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연구

조선어에 나타나는 고유한 제약적특성

 2023.4.7.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언어학부문에서는 우리 말과 글의 우수성을 더욱 빛내이며 사회언어생활을 고상하고 문명하게 발전시켜나가는데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잘 풀어야 합니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말씀하신바와 같이 언어학부문에서는 우리 말과 글의 우수성을 더욱 빛내이기 위한 문제들을 잘 풀어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언어학부문에서는 많은 경우 언어에 존재하는 합법칙적현상들을 밝혀내는 연구를 진행하여왔다.

그러나 언어에는 합법칙적현상들외에도 관습적이며 민족적인 현상들도 존재한다. 그 대표적실례가 바로 언어들에 나타나는 제약적특성이다.

이러한 제약적특성을 잘 알아야 정확한 언어생활과 언어교육을 진행할수 있다. 이런것으로 하여 언어의 제약적특성에 대한 연구는 언어생활이나 언어교육을 발전시키는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그러면 언어학적인 개념으로서의 제약적특성은 무엇인가.

그것은 이미 실현된 언어적정보가 그 뒤에 실현될 언어적정보에 대하여 가능관계나 금지관계를 요구하는 성질을 말한다.

다시말하여 제약적특성이란 어떤 선택된 언어요소가 뒤에 나타나는 언어모임에 대하여 가능관계나 금지관계를 나타내는 성질을 말한다.

례를 들어 《애기가 논다》, 《애기가 웃는다》, 《애기가 잔다》라는 단어결합에서 《애기가》와의 관계에서 《논다, 웃는다, 잔다》는 가능관계의 언어모임으로 된다. 그러나 《애기가 난다》, 《애기가 연구한다》, 《애기가 토론한다》라는 단어결합에서 《애기가》와의 관계에서 《난다, 연구한다, 토론한다》는 금지관계의 언어모임으로 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론리적인 관점에서의 제약적특성이다.

매 언어에는 이러한 론리적인 제약적특성만이 아니라 민족적이며 관습적인 요인으로 하여 해당 언어에만 고유한 제약적특성이 존재한다.

아래에서 조선어의 언어적단위들에 나타나는 고유한 제약적특성을 보기로 하자.

무엇보다먼저 조선어의 음절결합속에는 고유한 제약적특성이 존재한다.

조선어는 자음 19개(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ㄲ, ㄸ, ㅃ, ㅆ, ㅉ)와 모음 21개(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 ㅐ, ㅒ, ㅔ, ㅖ, ㅚ, ㅟ, ㅢ, ㅘ, ㅝ, ㅙ, ㅞ) 가 서로 조합하여 음절을 이룬다.

조선어의 음절들은 초성으로 자음 18개(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ㅈ, ㅊ, ㅋ, ㅌ, ㅍ, ㅎ, ㄲ, ㄸ, ㅃ, ㅆ, ㅉ), 중성으로 모음 21개(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 ㅐ, ㅒ, ㅔ, ㅖ, ㅚ, ㅟ, ㅢ, ㅘ, ㅝ, ㅙ, ㅞ), 종성으로 자음 27개(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ㄲ, ㅆ, ㄳ, ㄵ, ㄶ, ㄺ, ㄻ, ㄼ, ㄽ, ㄾ, ㄿ, ㅀ, ㅄ)가 결합되여 완성되는 제약적특성을 나타낸다.

이런 원리에 따라 이루어진 음절형태들로는

-모음으로만 이루어진 음절형태

《아, 야, 어, 여, 오, 요, 우, 유, 으, 이, 애, 얘, 에, 예, 외, 위, 의, 와, 워, 왜, 웨》 총 21개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진 음절형태

《가, 나, 다, 라, 마, 바, 사, 자, …》 총 334개

-자음과 모음, 자음(홑받침)으로 이루어진 음절형태

《각, 낙, 닥, 락, 막, 박, 삭, …》 총 1 718개

-모음, 자음(홑받침)으로 이루어진 음절형태

《악, 약, 억, 역, 옥, 욕, …》 총 164개

-자음과 모음, 자음, 자음(둘받침)으로 이루어진 음절형태

《값, 닭, 많, 밟, 삶, 옳, …》 총 96개

-모음, 자음, 자음(둘받침)으로 이루어진 음절형태

《앉, 옭, 옮, 앓, 읽, …》 총 23개

총개수 21개+334개+1 718개+164개+96개+23개=2 356개이다.

