너스레를 떨며 수다스럽게 웃는 웃음
너털웃음: 소리를 크게 내여 씩씩하고 우쭐대는 기세로 웃는 웃음
례: 호소가와는 부사산으로 하여 기분이 좋아져서 껄껄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바깥에 나섰다.(장편소설 《피바다》에서)
간살웃음: 아양을 떨면서 얄밉게 웃는 웃음
데설웃음: 분명치 않게 무뚝뚝하고 거칠게 웃는 웃음
반웃음: 완전하게 웃지 않고 어정쩡하게 웃는 웃음
살짝웃음: 잘 나타나지 않게 가볍게 웃는 웃음
살웃음: 일부러 볼살을 움직여 짓는 흉물스러운 웃음(부정적빛갈이 있다)
례: 살웃음을 지으면서 소남문쪽으로 어리석게 다가오던 적들을 보기좋게 요정냈다.
소웃음: 머리를 쳐들고 소리없이 피식 웃는 웃음
속웃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웃음
선웃음: 우습지 않는데 억지로 웃거나 터무니 없이 웃는 웃음
잔웃음: 가늘게 약간 웃는 웃음
례: ∘ 향옥은 깍듯이 례의를 썼다. 눈에는 잔웃음이 줄달음쳤다.(총서 《불멸의 향도》중 장편소설 《평양의 봉화》에서)
∘ 갓 피기 시작한 봉오리처럼 방싯이 열린 입가에 방시레 잔웃음이 어린다.(장편소설 《뜨거운 심장》에서)
코웃음: 코소리를 내여 비웃는 웃음
헛웃음: 아무러한 의도나 까닭이 없이 괜히 지어서 웃는 웃음
쓴웃음: 어이가 없거나 억이 막힐 때 마깝지 않은 표정을 지어 웃는 웃음
억지웃음: 자연스럽지 못하고 인위적으로 짜내여 웃는 웃음
여우웃음: 간사하고 교활하며 요사스럽게 웃는 웃음
례: 《이번의 소요를 처리하는것을 보고 과시 제국의 경찰답다 했더니 술도 그에 못지 않군요. 해해해.》 현장주임이 여우웃음끝에 박수를 쳤다.(장편소설 《누리에 붙는 불》에서)
삵의 웃음: 얼굴에 교활하고 사나운 빛을 띤 웃음
례: 인부들은 소년의 모양을 차마 눈뜨고 볼수 없어 얼굴을 돌리였고 감독놈은 삵의 웃음을 했다.(장편소설 《로동가정》에서)
볼웃음: 입을 벌리거나 소리는 내지 않고 볼우에 띠우는 웃음
※ 이 웃음은 주로 어머니품속에 안긴 귀여운 애기들의 얼굴에서 자주 나타난다.
함박웃음: 환한 얼굴표정으로 크게 웃는 웃음을 형상적으로 비유한 단어로서 일명 《함박꽃웃음》이라고도 한다.
호걸웃음: 탁 트인 남아답게 힘있고 건드러지게 웃는 웃음
※ 《호걸》이란 도량이 넓고 기개가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뜻이다.
우리 말에는 웃음자체를 한자로 명명한 단어 또한 많다. 이러한 단어들은 매 소리마디가 뜻이 있으므로 웃음의 성격과 형태를 구체화, 정밀화해주는데서 일정한 표현적효과를 가진다.
