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수도의 한복판에 자리잡은 옥류관은 그 언제나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흥성인다.
풍치아름다운 모란봉과 릉라도, 대동문과 련광정, 옥류교를 옆에 끼고 대동강의 맑은 물이 구슬처럼 감돌아흐르는 옥류벽우에 발부리를 물속에 잠그고 주변풍치와 잘 어울리게 건설된 옥류관은
옥류관의 대표적인 음식은 평양랭면, 고기쟁반국수, 쟁반국수이다.
당의 은정어린 옥류관에서 고기쟁반국수를 마주하고보니 취재길에서 들렸던 북방의 어느 한 집이 생각났다.
내가 그 집에 들어섰을 때에는 새색시를 맞을 준비로 온 식솔들과 친척들이 들썩이고있었는데 부엌에선 녀인들이 땀을 빨빨 흘리며 국수를 누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며느리를 맞는 기쁜날조차 녀인들은 이렇게 땀을 흘리며 음식을 만들고있다.
이제 시어머니가 될 그 집 안주인이 세련된 솜씨로 반죽한 국수감을 국수분틀에 넣자 협동농장에서 뜨락또르운전수로 일한다는 그집 둘째딸이 힘껏 눌렀다.
촘촘히 작은 구멍들이 난 양철판에서 가는 국수발들이 내려와 물이 펄펄 끓는 가마안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러면 일손을 도와주려 온 옆집녀인이 조리로 그것들을 걷어내여 구멍이 숭숭 뚫린 시루에 둔다.
반질반질 윤기도는 새하얀 감자농마국수는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물길러왔다가 잔치상 받는다더니 오늘 농마국수를 실컷 먹게 되였습니다.》
《진짜 농마국수는 우리 함경도땅에 와야 맛본답니다.》
《여기 함경도에 오면 농마국수가 유명하고 평양에 가면 랭면이 유명하고 또 저멀리 남쪽지방에 가면 칼국수가 유명하지요. 사실 우리 조선녀인들의 아름다운 손에서 눌러지는 국수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반죽한것을 국수분틀에 넣고 눌러서 가늘게 뽑은 오리를 끓는 물에 삶아낸것이 실국수요, 가루를 반죽한것을 얇게 밀어서 칼로 가늘게 썰어 끓는 물에 삶은것은 칼국수입니다. 칼국수에는 칼제비국, 칼국이 있습니다.》
《국수박사이시군요.》
옆집녀인이 입을 벌리였다.
《국수는 또 재료에 따라 메밀국수, 밀국수, 농마국수, 강냉이국수, 만드는 방법에 따라 랭면, 온면, 비빔국수, 회국수, 칼국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북쪽녀인들은 메밀, 농마, 강냉이국수를 즐겨 누르고 남쪽녀인들은 밀국수를 좋아한답니다.》
한 녀인이 눈을 크게 뜨며 놀라워한다.
《애고, 그럼 남쪽사람들은 농마국수란 말을 모르겠구만요.》
《북쪽녀인들은 이렇게 국수를 분틀로 눌렀고 남쪽에서는 칼로 얇게 썰어 만든답니다. 국수를 만드는 방식을 보아도 북쪽과 남쪽녀인들의 개성이 뚜렷이 엿보이지 않습니까?》
그러자 지금껏 국수만 누르던 둘째딸이 끼여들었다.
《성격이 개방적이며 시원스럽고 콸콸한 우리 북쪽녀인들은 국수발도 시원스럽게 쭉쭉 뽑아지는 누름국수를 좋아하고 조용하면서도 내성적인 남쪽녀인들은 자기들의 손으로 오리오리 칼로 썰어 만드는 칼국수를 더 좋아하는것 같습니다.》
뜨락또르운전수를 한다는 처녀가 말을 하는것을 보니 지성미가 느껴졌던것이다. 새며느리를 맞자면 아직 시간이 있구 하여 나는 녀인들에게 《강의》를 계속하였다.
우리 나라 풍속에 음력으로 정월 14일날 점심이면 국수를 먹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것은 국수오리처럼 오래오래 살기를 바라는데서 온 풍속이였다.
국수에서 국수감도 좋아야 하지만 국수물과 꾸미 또한 중요하다.
우리 조선녀인들은 흔히 국수물로 닭고기, 소고기, 꿩고기 삶은 물을 썼는데 이것을 육수물이라 하였다. 꾸미로는 김치, 생채를 기본으로 하여 편육, 닭알지진것, 온면에는 볶은 나물, 고기, 닭알지진것을 썰어놓고 비빔국수에는 볶거나 무친나물, 김치, 고기볶음, 삶은고기무친것을, 회국수에는 잔가시가 없으면서도 살이 흰 명태같은 물고기를 회쳐서 놓았다. 특히 세나라시기 메밀가루로 만든 평양랭면은 그 오리가 질기고 국물(동치미국물에 만것)이 시원하고 달면서 시큼한 맛이 잘 어울리는것으로 하여 가장 유명하였다.
