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우리 말은 표현이 풍부하여 복잡한 사상과 섬세한 감정을 다 잘 나타낼수 있으며 사람들을 격동시킬수 있고 울릴수도 있으며 웃길수도 있습니다.》 (《
언어생활에서 훌륭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휘와 토에 대한 정확한 리해를 가져야 한다.
어휘와 토에 대한 정확한 리해를 가진다는것은 어휘와 토들이 나타내는 풍부한 의미를 구체적으로 안다는것을 의미한다.
어휘와 토의 풍부한 의미를 정확히 리해하고 쓰기 위하여서는 비교의 의미를 나타내는 어휘-문법적표현수단에 대한 인식을 바로 가져야 한다.
우리 말에서는 일반적으로 대상의 특성을 다른것과 비교함이 없이 설명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다른것과의 비교속에서 설명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로부터 비교의 의미를 잘 안다는것은 대상들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파악할수 있게 하는 전제라고 볼수 있다.
비교가 담고있는 의미는 우선 서로 견주어보는것이다.
서로 견주어본다는것은 어떤 대상을 놓고 그 대상에 대한 평가를 다른 대상과의 관계속에서 좋고나쁨과 옳고그름을 가른다는것이다. 비교를 하자면 항상 두개이상의 대상이 있어야 하며 이 두 대상사이에는 일정한 공통점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전이 좋다》라는 표현이 있을 때 이 사전이 어느 정도로 좋은가는 다른것과의 구체적인 비교속에서 정확히 알수 있다. 실례로《조선말대사전(1,2)》(1992년판)보다《조선말대사전(1,2,3)》(2007년판)이 더 좋다고 말할수 있다. 이렇게 되면 두 대상에 대한 리해는 한 대상에 대한 파악에 기초하여 쉽게 할수 있다.
비교가 담고있는 의미는 또한 어떤 대상의 특징을 다른 대상의 특징에 비유하는것이다.
《영순이는 꽃처럼 아름다운 우리 시대 처녀이다.》에서 영순이와 꽃은 성질이 서로 다른 대상이다. 그러나 이 문장에서는 영순이의 성격을 꽃의 특징가운데서 《아름답다》라는 측면을 리용하여 서로 비교하고있다. 즉 꽃의 아름다움을 처녀의 성격에 비유한것으로써 두 대상은 《아름답다》라는 특징을 표식으로 하여 서로 비교되였다. 이 비교는 첫번째 경우와는 달리 한 대상의 특징을 가지고 다른 대상의 특징을 설명하고있다.
일반적으로《나비처럼 춤을 추는 옥이》,《흰눈처럼 하얀 목도리》에서 보는것처럼 두 대상사이에서 어느 한 특징을 표식으로 하여 비교하면 두 대상에 대한 리해도 쉽게 할수 있고 두 대상사이에 표현적색채를 돋구어주는 측면도 강하게 나타난다.
비교가 담고있는 의미는 또한 대조하는것이다.
대조는 비교의 한 측면으로서 두 대상의 내용을 서로 맞추어보거나 반대되는 측면으로 비교하는것이다. 대조의 의미폭에는 대비도 포함되여있다.
《그가 번역한것을 원문과 대조했다.》라는 문장에서의 대조는 비교하는 의미로 쓰이였다면 《김동무와 박동무는 서로 대조되게 생활하고있다.》에서의 대조는 서로 반대되는 내용을 설명하고있는 고유한 대조의 의미라고 볼수 있다.
이로부터 일상생활에서 대비나 대조보다 비교라는 단어가 넓은 의미로 매우 활발하게 쓰인다는것을 쉽게 짐작할수 있다.
비교를 나타내는 문법적표현수단에는 《처럼, 보다, 마냥, 듯/듯이》가 있다.
이 문법적표현수단들은 비교의 의미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공통성을 가지고있으나 구체적인 의미에서는 차이가 있다.
우선 그 사용빈도에서 차이가 있다.
비교의 의미를 나타내는 문법적표현수단들은 사용빈도가 많은것으로부터 적은것까지 다 있다. 특히 《처럼, 듯》은 사용빈도가 매우 높은데 비해 《마냥》은 매우 적다.
비교의 의미를 나타내는 문법적표현수단들의 사용빈도는 다음과 같다.
토 | 사용빈도 | 토 | 사용빈도 | ||
1 | 처럼 | 1813 | 8 | 던듯 | 39 |
2 | 듯 | 1031 | 9 | 던듯이 | 33 |
3 | 듯이 | 510 | 10 | 는듯이 | 27 |
4 | 보다 | 465 | 11 | ㄹ듯이 | 25 |
5 | 는듯 | 253 | 12 | ㄴ듯이 | 13 |
6 | ㄴ듯 | 216 | 13 | 마냥 | 5 |
7 | ㄹ듯 | 80 |
※ (《조선말빈도수사전》에서 인용함)
또한 문법적의미에서도 일정한 차이를 가지고있다.