가소(假笑): 거짓으로 꾸미여 웃는 웃음
고소(苦笑): 고유어의 쓴웃음과 같음
대소(大笑): 크게 터뜨리는 웃음
미소(微笑): 소리가 없이 약하고 가볍게 웃는 웃음
랭소(冷笑): 쌀쌀한 표정으로 웃는 웃음
비소1(鼻笑): 코방귀를 치며 웃는 웃음
비소2(誹笑): 비난 또는 비방하며 웃는 웃음
신소(哂笑): 소리없이 빙그레 웃는 웃음
실소(失笑): 저도모르는 사이에 나가는 웃음
※주로 웃지 말아야 할 곳에서 참지 못하고 터뜨리는 웃음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례: 《이건 한날한시에 장가를 들어야 한다니 무슨 형세로 그 치닥거리를 한단 말야.》 춘식의 말에 곰손이는 실소를 하였다.(장편소설 《두만강》에서)
절소(絶笑): 아주 자지러지게 웃는 웃음
첨소(諂笑): 아첨하며 웃는 웃음
폭소(爆笑): 갑자기 세게 터쳐나오는 큰 웃음
홍소(哄笑): 떠들썩하게 크게 웃는 웃음
례: ∘구경군들은 모두 웃음통이 터져서 홍소를 내뿜는다.(장편소설 《고향》에서)
∘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아도 그곳에서는 박참봉처럼 홍소할 거리는 고사하고 그저 미소할만 한 거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환소(歡笑): 매우 즐겁게 웃는 웃음
엽소(靨笑): 보조개를 지으며 웃는 웃음
일소(一笑): 주로 비웃음거리가 생겼을 때 한바탕 웃는 웃음
례: 어제밤엔 병천이의 말을 미친 수작이라고 일소에 붙였지만 오늘 병천이가 나타나지 않는걸 보고는 그게 미친수작이 아니라고들 믿었다.(장편소설 《석개울의 새봄》에서)
가가대소(呵呵大笑): 껄껄 소리를 내여 크게 웃는 웃음
간간대소(衎衎大笑): 몹시 우스워 자지럽게 웃는 웃음
례: 춘필이가… 웃방을 가리키면서 혀를 희희 내두르니까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간간대소를 한다.
박장대소(粕掌大笑) 손벽을 치며 크게 웃는 웃음
례: 처녀들은 전희를 붙잡고 박장대소를 하였다.(장편소설 《첫 기슭에서》중에서)
앙천대소(仰天大笑): 너무 우스워 하늘을 쳐다보며 크게 웃는 웃음
주로 어이없거나 터무니없는 일을 당했을 때 터뜨린다.
례:∘ 놈들은 청년들에게서 모두매를 맞으며 한다는 수작이 《당신들이 우릴 때려죽이면 당신들은 일제경찰에 붙잡혀 사형을 받소.》 하고 비명을 질렀다. 동네청년들은 앙천대소를 하였다.
∘ 여우는 토끼를 벼슬살이로 수궁에 간다는 말을 듣고 앙천대소하면서 수궁에 가는것이 위험하다고 말린다.
웃음을 나타내는 표현에는 다음으로 웃는 행동을 표현한 단어들도 수없이 많다.
이러한 단어들에는 웃을 때의 소리나 모양을 본딴 고유어상징어휘들이 속한다. 웃음과 관련한 우리 말 상징어휘들은 각이한 인물의 웃음소리와 그 소리에 대한 감정정서적태도를 섬세하게 나타낼수 있는 전형적인 고유어로 된다. 이러한 고유어들은 문학작품의 언어형상을 돋구는데서 매우 큰 역할을 한다.
우선 웃음소리를 본딴 상징어휘를 보자.
《하하》는 입을 한껏 벌리고 꺼림없이 크게 웃는 웃음소리를 상징한 단어로서 이 단어의 계렬에는 《허허》, 《호호》, 《히히》, 《해해》, 《헤헤》도 있다.
《허허》는 주로 성인남자들의 웃는 웃음소리이고 《호호》는 입을 동그랗게 벌리고 웃는 녀자들의 웃음소리이고 《히히》는 입을 모양없이 벌리고 싱겁게 웃을 때의 웃음소리, 《해해》는 어린이들이 웃는 경우에는 귀엽게 웃는 웃음소리로 들리지만 어른들인 경우에는 경망스럽게 실없이 웃는 웃음소리로 형상된다. 그리고 《헤헤》는 입을 반쯤 벌리고 주책없이 자꾸 웃는 부정적인물의 웃음소리로 련상된다.
《와하하》는 《하하》처럼 입을 크게 벌리고 꺼리낌없이 웃는 웃음일뿐아니라 이 단어에는 《떠들썩하게》의 뜻이 더 첨부되여있다.
례: 와하하, 웃음이 터지고 손벽장단이 골안을 울린다.(총서 《불멸의 력사》중 장편소설 《1932년》중에서)
이 웃음소리계렬에는 《으하하》, 《으허허》, 《으흐흐》, 《으흐흑》이 있다.