평양랭면은 지방적, 계절적특성과 함께 국수의 주식물적구성부분인 국수오리뿐아니라 부식물적구성부분인 양념, 고명, 꾸미들의 다양한 요소들이 잘 조화되여 우리 인민들의 구미에 맞는 민족음식의 하나로 되고있다.
평양랭면은 평양의 자랑이면서도 평양녀인들의 자랑이다.
평양랭면의 국수감으로는 메밀인데 메밀이야말로 건강식품중의 하나이며 국수물은 김치국물과 고기국물인데 시원하면서도 찡하였다.
옛날 평양녀인들은 랭면을 흔히 동치미국물에 말기도 했다.
평양동치미는 무우와 생강, 파, 배, 밤, 준치젓, 실고추, 등으로 양념을 잘하여 독에 넣은 후 김치물을 많이 부어 잘 밀봉하여 익히였기때문에 그 맛 또한 기막히다.
고기를 끓인 육수는 소뼈와 힘줄, 허파, 비장, 콩팥, 천엽 등을 푹 고아서 기름과 거품을 다 걷어낸 다음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다시 뚜껑을 열어놓은채 더 끓여서 식힌것인데 보기에도 맑은 물과 같이 깨끗하고 상긋한 맛이 났다.
국수를 론할 때 국수그릇을 빼놓으면 안된다.
국수를 담는 그릇마다에도 평양녀인들의 성격과 취미, 아릿다운 미가 어려있다.
평양녀인들은 평양랭면의 국수그릇으로 놋그릇을 썼다.
놋그릇은 보기에도 시원한 감을 주었기때문에 한 여름철 랭면을 먹는 사람들의 기분을 더 상쾌하게 해주었다.…
옛사람들도 시원한 국수를 먹으며 이런 노래를 불렀다.
방아에 벼락쳐서
매돌에다 곱게 갈아
가는채에 쳐내여서
랭수에 반죽하여
암반에 분칠하고
홍두깨에 옷을 입혀
은장도 드는 칼로
실날같이 썰어내여
부글부글 끓는물에
요리살짝 뒤쳐내여
갖은양념 간맞추어
은반상에 차린 국수
…
옛 녀인들은 땀을 흘리며 이 노래를 불렀다면 오늘 로동당시대의 우리 조선녀인들은 궁궐같은 옥류관, 청류관, 온 나라 어디에나 있는 화려한 국수집에서 행복에 취해 랭면을 먹는다.
나는 우리 인민들에게 안겨지는 당의 크나큰 사랑을 다시금 가슴뜨겁게 느끼였다.
옥류관을 나서니 거리에 즐비하게 늘어선 야외매대들에서 류경김치를 사가는 녀인들로 붐비는것이 보였다.
류경김치는
온 세상에 소문이 자자한 조선김치야말로 우리 조선사람들의 식생활에서 떨어질수 없는 건강식품, 영양식품이다.
배추, 무우를 비롯한 여러가지 남새류에 양념감과 젓갈 등을 섞어 젖산발효시킨 남새가공품인 김치는 오랜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인민들이 좋아하는 민족의 고유한 부식물이며 특색있는 민족음식의 하나이다.
우리 나라에서 어느때부터 김치를 만들어먹었는가 하는것은 명확히 알수 없으나 지금까지 알려진 문헌자료에 의하면 이미 고려시기에 무우로 김장을 담그었다는 기록이 있다.
처음에는 금과 같이 귀한 음식이라는 뜻에서 《금채》라고 불리우다가 점차 그 말소리가 바뀌여지면서 김치로 되였다고 한다.
김치는 오늘 우리 인민들의 식생활에서 리용량이 많고 영양학적으로도 가치있는 부식물로 되고있다.
우리 조선녀인들은 일년열두달 언제나 김치를 담근다.
특히 해마다 11월이 오면 우리 나라의 어딜 가나 김치를 담그는 녀인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녀인들은 이때를 김장철이라고 부르며 김장철에 담그는 김치를 보쌈김치라 한다.
어느 가정에서나 다 담그어먹는 보쌈김치는 절인통배추에 양념소를 넣어 배추잎에 싸서 익힌 김치이다.
11월에 잘 담그면 다음해 봄까지 먹어 반년량식이라고 하는 김치이니 누구인들 김장준비를 소홀히 하겠는가.
김장철이 오면 녀인들은 먼저 여름내 거꾸로 엎어놓았던 김장독들을 바로세우고 불로 소독한 다음 깨끗한 물에 씻어 말리운다.
그리고 김치를 담글 무우며 배추를 깨끗이 씻는다.
첫눈이 내리는 초겨울 빨갛게 언 손으로 배추와 무우를 씻고 초벌로 절쿤다. 절쿤 배추를 깨끗한 물에 다시 씻는 녀인들을 보느라면 벌써부터 찡한 김치맛에 목구멍이 얼얼해지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가족을 위해 애쓰는 그 정성에 눈시울이 젖어든다.
