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본주의가 흉내낼수도 가질수도 없는 사회주의의 우월성과 위력을 고도로 발양시켜 하루빨리 강성국가를 일떠세움으로써 모든 면에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차이를 하늘과 땅처럼 만들어야 합니다.》
한방울의 물에 온 우주가 비낀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의 참뜻을 말해보라고 하면 실지 체험과 목격이 없는 사람은 묵묵부답일것이다.
나는 우리 조선어를 연구하는 언어학자인 동시에 우리 학생들과 외국인 류학생들에게 조선어전문지식을 배워주는 교육자이다.
며칠전 류학생 어휘론강의시간에 있은 일이다. 한 학생이 모를것이 있다고 하면서 예상치 않았던 뜻밖의 물음을 던지는것이였다. 그는 머나먼 스웨리예에서 온 류학생이다.
《선생님, <어버이>라는 단어가
《이 단어에는
나의 대답이 끝나기도 바쁘게 예상치 않게도 로씨야 류학생이 일어나 반문하는것이였다.
《아버진
《옳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단어로 두 대상을 절대로 동시에 명명할수 없습니다.》
몽골류학생이 그의 물음에 맞장구를 치며 내 말을 부정한다.
중구난방으로 떠드는 학생들의 반문에 어찌할바를 몰라 망설이는 순간 중국류학생이 자리를 차고일어나 입을 열었다.
《왜들 없다고만 합니까? 조선말에서 <부모>라는 단어가
도담하게 반박해나선 그의 말에 교실안은 일순 조용해졌다.
하지만 어찌하랴. 그 중국류학생도 《어버이》의 뜻과 《부모》의 뜻을 혼동하고있지 않는가!
하는수없이 나는 《부모》의 뜻과 《어버이》의 뜻을 다시 설명해주었다.
《학생동무들, 조선어단어 <부모>와 <어버이>는 전혀 다른 단어입니다. <부모>는 서로 다른 두 인물 즉
잠자코 나의 설명을 듣고있던 류학생들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교원의 설명이 리해되지 않는지 저마다 머리를 기웃거렸다.
스웨리예에서 온 학생으로 말하면 조선말을 잘하고 조선노래까지 잘 부르는데다가 매우 쾌활하고 발랄한 성격을 가진 처녀여서 교원들과 학생들의 인기를 무척 끌었다. 아마 얼굴모색과 외형만 다르지 않았더라면 조선처녀라고 할 정도로 우리 말에 익숙한 류학생이였다.
다음날 개별적으로 나를 찾아온 그는 조선어표현의 풍부성에 대해 정말 감탄한다고 귀맛좋게 구슬려놓고는 찾아온 목적을 말했다.
《선생님, 솔직히 말하여 저는 아직 조선말 〈어버이〉의 뜻을 잘 리해못하고있습니다. 실례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설명해줄수 없습니까?》
나는 그의 열성에 탄복하여 그가 진심으로 이 단어의 뜻을 깊이 깨달을수 있는 옳바른 처방을 말해주었다.
《조선어를 배우러 이 땅에 온 이상 조선어에 완전히 정통하려면 강의시간에 교원의 설명을 잘 듣는것과 함께 보다 중요한것은 조선어로 출판된 책들, 조선말방송과 텔레비죤을 열심히 보고 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것이 교원의 강의를 수백시간 받는것보다 더 큰 효과를 낼수 있습니다.》
내 말을 명심했던 그는 그후 우리 말로 출판된 여러가지 책과 신문을 보면서 《어버이》의 참뜻을 파악하려고 무진애를 썼다. 마침내 그는 졸업을 앞두고 《어버이》라는 제목으로 자기의 인상담을 이렇게 써냈다.
《…이 세상에 어머니도 되고
그러나 나는 조선에 와서 그 어느 나라에도 없는 오직 이 나라에만 있는 유일무이한 부름말, <어버이>라는 단어를 배우게 되였다. 조선말대사전에도 선생님의 설명과 꼭같이 이 단어의 뜻은 <
한 나라의 최고수반이 로동자, 농민, 병사들의 생활을 돌보기 위해 무더운 여름과 차디찬 겨울에 그것도 낮에 밤을 이어 파도세찬 머나먼 섬마을과 하늘아래 첫동네로 불리우는 산간오지, 별의별곳을 다 찾아가시는 현지시찰. 찾아가서는 인민들의 살림형편부터 알아보면서 수고한다고 손을 잡아주기도 하고 안아주기도 하고 일을 잘한 사람은 업어까지 주면서 기념사진을 찍어주시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외진 곳에 떨어져사는 병사들이 오죽 보고싶었으면 글쎄 쪽배나 별반 차이없는 자그마한 목선을 타고 그 위험천만한 날바다길을 헤쳐 이름없는 섬에까지 오르시였겠는가?! 놓고보면 <어버이>라는 단어는 어느 나라에도 없는 오직 조선에만 있는 유일무이한 호칭어였다.…》
그렇다!
자식을 위해서는 천길물속도 벼랑끝도 주저하지 않는 담대한
모든 단어는 본질에 있어서 어떤 대상, 현상에 대한 명명적기능을 수행하는 낱말이다. 따라서 어떤 대상이나 현상이 자기 땅에 없으면 그것을 명명하는 단어도 있을수 없다.
단군민족의 억센 기상이 나래치는 《태권도》와 우리 민족의 훌륭한 료리 《김치》라는 단어가 어느 나라에도 없다. 하물며
대대로 수령복을 타고 복받은 대지에서 만복을 누리며 행복하게 사는 조선인민만이 부를수 있는 호칭어-《어버이》!
아! 수령을
조선에만 있는 부름말 《어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