즉 조선어에서 음절들은 초성, 중성, 종성의 원리에 따라 결합하여야 하는 제약적특성을 가진다.

다음으로 조선어의 단어조성에는 고유한 제약적특성이 존재한다.

조선어에서 상징부사를 이룰 때 소리양상에 따라 가능관계와 금지관계를 반영한 제약적특성이 존재한다. 즉 모음에서는 앞모음의 소리양상에 따라 뒤모음의 선택에서 밝은 모음은 밝은 모음끼리, 어두운 모음은 어두운 모음끼리, 중성모음은 중성모음끼리 결합하는 제약적특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자음에서도 앞자음의 소리양상에 따라 뒤자음의 선택에서 입술자음은 입술자음끼리, 터침자음은 터침자음끼리, 터스침자음은 터스침자음끼리, 스침자음은 스침자음끼리, 혀뒤자음은 혀뒤자음끼리 결합하는 제약적특성이 존재한다.

조선어의 상징부사에서 모음의 제약적특성을 놓고보면

①밝은 모음에 의하여 이루어진 부사의 경우

딸랑, 똘랑, 찰랑, 촐랑, 방글방글, 방싯방싯, 뽀동뽀동, 꼬깃꼬깃, 포동포동, 보동보동, 파릇파릇, 오돌오돌, 알락달락, 촐촐, 똘똘, 딸딸, …

② 어두운 모음에 의하여 이루어진 부사의 경우

떨렁, 덜렁, 털렁, 철렁, 절렁, 쩔렁, 출렁, 줄렁, 쭐렁, 벙글벙글, 벙긋벙긋, 벙싯벙싯, 푸실푸실, 푸들푸들, 우둘우둘, 얼럭덜럭, 푸릉푸릉, 꾸깃꾸깃, 푸등푸등, 푸릇푸릇, …

③ 중성모음에 의하여 이루어진 부사의 경우

이글이글, 미끌미끌, 미끈미끈, 지글지글, 치근치근, 비들비들, 시들시들, …

보는바와 같이 조선어에서 상징부사를 이룰 때 밝은 모음은 밝은 모음끼리, 어두운 모음은 어두운 모음끼리, 중성모음은 중성모음끼리 결합하는 제약적특성이 존재한다.

조선어의 상징부사에서 자음의 제약적특성을 놓고보면

①입술자음에 의하여 이루어진 부사의 경우

바들바들, 파들파들, 보동보동, 포동포동, 부실부실, 푸실푸실, 벌벌, 펄펄, …

② 터침자음에 의하여 이루어진 부사의 경우

툴툴, 뚤뚤, 탱탱, 땡땡, 톨톨, 똘똘, …

③ 터스침자음에 의하여 이루어진 부사의 경우

절절, 철철, 쩔쩔, 치렁치렁, 찌렁찌렁, …

④ 스침자음에 의하여 이루어진 부사의 경우

살살, 쌀쌀, 설설, 슬슬, …

⑤ 혀뒤자음에 의하여 이루어진 부사의 경우

걸걸, 컬컬, 껄껄, 쿨쿨, 꿀꿀, …

보는바와 같이 조선어에서 상징부사를 이룰 때 입술자음은 입술자음끼리, 터침자음은 터침자음끼리, 터스침자음은 터스침자음끼리, 스침자음은 스침자음끼리, 혀뒤자음은 혀뒤자음끼리 결합하는 제약적특성이 존재한다.

다음으로 조선어의 형태론적결합에는 고유한 제약적특성이 존재한다.

