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강기슭에 자리잡고있는 어느 한 마을에 사람들의 큰 관심이 모아지는 새집이 생겨났다.
여느 집보다 두배, 거의 네배나 되는듯 싶은 넓은 면적에 하늘높이 우뚝 솟아난 여섯칸짜리 살림집, 파아란 잎새들이 한들거리며 봄바람에 춤을 추는 터밭의 봄남새, 처마밑에 제비둥지까지 척 갖춘 아담하고 웅장한 새집은 살림집이라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하기에 보는 사람마다 의아함을 숨기지 못했다.
《누구네 집이래?》
《모르겠어.》
《어디서 큰일을 한사람의 집이겠지뭐.》
그들이 말하는 큰일한 사람은 조국을 위해 남다른 위훈을 세운 전투영웅 아니면 특류영예군인, 혹은 공장에서 제일 우수한 혁신자… 등을 념두에 두고 한 말이였다.
방마다 정갈하고 규모있게 놓아진 고급가구류들과 새형의 세탁기, 랭동기, 열풍기, 꽃이불 … 갖가지 고급한 생활필수품들을 보고는 더욱더 그렇게 생각하고있는 그들이였다.
허나 군인민위원회에서 어느 한 리발사의 가정에 그 황홀한 살림집리용허가증을 무상으로 수여하였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남천강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그 리발사의 가정을 너무나 잘 알고있는 그들이였기때문이였다.
집주인 - 세대주: 김철준 리발사(벙어리), 처: 리수연 리발사(반벙어리) ...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운 일을 하기는커녕 평범하기 그지없는 장애자의 집에 어떻게 그런 훌륭한 집이 차례질수 있단 말인가.
집이 일떠설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새집 뜨락에 흘러들고 집을 림시 맡고있는 인민반장에게 각이한 물음들이 눈꽃처럼 떨어졌다.
《그들이 어떻게 이런 집주인이 될수 있었는가요?》
《그 리발사야 장애자이지만 제맘에 있는 리발사가 된것만도 큰 행운이라고 했었는데 이런 집까지 받았으니…》
《반장, 속시원히 말을 하시우. 그게 무슨 큰 비밀이라구?...》
얼굴이 둥실한 인민반장은 매우 딱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둘러보더니 《에그머니, 이건 군당위원장이 직접 준 과업이여서…. 이 집주인이 올 때까지 말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하며 또다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사람들속에서 한 녀인의 급살스런 목소리가 튀여나왔다.
《시치밀 떼지 마시우. 이 집주인이 벙어리란걸 아는데 뭘 또 주인, 주인 하시우?》
인민반장은 하는수없이 머리수건을 벗어들고 바지를 탁탁 털고나서 띠염띠염 말을 이었다.
《사실 이 집주인은 리발사가 아니라 세쌍둥이입니다.》
… 지금으로부터 5년전 어느 깊은 밤 평산군당위원회에서는 비상협의회가 열리였다.
남천강지구에서 사는 한 녀성의 위급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긴급협의회였다.
협의회가 끝나자마자 그들은 군인민병원, 도산원, 평양산원으로 급파되였다.
여러가지 문건들이 시급히 전송되고 평양역에 대기한 구급차에 실려 일행이 평양산원에 도착하였을 때 많은 일군들과 의사들이 그들을 기다리고있었다.
그날부터 평양산원에서는 반벙어리환자를 위한 긴장한 치료전투가 진행되였다. 낮과 밤을 이으며 고심한 끝에 드디여 녀인의 몸에서는 세쌍둥이가 태여났다.
녀인은 너무도 뜻밖이여서 어안이 벙벙해했다. 군인민병원에서 세쌍둥이같다는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 설마, 아니 하며 부정해버렸는데 말못하는것이 유전된 벙어리세아이를 한날한시에 낳았으니 이런 비극이 어디 있는가, 또 그런 아이들을 한생 키워야 하는 자기의 운명은…
날이 갈수록 기쁨보다 괴로움이 더 커갔다. 허나 그는 한 산모를 위해 취해지는 국가적조치와 의사들의 친혈육과 같은 다심한 사랑, 고향사람들의 뜨거운 정이 자기가정에 피처럼 흐르고있다는것을 다는 모르고있었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의사와 산모를 위해 배치된 장애자학교의 교원, 세쌍둥이들이 말을 할수 없다는것을 예견하여 조직된 연구집단, 보육기에 들어간 세쌍둥이들에 대한 계획적이고 적극적인 치료대책, 산모의 건강회복을 위한 주기적인 검진과 최고급의 영양보충…
보육기에서 건강하게 자란 세쌍둥이들을 한품에 안았을 때 산모는 하늘같이 고마운 사랑의 바다에 풍덩 빠져 뜨거운 눈물만 흘리고 또 흘렸다.
그렇게 흐른 날과 달, 시간들…
돈 한푼 안내고 평양산원에서 1년나마 키운 그들을 기다린곳은 과연 어떤곳이였던가.
그곳은 현대적으로 일떠선 황해북도 육아원의 제일 밝고 따뜻한 집이였다.
《우리는
세쌍둥이 부모들은 그곳에서 세쌍둥이들을 위해 돌려주시는
그렇게 문을 열고 들어선 육아원 집에서 세쌍둥이들은 벌써 다섯살이 되였다.
그 사랑이 고마워서인지 부모들과는 달리 세쌍둥이들 모두 말도 잘한다. 지금도 노래와 춤공부에 여념이 없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오만공수가 든다지만 그의 부모들은 십만공수를 들여서라도 조국의 아들딸 모두를 훌륭한 역군으로 키우시려는
그때마다 그들은 자식들의 성장이 꿈인지 생시인지 알수 없어 담당보육원의 손을 꼭 잡고 손바닥에 한자한자 적었다.
《
흐느껴 우는 그들의 눈물은 사랑의 집을 꽉 채웠다.
인민반장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다.
하지만 그 여운이 너무 커 듣는 사람들의 가슴가슴을 뜨겁게 울려주었다.
언제나 사랑이 기다리는 집, 세상에 이런 고마운 제도가 또 어디 있는가.
이런 고마운 조국에서 사는 우리들은 또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인가.
자본주의사회같으면 돈이 없어 열두번도 더 생죽음을 당했을 운명들이 인간을, 아이들을 제일로 여기는 사회주의 내 조국에서는 왕으로, 존엄높은 인간으로 만사람의 축복을 받으며 세상에 부럼없이 살아가고있다. 이런 고마운 사회주의 집을 받들고 지키는 일이라면 그 누군들 목숨을 아끼랴…
솟구치는 환희와 격정을 누를길 없어 마당에 모여섰던 사람들은 어깨춤 절로 춤판을 펼쳐놓았다.
아이들도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태여나면 애기궁전 자라나면 소년궁전
어딜 가나 내 나라엔 궁전도 많아요
… … …
그렇다. 태여난 아이들이 기다리는 곳은 언제나 살뜰한 정과 사랑이 넘치는 애기궁전, 소년궁전, 배움의 궁전이고 박사동이, 영웅동이 자라는 사회주의 내 나라 큰 집이였다.
이런 집에서 어제는 우리가 살고 오늘은 자식들이 살고 래일은 미래가 살게 되니 우리 조국의 앞날은 얼마나 창창 밝은가.
그 밝은 앞날을 펼쳐주신
한밤 자면 오실가 두밤 자면 오실가
손꼽아 기다리는 우리 아버지
아 보고싶은
… … …
사랑이 넘치는 집에서