배추를 씻은 다음 녀인들은 김치를 만들 양념소를 만든다.
양념소에는 고추, 마늘, 파, 생강, 낙지, 전복, 잣, 미나리, 배, 밤, 고기를 더 넣는다.
성격이 콸콸한 북쪽 녀인들은 양념소를 진하게 한다.
북쪽녀인들은 김치를 맵게 하고 색갈 또한 진하게 한다.
그래서 흔히 김치를 맵게 하거나 양념이 특별히 빨간 집들의 김치를 보고 사람들은 집사람이 북쪽녀자인가고 묻군 하는것이다.
대신 개성녀인들은 토막낸 배추의 갈피사이에 낙지, 북어, 고기, 참나무버섯, 밤, 잣, 무우, 고추가루 등으로 만든 양념을 넣어 아기자기하게 만든다.
김치를 담그는것을 보아도 지방별에 따르는 우리 조선녀인들의 서로 다른 개성을 잘 알수 있다.
녀인들이 즐겨 담그는 김치에는 총각김치도 있다.
녀인들이 담그는 김치인데 하필이면 총각김치라고 이름을 붙였을가 하고 생각할수도 있다.
현대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런지는 모르지만 당시 녀인들이 념두에 둔 총각이란 아직 상투를 틀지 못한 총각애들이다.
따라서 다 자라지 못한 작은 무우를 잎이 붙은채로 절구어서 담근 김치를 총각김치라고 하는것이다.
총각김치라고 이름을 붙인 여기에서도 우리 조선녀인들의 랑만적이고 명랑한 성격미를 잘 엿볼수 있다.
깍두기 역시 우리 조선녀인들이 즐겨 만드는 김치의 한 종류이다.
무우나 오이를 모나게 썰어서 양념에 버무려 만드는 김치인 깍두기의 맛은 정말 독특하다.
총각김치는 아직 상투를 틀지 못한 애숭이총각을 념두에 두고 이름을 붙였다면 깍두기는 무우를 썰 때 깍뚝깍뚝 나는 칼소리를 그대로 가져다 이름붙인 김치이다.
깍두기는 언제나 담그어먹지만 특히 김장철이 오면 어느 집에서나 《깍둑 깍둑!》울려오는 칼도마소리가 유정하다.
칼도마소리만 듣고도 마을 령감님들은 수염을 내리쓸며 《하, 음식솜씨가 있는 배나무집 며늘애가 또 깍두기를 담그려는 모양이구만.》하고 한마디씩 한다.
깍두기는 양념을 많이 두어 새빨갛게 익은 그 모양 보기도 좋고 먹음직스러우며 맛 또한 기막히다.
조선녀인들은 김치를 할 때 무우깍두기, 봄에는 굴깍두기, 여름에는 오이깍두기를 담근다.
양념을 빨갛게 비벼만든 무우깍두기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한 겨울에 밥만찬으로는 그저그만이며 깍두기에 생굴을 섞어 특별한 맛을 내는 생굴깍두기역시 누구나 한번 수저를 대면 그릇이 바닥이 날 때까지 맛있게 먹는다.
깍두기에는 비늘깍두기와 무우청깍두기도 있다.
비늘깍두기는 자그마한 무우의 겉면을 마치 생선비늘일듯이 사선으로 저민 다음 그 사이사이에 통배추김치의 속을 넣어 배추잎으로 싸서 삭힌것인데 소담하고 먹음직스러우며 조선녀성들의 훌륭한 솜씨가 그대로 엿보인다.
이외에도 우리 녀인들이 담그어먹은 김치는 많다.
옛시구절에서도 시큼한 김치냄새가 물씬 풍긴다.
…
호박나물 가지김치 풋고추 양념하고
옥수수 새맛으로 일없는 이 먹어보소
…
무우배추 캐여들여 김장을 하오리라
앞내물에 정히 씻어 간맛을 맞게 하고
고추마늘 생강파에 젓김치 장절임이라
큰독곁에 작은독 바탕에는 항아리라
양지쪽에 헛간짓고 짚에 싸서 깊이묻고
무우와 알암말도 얼지 않게 간수하소
…
산나물을 일렀으니 들나물 캐여먹세
고들바기 씀바귀요 소로장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냉이국은 비위를 깨치나니
여기서만도 가지김치, 젓김치, 달래김치가 나온다.
정말이지 다양한 김치가지수를 보아도 우리 녀인들의 다심한 마음이 헤아려진다.
예로부터 김치맛은 녀인의 손맛이라고 했던가.
정말이지 맛좋은 조선의 김치맛이야말로 우리 녀인들의 사랑맛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일년열두달 우리 녀인들의 두손으로 담그는 김치.
김치야말로 씨원하고 열정적이며 부지런한 우리 조선녀인들의 씨원스러운 마음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나는 당의 은정속에 더욱 풍부해질 우리 인민의 음식문화와 그리고 민족음식에 비낀 우리 조선녀인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생각하며 멎어서는 무궤도전차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