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석박산기슭의 조국해방전쟁참전렬사묘를 찾은 나는 어느한 영웅전사의 묘비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사진없는 영웅의 묘비였다.
50여개나 되는 지뢰를 해제하여 부대의 돌격로를 연 최정웅영웅의 위훈은 전해졌으나 그의 사진만은 전해지지 못하였다.
강사는 우리에게 영웅의 모습을 기억할만한 일가친척도 없고 전우들마저 모두 전사하다보니 그의 사진 한장마저 후대들에게 전할수 없게 되였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러면서 강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사진 한장 남기지 못하고 떠나간 용사는 최정웅영웅동지 한사람뿐이 아닙니다. 그들속에는 이름조차 못남기고 지어 위훈마저도 전해지지 않은 전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앞에 승리의 군상으로 영원히 서있을것입니다.》
승리의 군상!
문득 나의 눈앞에는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의 《승리》상이 우렷이 안겨들었다.
펄펄 휘날리는 공화국기를 한손에 추켜들고 승리의 돌격전에로 부르는 용사의 불굴의 모습…
사진 한장 없는 영웅의 모습이 그 《승리》상에 다 비껴있는것이 아닌가.
영웅의 모습!
지난 조국해방전쟁의 3년간은 참으로 많은것을 력사에 남기였다.
심장을 허비는 고통과 아픔, 쓰라린 피의 교훈과 력사의 진리,
그중에서도 가장 고귀하고 값비싼,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가장 소중하고 귀중한 재부, 모든 삶의 터전이며 행복의 보금자리인 영광스러운 우리 조국을 제국주의침략으로부터 굳건히 수호하고 후대들에게 통채로 안겨준 이것이 바로 유명무명의 영웅전사들이 남긴 1950년대의
얼마나 많은 용사들이 그
생사를 겨눈 위기의 나날들에 한생을 순간으로 대신한 용사들, 그리도 꿈도 많고 포부도 많았던 꽃나이청춘시절의 젊은이들이 그 모든 희망과 행복의 상징인 단 한치의 땅을 지켜 불뿜는 적의 화점을 한몸으로 막았고 적진지에 수류탄이 되여 웃으며 날아들었다.
온몸이 총탄에 찢기면서도 공화국의 푸른 하늘가에 우리의 국기를 영원히 휘날리기 위해 한몸 그대로 기발대가 된 용사들, 입당청원서를 가슴에 품은채 자기를 당원으로 불러달라며 최후결사전에로 나아간 용사들이 바로 우리의 조국방위자, 조국건설자, 유명무명의 용사들이였다.
그렇듯 생명보다 귀중한 조국이였기에 우리의 영웅들은 한목숨 서슴없이 바쳐 조국의 심장과 숨줄을 지켜냈으며 조국의 미래를 구원하고 력사의 한페지에
그들이 남긴것은 정녕 조국이란 무엇이며 조국은 어떻게 사랑해야 하며 또 어떻게 수호해야 하는가를 력사의 진리로, 삶의 교과서로 우리의 심장에 가장 또렷이 쪼아박은 강렬한 조국애였다.
영웅의 모습!
우리 어찌 이름 석자 없다고, 사진 한장 없다고 영웅들의 모습을 볼수 없으랴.
그들의 이름은 피로써 지켜낸 조국의 국호, 강국의 명성이고 그들의 영웅적위훈은 람홍색국기우에 찬란히 아로새겨진 별이다.
전광석화와도 같은 기적의 전진속도로 10년을 1년으로 주름지으며 내닫는 조국의 모습에, 세계우에 강위력한 핵강국의 위엄으로 당당히 우뚝 솟아 빛을 뿌리는 조국의 위상에 바로 유명무명의 영웅전사들의 모습이 다 비껴있다.
분과 초로 변하는 조국의 새 지도우에 인민의 리상향으로 창공높이 솟구치는 새 거리들과 황금이삭 파도처럼 물결치는 사회주의농촌전야들, 강대한 공화국의 실체로 우주만리에 떠오르는 주체병기들에 바로 영웅들의 모습이 하나 둘 비껴있다.
어찌 그뿐이랴.
날마다 넘쳐나는 행복의 기쁨으로 언제 한번 그늘이 질줄 모르는 인민들의 웃음비낀 밝은 얼굴에도, 우리의 국어를 랑랑히 배우며 어린 가슴들에 애국의 푸른 싹을 품고 움터나는 귀여운 아이들의 총총한 눈빛들에도 영웅들의 모습은 력력히 살아있어
그렇다!
영웅들은 우리의 곁에 살아있다.
그들의 숨결소리도 들리고 그들의 심장의 박동소리도 쿵쿵 이 심장에 메아리치고있다.
우리를 지켜보는 눈빛도 보이고
하기에 영원히 살아 높뛰는 그 식지 않는 심장들에 어머니 우리 당은 금별메달을 정히 달아주어 영생의 언덕에 높이 세워준것 아니랴.
영웅세대의 후손들이여!
영웅들의 이름으로 불리우고 영웅들의 모습으로 사는 우리들이 그대로 조국을 떠받드는 기둥이 되고 주추가 되자!
가장 숭엄하고 고귀한 영웅들의 그 이름을, 가장 미덥고 용맹스런 영웅들의 그 모습을 삶의 순간순간 빛내이며 살자!
영원한 영웅들의 넋으로 조국을 사랑하자!
사진없는 최정웅영웅의 묘비앞에서 나의 심장은 세차게 고동쳤다.
영웅세대의 후손으로 산다는것은 얼마나 긍지로운 일이며 또 얼마나 무거운 책임감이 심장에 얹어지는 일인가.
영웅의 묘비에 꽃송이를 진정하고보니 어느덧 석박산기슭이 노을빛에 붉게 타고있었다.
우리 당의 품속에서 오늘도 살아있는 영웅들의 모습이 그 붉은 노을속에 떠올랐다.
그 노을빛을 바라보느라니 렬사묘의 헌시비에 새겨진 글줄이 나의 가슴속에 다시금 뜨겁게 되새겨졌다.
…
이제 유서깊은 이 석박산기슭에도
꽃이 피고지고 단풍은 타고지고
끝없이 세월은 흐르리라
허나 우리 당이 붉은기에
감싸안은 영웅들 그 모습엔
억만년세월도 이끼를 덮지 못하리라
불멸의 그 위훈 만대에 빛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