《으하하》는 주로 여럿이 한꺼번에 떠들썩하게 크게 웃는 웃음소리를 상징한 단어이다.
례: 《거, 어지돈이 좋긴 좋다. 우리 (막내동이)가 규정을 위반하구두 벼슬자리를 열었으니.》 하고 익살을 부리자 으하하 웃음판이 벌어졌다.(장편소설 《생명수》에서)
《으허허》는 주로 나이많은 남자 여럿이 한꺼번에 큰소리로 틀지게 웃는 웃음소리를 상징한 단어이다.
《으흐흐》는 못 참을듯이 터치는 웃음으로서 역시 남자들의 웃음소리를 상징한것이고 녀자들의 웃음소리는 《으호호》라고 한다.
《으흐흑》은 슬픈 감정이 쌓이고쌓여있다가 순간에 폭발되여 흐느껴우는 웃음소리를 상징한 단어로서 주로 몹시 격한 감정의 분출을 표현하려고 할 때에 쓴다.
이밖에도 웃음소리를 상징한 단어들에는 참느라고 애쓰다가 터치는 웃음 《킥킥》, 《키득키득》, 《키드득키드득》, 《해드득해드득》, 《캬드득캬드득》 등이 있다.
《킥킥》은 웃음이 나오는것을 애써 참다가 끝내 못 견디여 터치는 웃음소리를 상징한 단어이다.
례: 그는 손등으로 입을 막고 안깐힘을 써가며 웃음을 참으려 했으나 종내는 《킥킥》소리를 터뜨리고말았다.
《키득키득》은 참았던 웃음을 입안에서 련거퍼 터치는 소리이다.
례: 수집은 아낙네들과 처녀들은 먼 발치에 몰켜서서 남편과 오빠와 아저씨들과 애인들을 바라보며 손가락질도 하고 소곤소곤하다가 옆구리를 꾹꾹 찌르며 키득키득 웃기 시작하였다.(장편소설 《불타는 시절》에서)
《키드득키드득》은 참아서 겉으로 표현하지 말아야 할 웃음을 자꾸 터지는 소리를 상징한 단어이고 《캬득캬득》과 《해드득해드득》은 주로 어린이 또는 녀성들이 입속으로 가볍고 해바라지게 터뜨리는 웃음소리를 상징한 단어이다.
례: 선생의 옛 이야기를 듣던 녀학생들은 끝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해드득해드득 웃고야 말았다.
또한 우리 말에는 소리없이 웃는 모양을 상징한 단어들도 대단히 발달되여있다.
례를 들면 《방실방실》, 《벙실벙실》, 《방긋방긋》, 《벙긋벙긋》, 《빙긋빙긋》, 《새물새물》, 《쌔물쌔물》, 《생글생글》, 《쌩글쌩글》, 《싱글싱글》, 《씽글씽글》, 《배죽배죽》, 《빼죽빼죽》, 《비죽비죽》, 《삐죽삐죽》, 《해물해물》, 《히물히물》 등이 있다.
《방실방실》은 입을 곱게 벌리고 소리없이 부드럽게 웃는 모양을 상징한 단어로서 긍정적인 빛갈(사랑스럽거나 귀엽다는 느낌)이 있으므로 주로 어린애나 처녀들이 웃을 때의 상태를 표현한다.
《벙실벙실》은 역시 소리는 없으나 입을 시원스레 벌리고 가볍게 자꾸 웃는 모습을 나타내는 단어로서 주로 남자들이 웃을 때에 쓴다.
례: 땀에 젖은 이마를 손등으로 닦으면서 고개를 돌리던 그는 희옥이와 눈이 마주치자 벙실벙실 웃었다.
《방긋방긋》은 입을 예쁘게 벌리고 소리없이 가볍게 자꾸 웃는 모양을 나타내는 단어로서 《방실방실》과 거의 뜻이 같으나 웃는 모양이 이쁘거나 예쁘다는 느낌이 강하다.
례: 목란꽃은 방긋방긋 웃는 아릿다운 처녀의 얼굴과 같이 활짝 피였다.
《벙긋벙긋》은 입을 좀 크게 벌리고 소리없이 가볍고도 유쾌하게 자꾸 웃는 모양을 나타내는 단어로서 주로 남자들이 웃는 모습을 표현할 때 쓴다.
