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연구

시 《나는 평화를 사랑한다》

김일성종합대학 문학대학 류명호
 2015.6.9.

나는 평화를 사랑한다


새벽이면 제 시간에 일어나

잠꾸러기동생들을 뒤에 달고

모란봉의 낯익은 오솔길을 계속 달리기 위하여

아침이면 출근길에서 늘 만나군하는

그 아름다운 처녀의 얼굴을 계속 보기 위하여


낮이면 하늘에 창문을 단

사랑하는 나의 대학 그 강의실에 앉아듣는

선생님의 이야기가 끊기지 않기 위하여

저녁이면 나를 기다리는 전차를 먼저 보내고

걸음걸음 사색을 이으며

나 홀로 천천히 집으로 돌아오기 위하여


밤이면 소리내여 일하는 우리 집 벽시계

잠자는 식구들에게 힘과 열정의 태엽을 감아주는

그 벽시계가 멎어서지 않기 위하여

래일이면 시집갈

녀동생의 첫날옷을 짓고 금방 잠든

내 어머니가 잠에서 깨지 않기 위하여


나는 평화를 사랑한다


봄이면 저 멀리 푸른 들판에서

제 그림자를 뜯는 양떼들의 즐거움을 위하여

농촌에 사시는 내 할아버지네 집 뒤울안

키높은 황철나무에 살림집을 지은 까치들

그 자그마한 살림집이 불타지 않기 위하여


여름이면 내 즐겨 찾아가는 청량음료매대

그 친절한 판매원을 잃지 않기 위하여

언젠가 찾아갔던 송도원의 해수욕장

그 맑은 바다물에 피가 섞이지 않기 위하여

구수한 김을 피워올리는 어죽그릇이

주인을 잃고 모래불에 파묻히지 않기 위하여


가을이면 사람들이 흐뭇하게 바라보는

잘 익은 곡식들과 맛있는 사과배들이

사람이 아닌 폭탄에 먹히우지 않기 위하여

겨울이면 덥다고 이불을 차던지는

우리 집 따스한 온돌이

얼음처럼 차지 않기 위하여


평화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수 있는 모든것

평화가 없다면 그 모든것이 없기에

평화는 사랑!

평화는 자유!

평화는 미래!


하여 인류는

평화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자기의 전 력사를 바쳐왔거니

평화는 전쟁과 제국주의를 이기는것!


평화는 투쟁으로 담보되고

투쟁으로 쟁취되나니

인류의 평화가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가장 엄중히 위협당하고있는 21세기

자기 자신과

자기 고향과

자기 조국을 위하여

누구도 평화의 방청석에 앉아있을 권리가 없다!


나는 평화를 사랑한다


인간이여서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

평화의 전초선에 선 조선사람의 이름으로

산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의 이름으로

가버린 세기와 다가올 세기들의 이름으로

오, 나는 평화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