조선어에서 어간에 형태가 결합될 때 체언어간과 용언어간의 구별에 따라 형태의 제약이 명백히 나타나며 또 체언어간에 결합되는 형태가운데서도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형태의 제약이 나타나며 용언어간에 결합되는 형태가운데서도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형태의 제약이 나타난다.

조선어에서 체언어간은 격토, 도움토, 복수토, 바꿈토를 취하는바 체언어간에 격토들인 주격토, 대격토, 조격토, 구격토, 호격토를 취할 때 개음절로 끝났는가, 페음절로 끝났는가에 따라 서로 다른 토를 취하는 제약적특성이 나타낸다.

실례: 조선어에서 체언어간에 격토를 선택하는 경우

주격토(가/이), 대격토(를/을), 조격토(로/으로), 구격토(와/과), 호격토(야/아)중에서

개음절로 끝난 경우:

머리가, 머리를, 머리로, 머리와, 영수야

페음절로 끝난 경우:

수건이, 수건을, 수건으로, 수건과, 영남아

실례에서 보는바와 같이 개음절로 끝났으면 주격토(가), 대격토(를), 조격토(로), 구격토(와), 호격토(야)를 취하며 페음절로 끝났으면 주격토(이), 대격토(을), 조격토(으로), 구격토(과), 호격토(야)를 취하는 제약적특성이 나타난다.

그리고 체언어간은 복수토를 먼저 취하고 그 뒤에 위치토인 격토, 도움토를 취하는 제약적특성을 나타낸다.

실례: 책─들─이

실례에서 보는바와 같이 단어 《책들이》에서는 명사어간 《책》뒤에 복수토인 《들》이 붙고 그 뒤에 주격토인 《이》가 붙는다.

조선어에서는 용언어간은 상토, 존경토, 시간토, 규정토, 상황토, 접속토, 종결토, 바꿈토를 취하는바 용언어간에 접속토나 과거의 시간토를 취할 때 밝은 모음은 밝은 모음끼리, 어두운 모음은 어두운 모음끼리, 중성모음은 중성모음끼리 결합하는 제약적특성을 나타낸다.

실례: 용언어간에 접속토나 과거의 시간토를 선택하는 경우

①밝은 모음으로 끝난 용언어간의 경우

밝다: 밝아, 밝았다 받다: 받아, 받았다

② 어두운 모음으로 끝난 용언어간의 경우

불다: 불어, 불었다 걸다: 걸어, 걸었다

③ 중성모음으로 끝난 용언어간의 경우

쥐다: 쥐여, 쥐였다 기다: 기여, 기였다

실례에서 보는바와 같이 밝은 모음으로 끝난 경우 접속토(아), 과거의 시간토(았)이 선택되며 어두운 모음으로 끝난 경우 접속토(어), 과거의 시간토(었)가, 중성모음으로 끝난 경우 접속토(여), 과거의 시간토(였)가 선택되는 제약적특성을 나타낸다.

그리고 용언어간은 상토, 존경토, 시간토의 순서로 취할수 있으며 그 뒤에 위치토인 접속토, 규정토, 상황토, 종결토를 취하는 제약적특성을 나타낸다.

실례: 읽─히─시─였─겠─습니다

실례에서 보는바와 같이 단어《읽히시였겠습니다》에서는 동사어간 《읽》뒤에 상토인 《히》가 붙고 그 뒤에 존경토인 《시》가 붙고 그 뒤에 시간토인 《였》이 붙고 또 시간토인 《겠》이 붙고 련속종결토인 《습니다》가 붙는다.

이와 같이 조선어에서 어간에 형태가 결합될 때 여러가지 요인에 따르는 제약적특성이 나타난다.

다음으로 조선어의 단어결합에는 고유한 제약적특성이 존재한다.

그 대표적실례가 조선어의 단어결합속에 존재하는 민족적이며 관습적인 제약적특성이다.

례를 들어 조선어에서 입으로 부는 악기인 《피리》는 동사 《불다》와, 손으로 연주하는 악기인 《피아노》나 《기타》는 동사 《치다》, 《타다》와 결합하게 된다. 이때 《피리》가 악기라고 하여 《치다》라고 하든가 《기타》를 《불다》라고 하면 부정확한 표현으로 된다. 그러나 영어에서는 《피아노(piano)》나 《피리(flute)》는 다같이 동사 《play》와 결합한다.

