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과 한생, 나란히 세우기에는 너무도 대조가 큰 삶의 시간적개념이다. 초를 다투는 《순간》과 년대들로 이어지는 《한생》을 수학적계산법으로야 어떻게 나란히 세울수 있으랴. 그러나 이 두 단어를 동렬에 나란히 세워보는것은 인간의 값높은 생애와 그 생을 빛내인 삶의 순간에 대한 커다란 감동과 충격으로부터이다.
나는 얼마전 고향길에서 받은 충격을 잊을수 없다.
고향마을가까이의 인민군구분대에는 나의 어머니가 친자식들처럼 여기며 성심을 다해 원호해오고있는 병사들이 있다.
그런데 바로 그 병사들속에 함께 있던 한 나어린 병사가 군사임무수행중 뜻밖의 사고가 발생한 위기일발의 순간에 자기 한몸을 내대여 십여명의 동지들을 구원하고 희생되였다는것이였다.
나도 언제인가 그 병사를 만나본적이 있었다.
우리 당에서 그를 영웅으로 내세워주었다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전해들으며 나의 눈앞에는 그 병사의 얼굴이 또렷이 떠올랐다.
얼굴은 해볕에 그슬었어도 어찌 보면 처녀애같이 아련해보이던 애젊은 병사의 얼굴, 웃을 때면 곱게도 드러나던 덧이… 그날 구대원들이 그를 《꿈많은 총각》이라 부르던것으로 하여 류달리 인상에 남아있는 병사였다.
갓 10대를 벗어난 이 병사의 영웅적위훈을 들으며 나는 위기일발의 그 순간을 그려보았고 그 순간에 새겨진 병사의 값높은 생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병사의 그 순간!
순간은 비록 짧았어도 그 순간에 비낀 그의 정신세계, 그의 한생은 얼마나 숭고하고 고귀한것인가.
이것은 조국과 인민이 기억하며 영원히 잊지 못하는 우리 시대 영웅들의 빛나는 한생들이 잘 말하여주고있다.
어찌 이들뿐이랴. 범람하는 큰물로 집과 마을들이 물에 잠길 때 그 무엇도 돌아보지 않고 오직
인간의 한생에서 번개의 섬광과도 같이 짧은 《순간》이지만 바로 이 순간들에 인간의 한생이 비끼고 그 삶의 가치가 결정된다.
인간의 가치는 그 삶의 길이로 규정되는것이 아니다. 바로 사회와 집단,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바친 삶의 뚜렷한 자욱들로 빛나는것이다.
당과
순간과 한생!
내가 잘 아는 그 나어린 병사는 나의 심장속에서 때없이 나에게 웨친다.
삶의 순간순간을 빛나게 살라!
이것은 그 병사만이 아닌 길영조, 김광철, 리철민 등 조국과 인민의 기억속에 영생하는 그 모든 영웅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