《보다》는 《지구는 달보다 크다.》와 같이 대체로 서로 같지 않은것을 대비할 때 쓰며 《처럼, 마냥, 듯/듯이》는 《거울마냥 맑은 고향의 시내물》, 《나는듯이 달리는 달리기선수》와 같이 서로 비슷한것을 비교할 때 쓴다.
그러나 실지 언어실천에서 비교의 의미를 나타내는 문법적표현수단들은 자기의 고유한 문법적의미를 가지고있다.
비교의 의미를 나타내는 문법적표현들의 차이를 정확히 리해하기 위해 표현수단들을 동등비교와 기준비교로 구분할수 있다.
동등비교는 두 대상사이에서 어떤 표식이 서로 같다고 비교하는것인데 이때 두 대상은 성질이 서로 달라도 일정한 표식을 중심으로 하여 서로 같다고 비교하게 된다.
우리 말에서 동등비교의 문법적표현수단에는 《처럼, 마냥, 듯/듯이》가 있다.
례: ① 우리 새 세대 청년들은 항일혁명선렬들처럼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여야 한다.
② 한폭의 그림마냥 아름다운 소백수의 설경
례 ①에서의 《처럼》은 새세대청년들과 항일혁명선렬들을 동등한 자격으로 비교하고있다. 례 ②에서는 소백수의 설경을 한폭의 그림에 비교함으로써 례 ①보다는 비교의 표현적색채를 더 강하게 돋구어주고있다.
례 ②의 비교는 례 ①의 비교와 그 정도가 같지 않다. 그것은 《마냥》이 동등비교의 의미를 나타내면서도 여기에 표현적색채를 강하게 돋구어주는 특성이 있기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하여《마냥》은 시같은데서 많이 쓰이고있다.
그러나 때로 《마냥》이 《처럼》과 동등하게 어울려 쓰이는 경우도 있다.
동등비교를 나타내는 문법적표현수단들은 문장에서 표현되는 구체적인 의미들에서는 일정한 차이가 있지만 다 성질이 서로 다른 대상 또는 성질이 같은 대상을 동등하게 비교하는 공통성을 기본으로 하여 같은 부류에 포함시키고있다.
기준비교는 두 대상가운데서 한 대상을 기준으로 하여 다른 대상을 비교하는것이다.
기준비교의 문법적표현수단에는 《보다》가 있다.
례 : ① 남의 금덩이보다 자기의 쇠덩이가 더 낫다.
② 조국을 생명보다 더 귀중히 여기고 끝없이 사랑하여야 한다.
례 ①과 ②에서 보면 《보다》가 붙은 대상을 기준대상으로 하여 다른 대상의 특징을 비교하면서 설명하고있다.
이때 매 경우마다 비교의 기준으로 되는 대상은 상대적성격을 띠게 된다.
즉 기준대상이 절대적인것이 아니므로 매 환경과 계기점마다에서 기준이 각이하게 설정될수 있다.
《보다》는 이러한 특성으로 하여 동등비교의 의미가 아니라 기준비교의 의미를 나타낸다고 볼수 있다.
비교의 문법적표현수단들은 품사와 말법선택에서도 차이가 있다.
비교의 문법적표현수단들의 품사선택을 보면 동등비교와 기준비교의 경우에 서로 각이하다.
동등비교의 문법적표현수단들인 《처럼, 마냥, 듯/듯이(계렬토)》의 품사선택을 보면 《처럼, 듯/듯이, ㄴ듯/ㄴ듯이》는 모든 품사선택이 가능하지만 《마냥》은 명사에만, 《는듯/는듯이, ㄹ듯/ㄹ듯이, 던듯/던듯이》는 동사에만 가능하다는것을 알수 있다.
일반적으로 볼 때 《처럼, 마냥》은 대상토이므로 체언에는 가능한것으로 볼수 있으나 그렇지 못하며 《듯/듯이(계렬토)》도 서술토이므로 용언에는 다 가능한것으로 볼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처럼》은 체언과 용언에 제한없이 붙어 동등비교의 의미를 나타내는데 그중에서도 명사와 대명사에 가장 활발하게 쓰이고있다.
례: ① 설비는 언제나 자기의 눈동자처럼 다루어야 한다.
② 선군이 있기에 우리 조국은 그처럼 존엄높고 위력한것이다.