그런가 하면 《옷을 입다》, 《신을 신다》, 《장갑을 끼다》, 《모자를 쓰다》, 《혁띠를 띠다》, 《양말을 신다》에서 보면 다같이 《(몸에) 무엇을 지니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우와 같이 《명사보어+동사술어》결합에서 선택된 명사에 따라 요구하는 동사가 달라진다. 이러한 현상은 《찰떡을 치다》, 《죽을 쑤다》, 《밥을 짓다》, 《만두를 빚다》, 《국수를 누르다》, 《두부를 앗다》라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바 《무엇을 만들다》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명사보어+동사술어》결합에서 선택된 명사에 따라 요구하는 동사가 달라진다. 가령 《찰떡을 치다》라는 결합을 《찰떡을 쑤다》로 바꾸면 잘못된 표현으로 된다. 그것은 《찰떡을》이라는 단어의 뒤에서 동사 《쑤다》는 금지관계를 나타내기때문이다.

이처럼 조선어의 단어결합에는 민족적이며 관습적인 요인에 의한 고유한 제약적특성이 존재한다.

다음으로 조선어의 문장론적결합에는 고유한 제약적특성이 존재한다.

조선어의 문장론적결합에 존재하는 제약적특성은 우선 선택된 성분에 따라 존경토를 취해야 하는 제약적특성을 놓고 설명할수 있다.

례를 들어 《어머니는 오늘 저녁에 출장가셨던 아버지가 돌아오신다고 말씀하시였다.》라는 문장에서 《어머니는》이라는 존경의 대상성분이 문장의 앞에 선택되였기때문에 뒤에는 《말씀하시였다》라는 존경토를 취한 성분이 선택되며 《출장가셨던 아버지가 돌아오신다고》라는 표현에서는 앞에 《출장가셨던》이라는 존경토를 취한 규정형성분이 선택되였으므로 뒤에는 존경받는 대상인 《아버지가》라는 성분이 선택되고 그뒤에 《아버지가》라는 존경의 대상성분이 선택되였으므로 또 그 뒤에 《돌아오신다고》라는 존경토를 취한 성분이 선택되게 된다. 즉 선택된 성분에 맞게 존경토를 취해야 하는 제약적특성이 존재한다.

조선어의 문장론적결합에 존재하는 제약적특성은 또한 어순에 존재하는 제약적특성을 놓고 설명할수 있다.

조선어에서 문장 《나는 학교로 간다.》를 보면 주어 《나는》은 문장의 제일 첫 위치에, 보어 《학교로》는 다음위치에, 술어 《간다》는 마지막위치에 놓이는 제약적특성을 나타낸다.

그러나 영어에서 《I go to school.》을 보면 주어《I》는 문장의 제일 첫 위치에, 술어《go》는 다음위치에, 보어《to school》은 맨 마지막위치에 놓이는 제약적특성을 나타낸다.

뿐만아니라 문장안에서 단어들의 규정관계도 결합적특성을 나타낸다.

실례의 문장에서 《그가 공부하는》은 《학교로》의 앞에서 《규정토》를 통하여 규정관계를 나타내고있다. 즉 조선어에서 규정하는 단어는 규정받는 단어의 앞에 놓이는 제약적특성을 나타낸다.

실례: I went to the school where he studied.

그러나 영어에서는 문장형식의 부문 《he studied》는 《school》의 뒤에서 관계부사를 통하여 규정관계를 나타내고있다. 즉 영어에서 규정하는 단어는 규정받는 단어의 뒤에 위치하는 제약적특성을 나타낸다.

이처럼 언어에 나타나는 제약적특성은 언어에 존재하는 합법칙적현상과는 다른 관습적이며 특정적인 속성이다.

따라서 언어에 존재하는 이러한 제약적특성을 잘 알 때 정확한 언어생활과 언어교육을 진행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