례: 기다리던 입대증을 받아안은 순철은 너무 좋아 어쩔줄 모르고 벙긋벙긋 웃기만 한다.
《빙긋빙긋》은 슬며시 입을 벌릴듯 말듯 하면서 소리없이 가볍게 자꾸 웃는 모양을 상징한 단어이다.
례: 《난 술을 못 먹소. 그래 나를 낚시에 거는건 어데다 리용하려구 그러는거요?》 마영기는 빙긋빙긋 웃으며 물었다.(장편소설 《대하는 흐른다》에서)
《새물새물》은 입술을 한쪽으로 좀 샐그려뜨리고 소리없이 가볍게 자꾸 웃는 모양을 상징한 단어로서 어딘가 좀스럽거나 능청스럽다는 뜻빛갈을 가진다.
《생글생글》은 눈과 입을 귀엽게 움직이며 소리없이 부드럽게 자꾸 웃는 모양을 상징한 단어로서 주로 어린애 혹은 처녀들이 곱게 웃을 때에 리용한다. 이 단어와 거의 뜻 같은 단어는 《생긋생긋》이다.
례:∘ 《이 꽃 누가 갖다준겐지 아세요.》 선주는 어린애같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장편소설 《시련속에서》)
∘ 분이는 생글생글 웃으며 옥이를 계속 놀려주었다.
《싱글싱글》은 눈과 입을 슬며시 움직이며 소리없이 부드럽게 자꾸 웃는 모양을 상징한 단어로서 기분이 좋아진 남자들이 웃을 때에 쓴다. 이 단어와 뜻이 비슷한 상징부사로서 《싱긋싱긋》이 있다.
례: 그러고보니 오늘따라 싱글싱글 웃는 김주현의 웃음속에도 다 깊은 뜻이 숨어있는것 같았다.(총서 《불멸의 력사》중 장편소설 《잊지 못할 겨울》에서)
《배죽배죽》은 입술을 한쪽으로 실그러뜨리며 웃거나 우는 모양을 상징한 단어이다. 소리같은 말로써 물체의 끝이 다 쑥 내밀려있는 모양을 가리킬 때에도 쓰이기도 한다.
여기서 알아야 할것은 《새물새물》과 《쌔물쌔물》, 《싱글싱글》, 《씽글씽글》, 《배죽배죽》과 《빼죽빼죽》, 《비죽비죽》과 《삐죽삐죽》은 우리 말 자음의 소리느낌을 리용하여 만들어낸 단어이고 《방실방실》, 《벙실벙실》, 《호물호물》과 《후물후물》 등은 우리 말 모음의 소리느낌을 리용하여 만들어진 단어이다.
소리느낌이란 한마디로 말하여 말소리에 대한 감정정서적느낌이다. 즉 이것은 다른 말소리들과의 대비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주어진 말소리에 대한 감정정서적인 느낌이다.
소리느낌은 민족적인 특성을 가진다. 그것은 소리느낌이 민족어의 발전과 함께 오랜 기간 민족성원들의 공동생활과정에 이루어지고 공고한것으로 축적된 결과이기때문이다. 소리느낌은 본질에 있어서 언어의 물질적외피인 말소리에 대한 해당 민족의 사회적인 평가이다. 례를 들면 우리 말에서 《ㄲ》는 《ㄱ》에 비하여, 《ㄸ》는 《ㄷ》에 비하여, 《ㅃ》는 《ㅂ》에 비하여, 《ㅆ》는 《ㅅ》에 비하여, 《ㅉ》는 《ㅈ》에 비하여 세고 굳고 강하다는것이 우리 민족의 공통적인 평가이며 소리느낌이다. 바로 이 소리느낌을 감촉 못하는 외국인들은 《새물새물》과 《쌔물쌔물》, 《비죽비죽》과 《삐쭉삐쭉》의 뜻빛갈에서의 차이를 분간할수 없게 된다.
