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령도자
《문학과 예술에는 일정한 시대의 사회제도와 사람들의 생활과 풍습이 반영됩니다.》(《
우리 나라 민족고전가운데는 봉건시기에 개별적인 학자, 문인들이 쓴 여러가지 주제와 형식의 시와 산문작품들을 수집정리하여 편찬한 책인 문집들도 들어있다. 문집에는 산문과 운문이 함께 실리므로 시문집이라고도 한다.
민족고전 《청음집》(淸陰集)은 17세기전반기의 관료이며 문인이였던 김상헌(1570~1652, 호는 청음 또는 석실산인)의 시문집이다.
《청음집》은 김상헌에 의하여 1627년 처음 40권 12책으로 편찬되였다가 1801년 저자의 후손들에 의하여 1801년에 40권 14책으로 다시 편찬간행되였다.
《청음집》 40권가운데서 시작품은 1~13권에 1 500여수 들어있다.
김상헌은 1636년 청나라침략자들이 우리 나라에 쳐들어왔을 때 국왕을 비롯한 일부 비겁한 통치배들이 적들과 화의를 맺으려고 하자 그것을 극력 반대하여나섰던 척화론자의 한사람이다.
그는 외래침략자들의 침입을 반대하여 싸운 애국적군민들의 투쟁을 직접 목격하고 또 6년간 심양에 끌려가 옥중고초를 겪으면서 애국의 마음을 소중히 간직하게 되였다. 이러한 생활체험으로 하여 그는 애국적인 경향의 시작품들을 적지 않게 창작하였다.
《청음집》에는 우선 조국과 고향산천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작품들이 적지 않게 들어있다.
애국주의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애국은 자기 집뜰안에서부터 시작되고 애국심은 자기 부모처자에 대한 사랑, 자기 고향마을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싹트게 된다.
시 《다듬이소리를 들으며》, 《동생의 시에 운을 달아》, 《서쪽길에서 옛 시절을 회고하여》, 《남쪽시내의 꾀꼬리》, 《밤을 지새며》 등은 고향땅과 고향사람들에 대한 갈수록 더해지는 그리움을 노래한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시 《다듬이소리를 들으며》에서는 이역의 차디찬 옥중의 밤 어디선가 들려오는 다듬이소리를 통하여 정든 부모처자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진실하게 노래하고있다.
뉘집에서 들려오나 다듬이질 하는 소리
바람차고 찬 이슬 내려 새벽이 되오는데
생각하면 고향에선 달밝은 이밤에도
변방너머 그리면서 겨울옷감 다듬겠지
誰家歷歷擣衣聲
露冷風凄欲五更
遙相長安月明裏
靑砧素手玉關情
그리운 고향집어머니의 자장가소리인양 정답게 울리며 애틋한 향수를 자아내는 다듬이소리는 이역의 옥중에서 떨고있을 남편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으로 잠못이루고 이밤도 정성껏 자기의 옷을 다듬고있을 안해의 모습을 련상시키고있다. 이 작품에서 표현된 그리움은 단순히 정든 안해에 대한 그리움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혈육들과 생리별을 당하지 않으면 안되였던 김상헌의 안타까운 심정이며 더 나아가서 조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승화되고있다.
고달픈 생활속에서 체험하는 그의 이러한 심정은 시 《동생의 시에 운을 달아》, 《의주로 가는 리홍주를 바래우며》 등에서도 표현되고있다. 이 시들에서 시인은 오랜 세월 떨어져 꿈속에서도 찾는 정다운 벗들에 대한 그리움과 상봉에 대한 간절한 소원을 통하여 이러한 불행이 하루빨리 가셔지기를 바라는 뜨거운 심정을 절절히 토로하였다.
또한 시 《서쪽길에서 옛 시절을 회고하여》에서 김상헌은 조국에서의 즐거웠던 옛시절을 《내 련광정에 올라가봤고/ 또 부벽루에도 올랐댔노라/ 옷걸치고 밤에 갔던 통군정/ 가슴을 터치던 가을날의 백상루/ 옥류벽의 샘물도 달게 마시고/ 발 씻으며 물속의 돌도 보았지》라고 추억하면서 사랑하는 조국의 품에 다시 안기고싶은 간절한 념원을 토로하였다.
이처럼 지나온 생활과 두고온 모든것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은 김상헌의 가슴속깊이 체현된 숭고한 조국애의 발현이며 작품들에 비낀 조국애는 바로 김상헌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도 기꺼이 바칠 각오를 가질수 있게 하는 힘의 원천으로 되였다.
《청음집》에는 또한 모진 고난과 시련속에서도 변심을 모르는 민족적절개와 불굴의 의지를 반영한 작품들이 들어있다.
시 《조복영의 시에 운을 달아》, 《동쪽령의 푸른 소나무》, 《심양동관》, 《맹영광에게 남기노라》 등은 그러한 류형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울창한 저기 저 서쪽 동산엔
푸르른 수풀이 우거졌었네
하루저녁 가을바람 불어오더니
나무마다 푸른 빛 잃어버렸네
푸르른 소나무와 잣나무여
억세인 그 모습을 새겨보노라
鬱彼西園中
藂翠何蒨蒨
秋風一夕至
萬木盡凋變
蒼蒼松與栢
獨秀人始見
이것은 시 《조복영의 시에 운을 달아》이다.