례 ②에서와 같이 《처럼》이 대명사와 결합하는 경우에 문장에서 비교의 의미를 나타내면서 부사적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처럼》이 용언에 붙는 경우에는 체언화된 형태로(동사《하다》에서 보면 《하는것처럼, 한것처럼, 할것처럼》과 같은 형태로 규정토가 체언과 결합하여)비교의 의미를 나타낸다. 이때 규정토는 시간의 의미를 가지고 《처럼》과 결합하여 비교의 의미를 나타낸다.
《마냥》은 《처럼》보다 품사선택에서 제한적이다. 《마냥》은 명사에는 제한이 없지만 다른 품사들에는 매우 소극적으로 거의 쓰이지 않는다. 이것은 《마냥》이 나타내는 표현적색채와 관련된다고 볼수 있다.
기준비교의 문법적표현수단인 《보다》는 품사선택에서 제한이 없이 체언과 용언의 체언형에 붙어 기준비교의 의미를 나타내고있다.
례: ① 자기 개인의 생명보다 집단의 생명을 더 귀중히 여기는 집단주의적생명관
② 어제 일한것보다 더 많이 해제끼자.
《보다》는 비교외에 특수하게 《라기보다》라는 형태로 품사제한이 없이 쓰이는데 이때의 의미는 기준비교의 의미가 아니라 부정의 의미로 쓰인다.
례: ① 이것은 의견이라기보다 이 문제에 대한 나의 대답이다.
② 나는 몰라서라기보다 자네의 생각을 알자는것이네.
례 ①과 ②에서의 《보다》는 《~이 아니다》라는 뜻으로 《보다》가 붙은 내용을 부정하는 형태로 쓰이고있다.
비교를 나타내는 어휘적표현수단에는 《만큼, 같다, 같이, 보다》가 있다.
우선 불완전명사 《만큼》은 명사나 대명사의 절대격형태뒤에 쓰이면서 일정한 정도의 뜻을 포함한 비교의 의미를 나타낸다.
《만큼》은 《처럼》과 서로 바꾸어도 문법적의미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이때 《만큼》이 나타내는 의미는 동등비교의 의미이다.
례: ① 김동무만큼(처럼) 공부하면 기사가 될수 있다.
② 아버지는 산만큼(산처럼) 높이 쌓은 낟가리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만큼》은 이외에도 용언의 《ㄹ/을, 으리/리》형뒤에 쓰이면서 정도의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 춥지 않을만큼 불을 피웠다.
춥지 않으리만큼 불을 피웠다.
이 두 경우 《만큼》은 동사나 형용사의 추측적인 정도를 나타내는데 그 정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그것은 《리/으리》도 《ㄹ것》과 같은 의미로 추측되는 한도를 나타내는 의미를 담고있고 《ㄹ》도 규정토로서 추측의 의미를 담고있기때문이다. 이때의 정도의 의미는 비교의 의미폭에 들어가지 않는다.
례: 들고가리만큼 메고 나머지는 남겨놓았다.
우의 실례에서는 《처럼》과 바꾸어쓸수 없는 경우이므로 비교의 의미가 아니다.
또한 형용사 《같다》는 《와/과 같은, 같은》형태로, 부사《같이》도 《와/과 같이, 같이》형태로 쓰이면서 동등비교의 의미를 나타낸다.
례: ① 해빛같이 따사로운
② 오늘과 같은 어려운 속에서도 승리의 신심드높이 일해나가야 한다.
《와/과 같은, 같은》은 《처럼》과 바꾸어 쓸수 있다.
부사 《보다》는 어떤 정도에 비하여 그보다 한층 더하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이 《보다》가 비교의 의미를 나타낸다고 할 때 그 비교는 토 《보다》가 나타내는 기준비교의 의미를 나타내고있다.
- 보다 높은 발전
- 보다 아름다워질 내 고향의 래일
여기서 《보다》는 일정한 정도를 기준으로 그보다 더하다는 의미를 나타내고있다. 이때의 기준은 앞문장에서 이야기된 내용의 정도를 기준으로 하고있다.
어휘적표현수단들인 《만큼, 같다, 같이》는 동등비교의 의미를 ,《보다》는 기준비교의 의미를 나타내고있지만 그 비교의 의미가 문법적표현수단이 나타내는 의미와 완전히 일치한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어휘적표현수단과 문법적표현수단이 같은 비교의 경우에 꼭같은 교체가 모든 경우에 다 가능하지 않기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비교의 의미를 나타내는 각이한 표현수단들에 대한 더 폭넓은 연구를 통하여 우리 말의 우수성을 더욱 발전시켜나가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