한편 우리 말 모음체계인 밝은 모음 《ㅏ》와 《ㅗ》의 계렬(ㅑ, ㅛ, ㅚ, ㅘ, ㅙ)은 혀가 낮아져 울림통의 높이가 커진 대신 앞뒤길이는 짧아지므로 얕은 곳에서 발음되는 가볍고 밝은 소리로 느껴지지만 어두운 모음 《ㅓ》와 《ㅜ》의 계렬(ㅔ, ㅟ, ㅠ, ㅖ, ㅟ, ㅞ)은 혀가 높아져 울림통의 높이가 작아지는 대신에 앞뒤길이가 길어지므로 깊은 곳에서 발음되는 어둡고 웅글은 소리, 무거운 소리로 느껴진다.
따라서 밝은 모음은 어두운 모음에 비하여 얕고 가늘고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주면서 미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들 《방실방실》, 《호물호물》, 《아장아장》, 《포동포동》, 《호호》, 《해해》 등과 같은 상징어휘들을 만들어낸다. 시인들이 아름답고 숭엄한 감정을 터뜨릴 때 쓰이는 감동사 《아!》나 《오》를 쓰는것도 밝은 모음의 이러한 소리느낌때문이다.
다른 한편 어두운 모음은 밝은 모음에 비하여 길고 굵고 크고 어둡고 둔한 느낌을 준다. 례컨대 《어정어정》, 《푸둥푸둥》, 《후물후물》 등과 같은 단어들은 《아장아장》, 《포동포동》, 《호물호물》에 비해 밉고 둔한 느낌을 주는것을 볼수 있다.
한편 중간모음 《ㅡ》, 《ㅣ》는 밝은 모음 《ㅏ》, 《ㅗ》, 어두운 모음 《ㅓ》, 《ㅜ》와 두루 어울러쓸수 있는데 밝은 모음과 어울러쓸 때에는 밝은 양상을 띠지만 어두운 모음과 어울러쓰거나 중간모음끼리 합쳐쓸 때에는 어두운 모음보다도 더 밉고 둔한 느낌, 심지어 징글스러운 느낌을 준다.
비교해볼것: 포동포동(밝은 모음)
푸둥푸둥(어두운 모음)
피둥피둥(중간모음+어두운 모음)
호물호물(밝은 모음+어두운 모음)
후물후물(어두운 모음끼리)
히물히물(중간모음+어두운 모음)
이처럼 우리 말은 모음들이 가지고있는 소리느낌을 리용하여 대상, 현상에 대한 감정정서적평가를 줄수 있는 여러가지 단어들을 만들어씀으로써 언어표현의 섬세성과 생동성, 정서성을 효과적으로 실현할수 있게 한다.
비교할것:
례:∘ 조금후에 키가 후리후리한 책임비서가 앞에 나서서 보고를 받았다.
∘ 보위색군복을 가쯘히 입은 몸매가 호리호리한 녀성이 보초소앞을 통과하여 저택마당으로 들어오고있었다.
우의 첫 문장에서는 어두운 모음 《ㅜ》가 들어있는 《후리후리》는 키가 크고 몸이 실한 남자의 모습을, 두번째 문장에서 《호리호리》는 몸이 약한 녀자의 모습을 형상하는데 효과적으로 씌였다.
또 다른 한가지 실례를 보자.
례: 흥분된 동무들중엔 무용가도 있어 흥겨운 무도곡에 맞춰 덩실덩실 춤춘다.
남녀의 어깨춤도 으쓱으쓱 나오고 어린이춤들도 동실동실 나온다.
우의 가요에서 어두운 모음이 들어있는 《덩실덩실》은 동작이 큰 남자들의 률동적인 춤동작을 형상하는데 효과적이라면 반대로 밝은 모음이 들어있는 《동실동실》은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어린이들의 춤동작을 생동하게 나타나는데 효과적이다.
단편소설 《길동무들》(김병훈)에서는 철도규정을 놓고 《언쟁》을 하면서 상기된 철도역청년의 얼굴색은 어두운 양상을 주는 《새빨개졌다》로 표현하는 반면에 주인공 오명숙의 얼굴색은 밝은 양상을 주는 《시뻘개졌다》로 표현함으로써 두 인물에 대한 작가와 독자들의 긍부정적태도와 그들의 개성적용모를 섬세하게 드러낼수 있게 하였다.
이상에서 보는바와 같이 우리 말에는 웃음자체를 명명한 어휘뿐아니라 웃는 모양, 웃음소리를 상징한 단어들도 수없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