이 작품에서는 적들의 악랄한 위협책동에 굴함없이 맞서 싸우는 김상헌의 굳은 절개와 의지가 노래되고있다. 시에서 그는 적들에게 굴복하여 지조와 의리를 저버린 봉건통치배들에 대하여 《하루저녁 가을바람 불어오더니/ 나무마다 푸른 빛 잃어버렸네》라고 비판하였다. 이것과 대조를 이룬 《푸르른 소나무와 잣나무여/ 억세인 그 모습을 새겨보노라》라는 시구는 비겁한자들이 설사 난관앞에 굴복하여 쉽게 지조와 의리를 저버린다 해도 자신은 푸르른 소나무처럼 꿋꿋이 싸워갈 일념, 꺾이면 꺾일지언정 절대로 굽히지 않을 의지를 감명깊이 보여주었다.
적들의 그 어떤 탄압이나 회유에도 굽히지 않고 사시장철 푸르른 소나무처럼 변함없이 지켜갈 김상헌의 투철한 신념은 시 《동쪽령의 푸른 소나무》에서도 표현되고있다. 시에서는 《이 세상 모든것이 변하였지만/ 푸르른 소나무만 변함이 없네》라고 토로함으로써 죽어서도 변치 않을 애국의 일편단심을 절절히 노래하였다.
《청음집》에 실려있는 시작품들가운데는 눈속에 묻힌대로 푸른빛을 잃지 않고 사시장철 푸르러있는 《소나무》에 의탁하여 김상헌의 굳은 절개와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는 시작품들이 적지 않은데 이것은 그의 시적탐구의 특징으로 볼수 있다.
시 《맹영광에게 남기노라》에서는 자기의 굳은 절개를 지켜 끝내는 적들을 굴복시키고 조국으로 돌아가게 된 기쁨을 이렇게 노래하고있다.
6년동안 갇혔다가 오늘에야 돌아가네
백발되도 마음만은 변치 않았네
…
그가 조국으로 돌아오면서 남긴 이 시에는 적들의 모진 압력과 회유를 물리치고 민족적지조를 지켜낸 끝없는 긍지와 검은 머리가 백발이 되도록 고통과 번뇌속에 보낸 이국에서의 시름겹던 나날들이 반영되여있다.
민족적절개와 의지를 반영한 작품들은 이처럼 김상헌자신의 실지체험을 담아 절절히 노래한것으로 하여 조국과 고향땅을 지켜 자신의 지조를 굽히지 않을 불굴의 기개를 진실하게 보여주고있다.
《청음집》에는 또한 수치를 당한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는 우국의 마음을 반영한 작품들과 적들에게 굴복한 비겁한 통치배들과 불공평한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의 감정이 반영된 작품들이 들어있다.
김상헌은 그 누구보다도 조국과 고향, 자기의 부모처자들을 사랑한 사람이였다. 바로 그러한 사랑의 감정이 있었기에 그는 수치를 당한 나라의 운명을 두고 몸부림치기도 하였고 적들에게 굴복하고 《화의》를 맺은 비겁한 봉건통치배들을 증오하기도 하였다.
시 《감회》에서는 적들에게 굴복한 비겁한 통치배들때문에 당한 수치를 생각하면서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는 김상헌의 우국의 심정을 안타깝게 토로하고있다.
죽은 사람은 참혹한 화를 입었고
산 사람은 곤욕을 받게 되누나
이 한몸 욕됨이야 무슨 상관이랴
나라수친 어떻게 씻을수 있나
천고의 뜻있는 사나이들 생각하면
그들을 감히 바라볼수 없구나
늘그막에 나에겐 고통만 생기니
하늘땅 둘러봐도 마음 괴롭네
死者遭慘酷
生者受困辱
身辱不足說
國恥何由雪
緬懷千古上
其人不可望
余生生苦晩
俯仰徒傷惋
시 《삼가 률곡선생의 <가소음>에 차운하여》, 《구영의 <산수도>에 쓰노라》 등에서는 나라의 운명을 도탄에 빠뜨린 비겁한 통치배들에 대한 분노의 감정과 불공평하고 모순된 봉건사회현실을 신랄히 비판하고있다.
시 《삼가 률곡선생의 <가소음>에 차운하여》에서는 《이리들이 도시에 거처를 하니/ 관리들은 저마다 도망을 치네/ 생을 위해 숨어서 사는 무리들/ 비단옷을 베옷으로 바꿔입었네》라고 하면서 제 살길을 찾아 도망치는 비겁한 통치배들을 규탄하였고 시《구영의 <산수도>에 쓰노라》 에서는 《분함이 있어도 성내지 못하고/ 원통함이 있어도 하소하지 못하》는 봉건사회현실을 신랄히 비판하고있다.
이처럼 《청음집》에는 조국과 고향산천에 대한 그리움과 모진 고난과 시련속에서도 변심을 모르는 민족적절개와 의지, 비겁한 통치배들과 불공평한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의 감정이 반영된 애국적경향의 시작품들이 적지 않게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